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이 미래다] "통일후 10년 과도기 거쳐… 동북아 20년 黃金시대 열린다"

2014. 1. 26. 15:48정치, 정책/통일, 평화, 세계화

[통일이 미래다] "통일후 10년 과도기 거쳐… 동북아 20년 黃金시대 열린다"

  • 베이징=안용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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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1.24 03:02

    [9] 동북아 경제통합 시대로

    [왕이웨이 中 인민대 교수]

    "통일한국은 亞·太·유럽 잇는 실크로드 경제권의 출발점
    北도 경제협력 필요성 인식… SOC 투자 함께 준비해야"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왕이웨이(王義桅) 교수는 작년 말 본지 인터뷰에서 "중국의 동북 3성과 한반도는 자연·지리적으로 연결돼 있는 만큼 한반도 경제 통합은 동북 3성과 몽골은 물론 러시아까지 아우르는 동북아 경제 통합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왕 교수는 "한반도가 경제에서 하나가 되면 한반도에서 출발한 물류가 중국을 건너 유럽까지 도착하는 순간이 온다"며 "한반도는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유럽 대륙을 잇는 '실크로드 경제권'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에서 적재된 화물이 중국을 거쳐 유럽에 도달할 수 있고, 한반도에서 출발한 고속 열차 승객이 유럽에서 하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통합된 한반도와 중국이 함께 유럽 등 세계시장으로 진출하면 동북 3성과 산둥은 물론 중국의 전체적인 경제 발전에도 유리하다"며 "중국이 왜 한반도 통일을 반대하겠는가"라고 했다.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왕이웨이 교수는 작년 12월 초 본지 인터뷰에서 “경제 통합을 이룬 한반도는 아태 지역과 유럽 대륙을 잇는 ‘실크로드 경제권’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왕이웨이 교수는 작년 12월 초 본지 인터뷰에서 “경제 통합을 이룬 한반도는 아태 지역과 유럽 대륙을 잇는 ‘실크로드 경제권’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용현 기자

    왕 교수는 "북한도 한반도의 경제 협력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남북이 장래 통일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철도·도로 같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공동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남북통일의 기초는 한반도 경제의 일체화(통합)"라고 했다. 한반도는 경제 통합이 선행하지 않으면 통일을 하더라도 안정적으로 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는 "독일 통일 당시 서독이 많은 돈을 쏟아 부었지만 통일에 따른 경제적 부작용을 오랫동안 감내해야 했던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한반도 경제 통합이 정치적 통일을 앞당기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왕 교수는 "한국이 경제라는 계란은 중국 바구니에 담으면서 안보는 미국에 의존하는 현 상황에 대해 중국 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통일 한반도가 최소한 완전한 친미(親美) 국가는 아닐 것으로 확신한다"며 "경제적·지리적으로 중국과 더 가까워진 통일 한반도가 대중(對中) 관계를 곤란하게 만드는 입장을 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후나바시 日 재건 이사장]

    "한국, 동북아개발銀 만들면 아태 모든 국가가 재건 도울것
    통일한국과 美·中·日 '번영의 연단로켓' 함께 탄다"

    후나바시 요이치(船橋洋一·70) 일본재건이니셔티브 이사장은 "남북한의 통일은 반드시 동북아의 번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최초의 10년은 힘들겠지만 그 뒤 20년간 엄청난 '황금시대'가 분명히 온다"고 말했다.

    후나바시 이사장은 지난달 10일 일본 도쿄 미나토구의 일본재건이니셔티브 사무실에서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이 중심이 돼서 '투자부흥은행'이나 '동북아개발은행' 같은 것을 만들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모든 나라가 통일 한국의 재건을 도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후나바시 요이치 일본재건이니셔티브 이사장은 지난달 10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이 중심이 돼 투자은행을 만들면 아·태 지역의 모든 나라가 통일 한국의 재건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후나바시 요이치 일본재건이니셔티브 이사장은 지난달 10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이 중심이 돼 투자은행을 만들면 아·태 지역의 모든 나라가 통일 한국의 재건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김진명 기자
    후나바시 이사장은 아사히신문 베이징·워싱턴 특파원과 주필을 지냈고, 일본 내에서 국제 정세에 가장 밝은 것으로 평가받는 언론인이다. 그는 "장성택 숙청은 북한 정권의 종말을 예고하는 사건이라고 본다"며 "통일은 10년 내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 후 동북아 번영을 예상하는 이유에 대해 후나바시 이사장은 "북한의 인프라 수요도 대단하겠지만 역시 '인재'를 얻는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전쟁 후 일본도 그랬지만 체제가 변한 뒤 새로운 세대가 성장하면 그 잠재력이 엄청나다"고 말했다. 그는 "통일 후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된 북한 젊은이들은 한국을 보며 '우리도 저렇게 잘살고 싶다'고 생각하며 온갖 어려움과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성공 기회를 찾아나설 것"이라며 "이렇게 도전하는 에너지가 엄청난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후나바시 이사장은 "일본·중국·한국이 모두 급속도로 고령화하고 있는데 남북한이 하나가 되면 다시 도약하리라 생각한다"며 "미국·일본·중국·통일한국 4개국의 '연단로켓'으로 (번영을 향해갈 수 있다)"라고 했다. 그는 "한국이 통일되면 세계 각지의 한민족이 귀국하고 일본·중국·미국도 투자에 나설 것"이라며 "하나가 된 한국이 민주주의 국가로 함께 번영해 나가자고 한다면 일본 역시 경제적으로 협력하고 지원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최근 20년간 중국 시장에서 돈을 벌었는데, 한반도 통일이 되면 다시 대단한 시장이 열리고 주변국 시장도 그에 따라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