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광고기업 (11) 청밀--“누군가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어 가슴 뜁니다”

2013. 12. 31. 14:53경제/대안사회경제, 협동조합

 

 

“누군가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어 가슴 뜁니다”

희망광고기업 (11) 청밀

시민기자 이상무 | 2013.12.16

 

식자재를 유통, 판매하는 사회적기업 `청밀`의 양창국 대표

[서울톡톡] 좋은 일을 하면서 돈 버는 게 가능할까? 자연친화적인 상품을 판매하면서 소비자들의 건강 증진을 도모하고, 2명으로 시작하여 현재는 44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는 사회적기업 '청밀'. 이곳은 2008년 설립되어 장애인과 노인에게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식자재 유통 기업이다. 농산물 전처리센터 운영, 피터드러커 소사이어티 혁신우수상 수상, 밀알스토리 쇼핑몰 오픈, 기업연계 나눔 행사 등 다양한 성과를 내며 사회적기업의 선구적 모델이 되고 있는 청밀 양창국 대표를 만나 성공담을 들어 보았다.

Q. 안녕하세요? 어떤 동기로 사업을 시작했습니까?

저는 가슴이 메말랐던 사람입니다. 대기업의 유통부서에서 바이어 업무를 담당하며 철저히 이윤만을 추구하는 사람으로, 상황이 좋지 않은 업체에게도 1%라도 더 이익을 취하고자 했습니다. 그렇게 10년 이상의 세월을 물적 풍요로움이 삶의 전부라 알며 공허한 마음으로 살았습니다. 2008년 봄,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으로부터 '노인과 장애인을 위해 일자리창출 사업을 해보자' 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나만을 위해 살던 우물 안 삶에서 벗어나, 나로 인해 그 누군가가 일자리를 찾고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뛰었습니다. 그렇게 수서동 어느 빌라 지하에서 청밀의 첫 발걸음이 시작되었습니다.

Q. 그 동안 사업을 하면서 어려운 점이 많았을 텐데요?

처음 함께 일하게 된 직원은 언어장애인이었습니다. 의사소통에 한계가 있었기에 단순 배송업무를 수행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시작하였지만 사회적 편견은 예상했던 것보다 컸습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이 식자재 사업을? 더럽지 않을까?'라는 사람들의 편견은 막 신생된 사회적기업이 홀로 감당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벤쳐혁신상 수상(좌), 바자회 개최(우)

Q.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소개해주시죠?

청밀의 주요사업으로 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믿을 수 있는 친환경 먹거리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식자재유통사업' 및 '농산물전처리사업'이 대표적입니다. 또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공공기관 유통사업'과 'MRO(구매대행)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지역사회와 자원을 공유·재투자하여 장학 지원과 KIT나눔행사 등과 같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회공헌·후원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Q. 농산물 전처리는 어떤 사업입니까?

농산물을 선별하여 소비자가 조리하기 편하도록 다듬고, 규격화된 포장을 통해 공급하는 과정입니다. 현재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전처리센터에서 많은 취약계층이 일반인과 함께 어울려 일하고 있으며, 체계적인 제도를 통해 산지 농산물을 직접 집하하여 안전한 먹거리 제공에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양지전처리센터(좌), 양지집배센터 개소식(우)

Q. 서울시 홍보매체 시민개방 공모에 어떤 동기로 응모하였습니까?

청밀은 이익추구가 주 목적인 일반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홍보마케팅 비용지출에 큰 부담이 따르는 것이 현실입니다. 사람들의 편견을 바꾸기 위해서는 접근성과 노출도가 높은 콘텐츠로 홍보를 하는 것이 필수적이나, 기업 홍보나 브랜드 홍보보다 사회 환원 활동에 더욱 노력해야 할 사회적기업 입장에서 서울시의 지원은 오아시스와 같습니다. 장애인과 노인의 강점을 홍보하고, 일자리 창출의 긍정적인 결과를 홍보한다면 사람들의 편견을 바꿀 수 있을 뿐 아니라, 같은 입장에 처한 취약계층이나 그의 가족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생각되어 응모했습니다.

Q. 앞으로 계획은?

사회적기업은 네트워크가 중요합니다. 여러 사회적기업과 활발한 교류를 통해 보다 더 많은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도전하는 그런 청밀이 되고자 합니다. 사람에게 소망을 주고 내일을 꿈꿀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그것이 사회적기업의 의무이며, 청밀의 내일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