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문화키워드②] 대중성·작품성 모두 실은 '설국열차'
입력시간 | 2013.10.07 15:07 | 김인구 기자 cl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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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 문화상품 종합 1위
패러디 단골 소재·해외 관객들도 호평
tvN '꽃보다 할배' 2위에
톡톡튀는 연출·캐스팅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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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사진=모호필름) | |
[이데일리 김인구 기자] 문화인들이 주목한 올해의 최고 문화상품은 영화 ‘설국열차’였다. 다양한 장르의 수많은 후보작이 경쟁한 가운데 최고(18표·30%)를 기록했다. 문화계에서 영화가 차지하는 비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설국열차’는 지난 8월 1일 개봉해 최근까지 930만여 관객을 끌어모았다. 올해 영화 흥행 랭킹 1위인 ‘7번방의 선물’(1280만명)보다 동원한 관객 수는 적었지만 전문가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상업성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덕분으로 평가받고 있다. 개봉 직전에는 다소 어두운 분위기와 예상보다 반전의 강도가 축소된 결말로 대중적 인기도에 의문이 있었으나 개봉 후에는 “스토리가 탄탄하고 볼거리가 많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흥행 상승세를 탔다. 무엇보다 열차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액션과 캐릭터 묘사가 뛰어나 할리우드도 탄복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해외 관객들에게도 호평을 받았고 국내에선 패러디의 단골 소재가 됐다.
2위는 tvN의 예능 ‘꽃보다 할배’(13표·22%)였다. ‘설국열차’가 영화부분을 대표했다면, ‘꽃보다 할배’는 방송부문의 간판이 됐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이 도무지 맥을 추지 못했다. 여기에는 나영석이란 스타 PD의 존재감이 컸다. 나 PD는 자신이 직접 프로그램 안으로 들어가는 적극적인 연출법을 잘 활용했다. KBS2의 ‘1박2일’에서 그랬듯이 출연자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두뇌싸움을 하며 보는 재미를 배가시켰다. 이번엔 배우 이서진을 기용해 시청자의 눈길을 잡았다. 이순재·신구·박근형·백일섭 등 ‘할배’ 4총사의 캐스팅도 신선했다.
3위는 문화상품이라는 질문에도 불구하고 가수 조용필(12표·20%)이 꼽혔다. 문화계 파워인물에서도 5위였으므로 여기서의 조용필은 인물은 물론 그가 해온 공연과 노래가 포함된 개념으로 이해된다. 올해로 데뷔 45주년을 맞은 조용필은 설명이 필요없는 ‘가왕’이다. 이미 환갑을 넘어선 나이지만 도저히 나이가 믿기지 않는 모습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특히 올해엔 19집 ‘헬로’로 국민가수로서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수록곡 ’헬로’와 ‘바운스’는 아이돌이 잠식한 음악차트에서 연달아 1위에 오르며 노장의 힘을 보여줬다.
4위와 5위는 각각 MBC의 ‘아빠 어디가’(10표·17%)와 영화 ‘레미제라블’(8표·13%)이 차지했다. ‘아빠 어디가’는 기존에 남성 위주의 버라이어티쇼가 흥미를 잃어갈 즈음 ‘아빠와 아이’라는 새로운 캐릭터 콘셉트로 인기를 끌었다. ‘레미제라블’은 할리우드 톱스타들의 완성도 높은 가창력과 연기로 주목받았다. 외화로는 드물게 신드롬처럼 퍼져 ‘레 밀리터리블’ 등의 패러디를 낳았다.
▲순위(복수응답)=▷1위 영화 ‘설국열차’ (18표·30%) ▷2위 방송 ‘꽃보다 할배’ (13표·22%) ▷3위 가수 조용필 (12표·20%) ▷4위 방송 ‘아빠! 어디가?’ (10표·17%) ▷5위 영화 ‘레미제라블’ (8표·13%) X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