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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다' -- 복수초

정치, 정책/복지정책, 문화 기획

by 소나무맨 2013. 7. 13.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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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새해달력] 복수초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다'
2011.01.17 11:4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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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 눈 속에서 꽃을 피워 봄을 알리는 봄전령 복수초는 꽁꽁 언 땅 속에서 싹을 틔운다. 가녀린 줄기는 훈짐을 내며 10여 쎈티미터의 땅속을 뻗어 올라와 입춘 무렵이면 벌써 곷을 피워 강인하고도 환희에 찬 생명력을 느끼게 해준다.

이렇듯 얼음과 눈 속에서 꽃을 피운다 하여 복수초를 ‘얼음새꽃’이라고도 부른다. 해가 바뀌고 제일 먼저 꽃을 피운다고 하여 원일초(元日草)라고도, 또, 꽃잎이 아침에 열렸다가 저녁에 닫히는 생태적 특성이 연꽃과 닮아 순 속에 피는 연, 설연(雪蓮)이라고도 부른다.

그런가하면 복福자에 목숨壽자를 쓰는 복수초는 강한 생명력 때문에 문자 그대로 행복과 장수를 상징한다. 정월에 집안의 어른들에게 장수와 만복을 기원하면서 바쳐진 꽃이기도 하다.

희망찬 새해, 福된 새해가 되기를 빌며...



세밑에 몰아닥친 폭설과 함께 신묘년 새해가 시작되었다. 한파를 동반한 폭설이 기후 변화 탓이라니 우울한 심정을 떨쳐내기 어렵다.

더구나 구제역의 확산으로 농민들은 불안에 잠겨있다. 왜 구제역이 전에 없이 창궐하는가. 1933년 충청북도와 전라남북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발생한 이후 66년 동안 없었던 구제역이 2000년 이후 우리 축산농가에 자주 출몰하고 있다.

이번에도 방역작업에 완벽을 기한다면 구제역을 물리치고 다시 청정국 지위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언제 다시 구제역이 다시 나타날지 모르는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구제역이나 조류독감으로 살처분되는 가축을 어떻게 키워왔는지 살펴보면 왜 이런 가축 질병이 창궐하는지 알 수 있다. 공장식 사육방식이다. 미국에서 유전자조작을 했을 옥수수나 콩을 주된 사료로 사용한다. 많은 가축을 빠르게 대규모로 키워 남보다 많은 돈을 어서 벌어들이려는 것이 목적이다. 따라서 구제역으로부터 오는 불안은 전통방식에 가까운 사육방식이 아니면 떨칠 수 없다.

이제 지속가능한 사회에 대한 대안은 생태주의 밖에 없음이 점차 확실해지고 있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사회는 생태계의 순환이 원활하게 진행될 때에만 가능하다. 생태계의 순환 질서 속에서는 어느 것 하나 독자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저것이 멸하므로 이것도 멸한다’는 불교의 화엄사상은 생태계의 순환 질서를 표현하는 진리이다.

 



그러나 인류가 산업화 사회를 시작하면서부터 생태계의 질서는 끊임없이 파괴되어 왔다. 1970년대에 들어와 본격적인 산업화를 시작한 한국에서는 짧은 기간 동안에 고도의 성장을 이루었다고 말하고 있지만 압축해서 생태계를 파괴했음을 뜻할 뿐이다.

21세기에 접어들어 산업자본은 더욱 가혹한 이윤 추구에 나서며 이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자본이 개입된 상품화가 이루어지고 있고 이를 위해 무한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빠른 속도로 자연 파괴와 지역공동체의 황폐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일들이 계속된다면 우리는 후세에게 미래를 물려주기 어렵게 된다. 이제 우리 지역에서만이라도 지속가능한 사회를 이룩하겠다는 생각으로 대안을 모색해 이를 실천해야 할 때이다.

전라북도는 지역내에서 자급자족을 할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산살림, 들살림, 갯살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지역내에서의 먹을거리 체계를 확립하고 순환이 이루어지면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를 알 수 있게 되어 농약이나 제초제 사용이 줄어들어 땅이 되살아나고 생태계의 순환이 촉진되며 다양한 종류의 생산이 이루어져 일자리 또한 늘어난다.

새해 들어 희망을 기약하는 일은 우리 손에 달려 있다. 작은 일 하나라도 실천에 옮기는 것으로 새해를 시작하자.

글 : 허정균(풀꽃세상을위한모임 대표)



허철희 huh@buan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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