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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의 길과 민주의 길---김성주 의원

정치, 정책/미래정책과 정치 전략

by 소나무맨 2013. 11. 2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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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의 길과 민주의 길


국회의원 김성주

 

춥다. 겨울로 접어든다. 날씨만이 아니다. 우리 사회는 혹독한 유신겨울공화국으로 들어서고 있다.


박근혜대통령이 '혼란과 분열을 야기하는 행동을 용납 않겠다는 서슬 푸른 언사를 풀어놓았다. 아마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시국미사에서 박근혜대통령퇴진을 요구한 것과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 때 시위를 벌인 교포와 유학생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해고자를 조합원으로 둔 교직원노동조합, 대선에서 문재인후보와 정책협약을 맺은 공무원노동조합, 해산위기에 몰린 통합진보당에 이르기까지 어긋나 보이는 것이 많을 것이다. 공교롭게도 엄단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들의 공통점은 대선 때 박근혜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혼란분열이란 단어들은 우리 기억 속에서 오래전 사라진 듯했다. 혹시나 해서 찾아보니 '국론의 분열 초래하는 정치방식은 용납치 않을 것'이라는 박정희대통령의 78년 육사졸업식에서의 발언이 나온다.


군사쿠테타로 집권한 박정희는 사사건건 반대하는 야당이 못마땅해 7210월 유신으로 국회를 해산하고 말 안듣는 야당, 종교계인사, 시민단체를 모조리 금지하거나 잡아가두고 난 후, 이북의 최고인민회의를 본 딴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대통령에 선출된다.


정부에 반대하거나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이 국론분열인가. 비판을 용납하지 않고 반대를 못 견디는 것은 민주적 지도자가 아니다.


과거 김대중과 노무현대통령도 참기 어려운 모독과 비난 그리고 노골적인 퇴진주장이 있었지만 어느 분도 국론분열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말씀을 한 적이 없다. 혼란, 분열 운운은 독재자의 전유물이다. 사람의 말 그것도 성직자의 미사강론 중 말씀을 처벌하겠다는 것은 유신독재 때나 있었던 일이다. 새누리당에서는 '비겁하게 제대 뒤에 숨어서 말한다고 하는데' 박창신신부는 강론에서 "아마 (주최한)신부는 잡아갈거고 강론한 신부는 웃기게 만들테지"라고 했다. 그의 예언은 틀린 것 같다. 어느 단체의 고발에 따라 검찰이 수사에 나선다니 웃기는 신부가 아니라 잡혀가는 신부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1980년 광주민중항쟁의 진실을 강론을 통해 세상에 알리고자 했던 박창신 신부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들로부터 테러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되기도 했다.


국가기관 대선개입 진상규명 요구를 거부하는 박근혜대통령에게 그러면 퇴진밖에 없다고 선언한 것이다. 진실을 피하려고 종북몰이를 하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이것이 북한을 이롭게 하는 것으로 보이는가?


우리는 독재정권에 대한 비판을 '북한의 주장에 동조한다''빨갱이' '좌경용공'으로 몰아서 가두고 고문하고 처벌한 어두운 과거를 기억하고 있다.


연평도 포격으로 나타난 남북대결과 긴장의 원인을 찾고, 천안함사건에 대한 합리적 의심을 국론분열이라고 공격한다면 앞으로 우리는 정부가 발표한 뉴스만 믿고 살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가장 모범적인 민주국가로 불리는 스웨덴 교육의 목표는 비판적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것이란다.


상상을 금지하고 의심도 용납하지 않는 사회는 민주국가가 아니다.


박근혜대통령은 안보는 첨단무기로 지키는 게 아니라 국민의 애국심과 단결'로 지킨다고 했다.


고대 그리스 민주정치가 페리클레스는 우리의 정치체제는 민주주의라고 부르는데, 권력이 소수가 아니라 전 국민의 손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우리는 국가를 비밀스런 무기가 아니라 진정한 용기와 충성심으로 수호한다고 말했다. 애국심을 발휘하게 하는 힘은 민주주의에 있다. 독재로 회귀하면서 국민에게 애국심을 요구할 수 없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말할 자유와 조직할 자유를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사람의 말을 처벌하고 노동조합을 금지하고 정당을 해산시키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박근혜대통령은 '독재자의 딸'로 불릴지 민주지도자의 길을 걸을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11월 28일 전북매일신문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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