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가 나 자신을 행복케 하리라. For Me Donation Posted: 08 Jan 2014 06:00 PM PST 착한 이들의 기부엔 한계가 있다. 연말연시면 늘 들려오는 훈훈한 기부 종소리, 하지만 언젠가부터 종소리가 불편하게 들린다. 누가 강요하는 것은 아니나 그냥 종소리를 스쳐 지나가기엔 어딘가 착하지 않은 스스로가 껄끄러워지는 탓이다. ‘기부’는 기본적으로 사람의 ‘착한 마음’에 근거한 행위다. 다만 그 마음이 언제까지고 지갑을 열진 않는다. 명확한 동기없이 착해야 한다는 사회적 시선에 입각한 1차원적인 기부에는 한계가 있는 까닭이다. 쉽게 말해 우러나오지 않은 행동은 꾸준히 지속되기 어렵다. 하지만 ‘착한 마음’이 아닌 나 자신의 특성, Personality에 근거한 기부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개인의 특성은 다양한 방법으로 표출된다. 세 명의 아이를 둔 엄마의 ‘모성’, 갓 대학에 입학한 정치학도의 ‘정의감’ 역시 그 중 한 예다. 지금부터 하게 될 이야기의 주인공은 축구에 대한 ‘열정’과 클럽에 대한 ‘자부심’ 가득한 브라질 축구팬이다.
나의 퍼스널리티에서 표출된 기부
축구의 나라 브라질에서 독특한 장기 기증 캠페인이 벌어졌다. 그 캠페인은 무려 5만 명이 넘는 팬들의 장기 기증 서약을 이끌어냈다. 그 지역에선 더 이상 장기 기증을 받기 위해 기다릴 필요가 없어졌다. 놀라운 것은 캠페인의 결과만이 아니었다. 캠페인의 주최가 병원이나 장기 기증 협회, 자선 단체가 아닌 ‘축구 클럽’ Sport Club Recife이었다는 것. 콘셉은 간단했다. 이 축구 클럽의 팬들은 자신의 삶만큼이나 축구와 클럽(Sport Club Recife)을 사랑하는 이들이다. 그리고 자신의 열정과 응원이 죽은 뒤에도 이어지길 바란다. 캠페인은 그들에게 불멸의 팬(Immortal Fans)이 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을 제시한다. 바로 ‘장기 기증’이다. 실제 장기 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이 “내가 당신의 장기를 기증받는다면 Sport Club Recife의 팬이 되어 당신이 죽은 후에도 계속 클럽을 응원하겠다.”고 약속하는 광고가 TV와 경기장에 등장한다. 클럽의 SNS와 메일을 통해선 장기 기증 카드(Organ Donor Card)가 발급된다. Click here to view the embedded video. ‘죽어가는 이들을 살리기 위해 당신의 장기를 기증해주세요.’라고 이야기했을 땐 많은 이들이 장기를 기증받기 위해 오랜 시간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축구와 클럽에 대한 당신의 열정이 죽은 후에도 이어지게 하기 위해’로 앞문장을 살짝 수정하자 51,000명 이상이 장기 기증을 서약했다. 캠페인 후 1년 만에 장기 기증 건수가 54%나 증가했다. 역대 최고 수치다. 더 이상 Recife에 사는 이들은 장기를 기증받기 위해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장기 기증을 해야 할 새로운 이유로 ‘개인의 열정’에 어필한 덕이다.
