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목소리, 門닫고 귀닫은 도청-전라북도 문제

2013. 7. 28. 16:12시민, 그리고 마을/지방 시대, 지방 자치, 주민자치

지역사회 목소리, 門닫고 귀닫은 도청

김완주 도지사 재임이후, 전북서 고공농성 6차례 불구 .. 청사 봉쇄만 할뿐 소통, 입장표명 없어

김병진기자2013년 07월 25일 00시 19분

최근 남원의료원 등 첨예한 노사 갈등 속에서 전북도청이 문을 걸어 잠가 지역민과의 소통을 외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전북평화와인권연대 등 전북지역 20여개 진보시민단체는 24일 오전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사 봉쇄, 남원의료원 면담 거부, 취재 기자 폭행에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단체에 따르면 지난 2010년 6월 김완주 도지사 재임 이후 전북에서 노동자가 고공농성은 벌인 것은 모두 6차례에 달한다. 단체 관계자는 “버스파업, 택시노조, 남원의료원 등 지역 노동현안에 대해 도지사의 행보는 언제나 ‘봉쇄’ 그 자체였다”며 “결국 도지사의 봉쇄행정은 노동자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도청 앞에서 집회하게 만들었고, 이들을 하늘로 올라가게 했다”고 비판했다.


최근 여러 의혹이 제기된 남원의료원 관련해서도 도청은 문을 걸어 잠그며, 귀를 막았다. 실제 지난달 24일 ‘남원의료원 문제 해결을 위한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도지사실에 면담을 비롯한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출하려 했지만 도청은 청사 출입문을 봉쇄했다.


농민회 도연맹 하연호 의장 등 지역원로들은 거세게 항의하며 비서실을 통해서라도 민원을 제출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지만 이마저도 ‘소란’이 예상된다며 청사 출입이 불허됐다.


이밖에 지난 4일에도 노조 간부가 정석구 원장 재임을 막기 위해 고공농성에 들어가며 대책위가 도지사 면담을 요구했지만  정문봉쇄에 가로 막혔다. 여기에 도청은 청사 로비에서 연좌농성을 벌이는 2명의 여성 도의원(오은미, 이현주 의원)에게 모기약을 전달해주려는 보좌관의 출입까지 막았다.


오은미 의원(통합진보당)은 “당시 도청 직원이 취재하고 있던 도내 한 인터넷 언론사 기자를 밀쳐 넘어뜨리기도 하는 등 봉쇄행정이 극에 달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8일부터는 도청 앞에서 민주노총 전북본부와 보건의료노조가 남원의료원 문제해결을 위한 108배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폭염 속 108배가 시작된 지 2주가 지났지만 도지사는 단 한 번도 현장을 찾거나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남원의료원 문제해결을 위한 남원시민사회 대책위 백승완 목사는 “노동자, 민중, 시민사회 진영은 물론 이들의 입장을 귀담아 듣는 도의원, 기자까지 밀어내는 불도저식 정치는 김완주 지사를 더욱 위태롭게 만들 뿐이다”고 경고했다.


이어 “억압받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고 저항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다”며 “이들과 적극 소통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자치단체의 올바른 자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전북도청 관계자는 “도청의 일반 행정업무 차질 등을 우려해 청사 방호차원에서 집회 참가자들의 청사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며 “다만, 다른 민원인들의 청사 출입은 자유롭게 허용되고, 일부의 주장처럼 기자를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김병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