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지제크, 뭐 있는 것처럼 젠체한다"
"촘스키만큼 틀린 사람도 없다"
좌파 지성계의 손꼽히는 스타 학자인 노엄 촘스키와 슬라보예 지제크가 직설적으로 서로를 비난하는 논쟁을 벌였다.
28일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이 "좌파의 두 스타 학자가 충돌을 벌였으니 팝콘을 들고 물러나 앉아 관전할 만하다"며 촘스키와 지제크의 논쟁을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도 최근 "킹콩 촘스키와 티라노사우르스 지젝의 언쟁 와중에 사람들은 누구 편을 들어야할지 질문을 받고 있다"며 관련 논쟁을 상세히 전했다.
공격의 포문은 뛰어난 언어학자이자 좌파 사회운동가로 이름난 촘스키가 먼저 열었다. 촘스키는 지난해 12월 한 인터뷰에서 "난 복잡한 다음절 단어처럼 부질없는 용어들을 쓰거나 있지도 않은 이론이 있는 것처럼 젠체하는 가식에는 관심이 없다"며 "지제크는 그 극단적인 예이고 난 그가 말하는 것을 전혀 못 알아듣겠다"고 말했다. 지제크는 마르크스·프로이드·라캉의 이론에 <쥬라기 공원> <매트릭스> 등 영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곁들인 문화비평을 내놓는 스타 철학자이자 현실 정치에도 적극적인 발언을 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온라인 블로그 등을 통해 촘스키의 발언이 회자되자 지제크가 반년 만에 반격에 나섰다. 지제크는 이달 초 런던 대학의 공개 토론회에서 "촘스키는 실증적이어야 한다고 늘 강조하는데, 난 촘스키만큼 실증적으로 틀린 사람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폴포트가 살육전을 벌이며 날뛰던 1977년에 촘스키는 <네이션> 잡지에 쓴 글에서 크메르루즈의 학살에 대해 '주장일 뿐'이라고 콧방귀를 뀌었는데, 후에 170만명이 학살됐다고 비꼬았다. 또 러시아에 의한 동유럽 지배가 미국의 폭압에 견주면 낙원에 가깝다고 한 촘스키의 발언 등을 문제 삼았다. 그러자 촘스키는 지난 21일 지젝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 "얄팍한 공상 문학 수준"이라고 되받아쳐 확전을 예고했다.
<가디언>은 이들의 언쟁이, 영·미의 앵글로색슨 계열 철학은 실증주의적 질문에 기울어 있고 프랑스·독일 등 대륙 계열 철학은 존재론적 질문에 천착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며, "이론과 이데올로기, 현실의 관계라는 중요한 주제에 관한 논쟁"이라고 평가했다. 정세라 기자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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