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함으로써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와 오염물질을 줄이고 저탄소 녹색사회를 구현하는 ‘녹색생활’. 대한민국이 그린스타트(GreenStart) 운동을 통해 녹색생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그린스타트는 정부·기업·시민단체 등이 협력해 가정·수송·상업과 같은 비산업분야에서의 녹색생활 양식을 정착시킴으로써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고 저탄소 녹색사회를 구현하고자 하는 실천운동이다. 그린스타트는 ‘국민과 함께하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목표로 녹색생활 습관을 정착시키고 21세기 녹색시대를 선도하는 범국민 실천운동으로 자리매김 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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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9년 열린 제 1회 기후변화주간 개막식에서 이만의 환경부 장관(앞줄 왼쪽에서 다섯번째) 등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녹색생활 확산의 선봉장 ‘그린스타트 네트워크’=우리나라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43%가 가정·상업·수송 등 비산업분야에서 발생하고 있다. 비산업분야는 산업분야에 비해 감축비용이 3~5배 낮고 감축효과가 즉각적이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녹색생활 실천이 필요하다. 빠르게 진행되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한 수단이 바로 녹색생활인 것이다.
이처럼 녹색생활 실천을 통한 비산업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은 기후변화 대응 국가역량 확보에 크게 기여하기 때문에 녹색생활 확산을 꾀할 수 있는 21세기형 범국민운동이 필요해졌다. 과거 우리나라가 ‘새마을운동’을 통해 절대빈곤 극복 및 선진국 진입 발판을 마련했던 것처럼 그린스타트를 민·관 협치에 의한 21세기 새로운 범국민운동으로 발전시킨다면 ‘세계를 이끄는 녹색 선진한국’을 조기에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그림이 그려졌다.
이 같은 계산에 따라 녹색생활 실천 확산을 위해 지난 2008년 10월 다양한 분야에 속해있는 정부기관·시민사회단체·기업체 등과 협력해 그린스타트 전국네트워크가 출범했다. 이만의 환경부 장관과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진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 상임회장, 이재창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 등이 공동 대표를 맡았다. 현재까지 그린스타트 운동의 전국적인 확산을 위해 총 226개의 지역 4200여개 단체가 참여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그린스타트 네트워크는 △민·관 협력(Governance)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 운동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 구현을 지원하는 국민실천 운동 △녹색생활문화 정착을 위한 기본 수칙을 준수하고 확산하는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녹색교육에서 녹색 분위기 확산까지 자연스럽게 녹색생활로=그린스타트 네트워크는 먼저 녹색생활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를 보급함으로써 범국민적 녹색생활 실천을 위한 ‘녹색교육’의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래의 녹색시민인 학생들과 교사를 위한 ‘기후변화의 이해’교과서를 제작해 전국 초·중등학교에 제공하고, 학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일상생활에서 발생되는 온실가스의 양은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고 이를 줄이기 위한 방법 등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탄소발자국계산기·탄소가계부’ 프로그램을 다운받을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종합교육센터에서는 대상별·수준별 맞춤형 교육콘텐츠를 오프라인 교육센터에서는 접근성과 최적의 교육환경을 제공한다. 아울러 온실가스 줄이기 범국민 실천운동인 그린스타트를 선도하고 저탄소 녹색생활 전파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능동적 녹색 활동가인 그린리더를 모집·육성하고 있다. 현재 16개 시·도 기후학교 운영을 통해 지역별 그린리더 7847명과 직장인 208명, 청소년 3700명의 부문별 그린리더 등 총 1만1755명이 양성돼 활동 중이다.
그린스타트 네트워크는 교육과 함께 녹색 분위기 확산에도 주력하고 있다. 국민 모두가 저탄소 녹색생활을 실천할 수 있도록 국민 참여·실천형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
4월 22일 ‘지구의 날’을 기념해 전후 1주일을 기후변화주간으로 지정, 다양한 참여행사를 전국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또한 매년 상·하반기 전국 가정 및 학교를 대상으로 기후변화 교육과 온실가스 진단컨설팅도 실시하고 있다.
매년 여름 휴가철(7~8월) 및 설·추석을 겨냥한 ‘녹색여행의 지혜’·‘녹색명절의 지혜’를 개발해 그린스타트 홈페이지·블로그·트위터뿐만 아니라 전국 주요 명소·휴게소 등을 중심으로 범국민적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여름철 냉방과 겨울철 난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자 여름에는 넥타이를 매지 않는 ‘쿨맵시’, 겨울에는 내복을 입는 ‘온(溫)맵시’ 캠페인도 빠질 수 없는 그린스타트의 대표 아이템이다.
◇사이버 녹색생활 지원과 실천에 따른 인센티브도 제공=그린스타트 네트워크는 녹색생활에 대한 실시간 정보 제공 및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홈페이지·블로그·트위터 등 사이버 녹색생활 지원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그린스타트 홈페이지와 블로그 운영으로 녹색성장과 녹색생활에 대한정보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 또 각종 포털 사이트와의 공동캠페인을 진행해 그린스타트가 범국민적 실천운동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무엇보다 소통·접근이 용이한 SNS(트위터 등)를 이용해 녹색생활에 관한 실시간 정보 제공 및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으며, 스마트한 녹색생활을 위해 그린스타트는 녹색생활 실천 정보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그린스타트 네트워크는 또 녹색생활 실천을 확산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 표기 및 감축실적별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소비하는 제품의 원료·생산·유통 등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표기함으로써 저탄소 소비문화 정착 및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하고 있다.
