집안에서 흙냄새 맡으며 자연인의 행복을 누린다
용인 흙벽돌(토담)집
우리나라의 흙집 바람은 1990년대 황토 열풍과 함께 시작됐다. 2000년 대 초반 들어서는 전원주택 바람을 타고 흙집을 전문적으로 시공하는 업체만 전국적으로 수백여개에 달할 정도로 흙집 건축시장이 호황을 구가했다. 초기엔 전원주택 건축에 많이 이용됐지만 요즘에는 전원 카페 등 상업시설로도 흙집이 많이 지어진다.
흙집에 대한 관심은 국내뿐 아니다. 세계적인 추세다. 특히 유럽의 경우 흙건축을 친환경 건강주택 측면에서 재조명하려는 노력이 활발하다. 독일에선 유치원 건물 등을 흙집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흙 건축이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전원주택 등 일부 분야에 편중돼 있는 실정이다. 일부 건축가를 중심으로 3∼4층 규모의 공동주택을 흙으로 지으려는 시도가 있다. 하지만 그 성과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흙의 속성, 건축 기술의 한계로 2층 이상 흙 건축물 건축이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그마나 고무적인 것은 흙건물의 건축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지금도 꾸준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집도 이와 같은 건축적 노력의 산물이다. 현존 흙집 기술로는 건축이 어려운 2층 구조로 지었다. 30대의 젊은 부부가 산다. 남편 이모(39)씨는 정보통신(IT) 관련 일을 하고 아내(38)씨는 심리 상담가다.
처음에는 목조주택 등 여러 가지 건축공업을 고려했지만 생명에 관해 관심이 많은 아내의 의견을 따라 흙집으로 최종 결정했다. 그게 2003년 무렵이다. 무엇보다도 자연과 좀더 가까이 살고 싶었다. 이에 따라 주택 외관도 자연을 본떠 변화무쌍하게 설계했다.
때문에 보는 방향과 위치에 따라 집의 생김새가 모두 다르다. 어느 한 구석 똑같지 않은 설계가 재미 있다. 건축비로 3.3㎡당 240만원이 들었다. 땅값까지 포함하면 모두 1억5000만원 선이다. 현재는 3억원선을 호가한다. 그 사이 땅값이 많이 올랐다.
부부는 흙집에서 행복하다고 말한다. 전원생활의 맛은 직접 살아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흙집이란
흙집은 흙이라는 자연 소재로 지은 집이다.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된다.
우선 담틀집은 흙건축의 기본에 해당한다. 직사각형의 나무로 된 상자(담틀)을 이용해 흙을 다져 넣은 방식으로 벽체를 쌓아 짓는다. 주택의 구조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벽체의 위아래 두께를 달리 한다. 대개 하부는 폭 60cm, 상부는 40cm 정도의 두께로 쌓는다. 점토와 사토를 잘 배합한 뒤 단단하게 다지기 때문에 집이 오래 간다. 이렇게 흙벽이 세워지면 그 위에 서까래를
걸고 지붕을 얹어 집을 완공한다. 지붕재로는 대개 짚과 너와가 많이 쓰인다. 두 번째로 토담집이 있다. 이 집을 짓는 데는 세 가지의 기본 재료가 들어간다. 겉흙을 걷어낸 산(山) 흙, 반죽이 쉬운 논흙이 기본 성분이다. 여기에 짚을 썰어 넣어 만든 흙벽돌을 쌓아 집을 짓는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초가 삼간’(방·부엌·마루)이 바로 토담집이다.
세 번째 유형으로는 심벽집이다. 흔히 한옥이라고 불리는 이 공법은 먼저 기둥과 보로 주택의 뼈대를 세운다. 이때 기둥과 보 사이의 빈 공간에는 힘살(수수깡·싸릿대·대나무 등을 엮은 것)을 건다. 여기에 짚을 썰어 넣은 흙으로 초벽을 바른다. 그런 다음 좀 더 고운 흙으로 재벽을 하고, 마지막으로 겉부분을 곱게 다듬는 새벽치기로 벽체를 최종 마감한다. 벽체가 완성되면 그 위에 서까래를 얹은 뒤 기와나 짚으로 지붕을 올린다.
마지막으로 귀틀집이 있다. 낙엽송, 잣나무, 소나무 등을 우물 정(井)자 형태로 쌓아 올리는 방식이다. 통나무 사이사이 틈새는 흙을 채워 넣어 막는다. 벽체가 세워지면 그 위에 서까래를 건 뒤 굴피나 너와, 산죽(山竹)으로 지붕을 마감한다.
김영태 기자 neodelhi@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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