For-You-Donation vs For-me-donation 일반적인 기부, 혹은 기증의 과정은 다음과 같은 단계로 이루어진다. 1. ‘착한 마음’이라는 보편적인 commonality에 호소한다. (For you donation) 하지만 앞서 살펴본 브라질 축구 클럽의 장기기증 캠페인은 사뭇 다른 구조를 가진다. 1. ‘축구와 클럽에 대한 열정’이라는 개인만의 Personality에 호소한다. (For me donation)
포미도네이션의 4요소 일반적인 기부와 브라질 축구 클럽의 장기 기증 캠페인의 단계를 비교해보면 크게 4가지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1. Personality에의 소구 대개의 기부활동은 사람이 가진 보편적인 ‘착한 마음’에 기대어 이루어진다. (For you donation) 하지만 위의 사례는 적극적으로 개인의 특성(축구와 클럽에 대한 열정)에 소구했다. (For me donation) 2. Symbol의 활용 기부의 수단은 대개 ‘돈’이다. 가장 간편하고 효율적인 까닭이다. 하지만 위의 사례의 대개는 ‘장기’이다. 죽어서까지 축구와 클럽을 응원하고자 하는 팬심의 상징으로서 기증자와 수혜자의 니즈 모두를 충족시키며 캠페인의 성공을 이끌어낸 요소이기도 하다. 3. Continuity의 형성 (그게 노골적이든 암묵적이든) 누가 시켜서 하는 행동엔 한계가 있다. ‘착한 마음’을 내세웠던 기존 기부 활동이 연속성을 갖기 어려웠던 것도 바로 이런 까닭이다. 하지만 위의 사례에서 기증자들은 누구보다 적극적이다. 스토리와 메시지가 분명한 기증 활동은 자연스럽게 연속성을 갖게 된다. 4. Benefit의 발생 위의 사례에서 수혜자는 더 이상 장기 기증을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만이 아니다. 물론 장기 기증자의 증가로 인해 사회적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기본이나 불멸의 팬(Immortal Fan)이 된 기증자 역시 기증을 통해 이득을 취하게 된다. 바로 이 점이 일방향적이었던 기존 기부 활동과 가장 다른 점이다. 또한 이 사례에 ‘포미도네이션’(For Me Donation)이란 이름을 붙이고자 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I 포미도네이션 (For me Donation)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 책에 대한 애서가의 자부심 포미도네이션은 장기 기증 캠페인 뿐 아니라 다양한 사례에 적용될 수 있을 듯 하다. 예를 들어보자. 1.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의 ‘애정’ 아이를 향한 엄마의 사랑은 강하다. 하루하루 커가는 아이를 사진으로, 영상으로 남기며 행복을 느끼곤 한다. 하루가 다르게 크는 까닭에 더 이상 신길 수 없어진, 하지만 내 아이의 성장과 추억이 묻어있는 ‘신발’을 포미도네이션의 심볼로 사용해보면 어떨까? 기증된 신발엔 아이의 이름과 메시지가 새겨진다. 신발이 없어 각종 감염에 노출되어 있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도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좋은 메시지’와 함께 아이의 흔적을 남겼다는 점에서 엄마에겐 또다른 Benefit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런 스토리에 공감한 이들의 지속적인 참여 역시 기대할 수 있다. 2. 소장한 책에 대한 애서가의 ‘자부심’ 애서가의 소중한 ‘책’도 마찬가지로 훌륭한 심볼이 될 수 있다. 자신의 손때가 묻은 소장서에 대한 그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만약 내 이름을 딴 서가가 동네 도서관에 들어선다면? 서가를 찾은 이들이 매번 내 이름을 보고, 기억한다면 애서가로서 이만한 Benefit이 또 있을까? 물론, 장서 부족이라는 사회적 문제의 해결은 기본이다.
일방적인 관계는 언제고 끝이 난다.” 일방적인 관계는 언제고 끝이 난다. 비단 남녀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기부도 그렇다. 연말, 구세군의 딸랑거리는 종소리를 애써 외면하고 싶어지는 당신의 걸음이 이를 증명한다. 바로 이런 측면에서 포미도네이션은 의미있는 전략이 될 것이다. 보편적인 선의 대신 개인의 성향(Personality)을 공략할 것, 명확한 임팩트를 가진 상징(symbol)을 활용할 것, 기부를 통해 사회적 문제 뿐 아니라 개인의 심리적 이익(Benefit)도 고려할 것. 이를 통해 활동 자체의 확산과 지속성(Continuity)을 가져갈 것. 나를 위한 ‘포미도네이션.’ 연초 부쩍 눈에 많이 띄기 시작한 “이웃을 위해”란 메시지보다 훨씬 눈길이 가는 단어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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