특히 가정 및 상업 부문을 대상으로 활발한 녹색생활 실천을 유도하고자, 온실가스 감축실적에 따라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탄소포인트’ 등의 온실가스 감축 실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오는 7월에는 탄소배출을 줄이고 에너지를 절약하는 녹색생활 실천에 따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그린카드’가 출시될 예정이다. 녹색생활과 신용카드의 포인트 제도를 연계한 것으로 녹색생활을 실천하면서 이 카드를 사용하면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녹색생활 실천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린스타트가 추천하는 '맞춤형 녹색생활 지혜'
그린스타트는 가정·직장·유통업체·건설현장 등 부문별 ‘녹색생활의 지혜’를 적극 전파하고 있다.
우선 가정에서는 실내 적정온도 유지, 절전형 전등으로의 교체, 가전제품 플러그 뽑기 등만 실천해도 에너지를 많이 절약할 수 있다. 특히 여름에는 26도 이상을, 겨울에는 20도 이하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직장에서는 ‘적절한 복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여름에는 넥타이를 풀고, 겨울에는 내복을 입는 습관을 들이면 상당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또 이면지를 활용하거나 개인 컵을 사용하는 것도 ‘쉬우면서도 확실한’ 녹색생활 실천이다. 하루에 종이컵을 5개만 사용해도 연간 20㎏의 CO₂가 배출된다. 유통매장에서는 절전형 조명 등 에너지 절약형 설비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옥외용 형광등을 LED로 교체하면 개당 연간 15㎏의 CO₂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이밖에 포장재를 줄이고, 종이 전단지 대신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를 적극 활용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건설현장에서는 차량의 급가속·급제동·공회전만 줄여도 CO₂ 배출을 많이 줄일 수 있다. 또한 타이어 공기압 등을 수시로 점검해 에너지 손실을 줄일 필요가 있으며, 폐자재를 적극 재활용하는 자세도 중요하다. 농촌에서는 플라스틱·폐비닐을 무단 소각하지 않고, 농약병 등을 제대로 회수해야 할 필요가 있다. 플라스틱은 10㎏ 소각 시 28.1㎏의 CO₂가 배출된다. 또 온실·비닐하우스 등에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활용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이밖에 식당에서는 냉장고 문 여닫는 횟수를 줄이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또 초·중·고등학교에서는 종이 알림장 대신 이메일 등을 활용하고, 대학 캠퍼스에서는 빈 강의실·동아리방 등의 냉·난방기를 끄는 ‘생활의 지혜’가 녹색 대한민국을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그린스타트는 강조하고 있다.
◆인터뷰/김택천 그린스타트 사무총장
“기후변화 대응 부문에서도 선진국 마인드를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김택천 그린스타트 사무총장은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성장을 넘어 온실가스 감축 등 기후변화 대응에 책임감을 느끼고 노력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런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그린스타트의 활동 목표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가 기후변화 대응에서 국제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그린스타트가 만들어진 배경이기도 합니다. 정부는 202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 대비 30% 감축 목표를 발표했는데, 이는 상당히 달성하기 힘든 목표입니다. 특히 온실가스의 절반가량은 일상생활에서 배출되기 때문에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 시민들에게 녹색생활을 권장하고 적극 홍보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 하에 그린스타트가 생겨났습니다.”
처음 그린스타트가 만들어졌을 때는 ‘결국 정부의 사업을 보조하는 수준일 것’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거버넌스의 개념을 통해 정부·업계·시민단체 등 각계각층이 참여해 활동하면서 이러한 비판은 점차 사라졌다.
김 사무총장은 “지역사회 여러 사람들이 참여해 적극 활동하면서 그린스타트는 거버넌스 조직으로 성장해갈 수 있었다”며 “점차 시민들이 ‘우리가 주체’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활동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사람을 남긴 일’이라고 대답했다.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하면서 양성한 ‘그린리더’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린리더는 그린스타트 운동을 선도하고 녹색생활 전파 부문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활동가로, 교육을 통해 초급·중급·고급 리더들이 양성된다. 초급은 3시간 이상의 기후변화 관련 교육을, 중급은 온실가스 진단 관련 교육을 20시간 이상 받게 된다. 고급은 28~32시간 이상 기후변화 관련 정책 및 교수법에 대한 내용을 배우게 된다. 이들은 교육 이수 후 각 등급에 맞는 활동을 사회 곳곳에서 수행하게 된다.
김 사무총장은 “물론 다른 활동도 필요하지만 결국 사람을 남기는 게 중요하다”며 “온실가스 저감도 이를 실천하고 중요성을 알리는 사람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고, 특히 그린스타트 운동은 시민들이 주도해야 하는 만큼 더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앞으로 시민들의 녹색생활 실천이 더 활발해져야 한다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현재 전국적으로 녹색생활이 확산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실천 부문에서 미약한 게 사실”이라며 “본래 환경을 중시하고 근면·검소한 우리 시민들의 장점을 앞으로 더욱 살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김동석 부장(팀장) green@etnews.co.kr 함봉균·유창선·박태준·조정형·최호·유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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