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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시민사회를 팝니다.

정치, 정책/미래정책과 정치 전략

by 소나무맨 2013. 10. 2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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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시민사회를 팝니다. 

                                                                                                                                                           -처음처럼

(처음처럼은 주류회사의 상품명이 아니라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는 새싹처럼”이라는 신영복님의 글귀처럼  처음의 그 마음을 늘 간직하고 싶은 필자의 바람을 담은 필명입니다. 짱돌을 통해 지역사회 쟁점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진행되었으면 합니다.) citizenzzang@gmail.com


  12월 대선에서의 새로운 선택을 앞두고 정치 마케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 “사람이 먼저다”, “진심의 정치” 등 대선 유력주자들이 내세우고 있는 슬로건을 보고 있노라면 사람의 꿈을 이루어주는 진심의 정치가 벌써 시작된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정치 마케팅의 화장발보다는, 그 속에 감춰진 맨살을 보고 현명한 선택을 하겠다는 시민의 바람이 선거를 둘러싼 다양한 활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정치권과 언론의 검증 작업도 현명한 선택을 위한 방법의 하나이다.

그러나 이들의 검증은 겉으로는 객관성을 주장하지만 사실상 자신들의 헤게모니를 관철하려는 의도가 투영된 검증이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다는 문제가 드러났고 그래서 시민들 스스로 현명한 선택을 하겠다는 활동이 많아진 것이다. 정치권과 일부언론의 과도한 정치 마케팅에 대한 시민들의 자발적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광주지역의 시민사회도 예외는 아니어서 여러 시민사회단체들이 대선 관련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한 활동 중의 하나가 시민 정책 제안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시민 정책 제안 사업은 대선 유력 주자들에게 광주지역 개발 정책을 제안하고 이것을 후보자의 공약으로 만들어가자는 운동이다. 그런데 시민 정책 제안 사업은 한편으로는 지역 개발을 위한 지역 시민사회의 노력으로 평가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치권에 대한 광주시민사회의 역(逆)마케팅의 하나로서 광주를 볼모로 거래를 한다는 인상을 주는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제안차원에서 제기된 사업의 내용 중 일부는 광주광역시나 광주발전연구원에서 제안한 지역개발 정책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왜 광주시민사회까지 나서서 개발공약의 계발에 나서야 하는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이다. 기존의 개발정책과는 다른 시민사회만의 독특한 철학이나 내용이 담긴 정책제안이라면 모르겠지만, 또는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을 담고 있는 프레임의 제시라면 광주의 이름으로 제안하는 것이 타당할 수 있겠지만 이러한 부분과 거리가 먼 그저 ‘우리’ 지역의 발전을 위해 정치권이 노력해달라는 것은 PIMPY (Please In My Front Yard)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싶다. 


  시대의 격변기에 광주의 요구와 선택이 역사적 울림이 있었던 것은 광주가 광주만의 이익이 아닌 시대정신이 담긴 목소리를 스스로의 헌신을 통해 구현했기 때문일 것이다. 경제적 물신(物神)이 숭배 받는 신자유주의의 시대에서 지역개발의 달콤함을 거부할 수 없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백번 양보하더라도 광주의 시민사회까지 나서서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는 것은 왠지 낯설고 씁쓸하다. 마케팅이 필요한 물신의 시대라지만 그러한 경제적 정치 마케팅을 거부하고 광주의 당당함이 살아있는 활동을 기대하는 것은 세상의 변화를 모르는 순진한 발상일까? 광주다움이 사라진 시민사회의 대선 대응을 보며 드는 안타까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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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http://www.flickr.com/photos/davidjwbailey/4483232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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