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름으로 넘어 가는 길목에 꿀풀이 활짝 피어 수많은 벌·나비를 불려들여 향연을 벌인다.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인 꿀풀은 볕이 잘 드는 풀밭이나 산기슭에 무리지어 자란다. 다 자라봐야 높이 20~30cm 정도 자라기 때문에 다른 풀 속에 섞여 잘 보이지 않다가 이맘 때(5월 하순부터 6월까지) 꽃이 피면 그 존재를 확연히 드러낸다. 그리고는 한여름이면 꽃은 물론이고 꽃대까지 모두 말라버린다. 그런 이유로 꿀풀을 ‘하고초(夏枯草)’라고도 부른다.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꿀풀은 꿀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밀원식물이다. 어릴 적 꿀풀 꽃부리 밑 부분에 고여 있는 꿀을 쪽쪽 빨아 먹었던 기억이 난다. 얼마나 꿀이 많으면 ‘꿀방망이’, ‘벌꽃’이라는 다른 이름도 있다.
이 외에도 꿀풀은 쓰임이 많은 풀이다. 꿀풀을 지역에 따라 가진나물, 아전나물, 병풀 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름에서 느껴지듯 나물로 손색이 없는 풍미를 지니고 있다. 이른 봄 새순을 데쳐서 나물로 먹기도 하고, 된장국을 끓여 먹기도 하며, 전분을 묻혀서 기름에 튀겨 먹기도 한다. 어느 지역에서는 장아찌를 담가 먹기도 한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피부염이나 해열제 등에 단방약재로 유용하게 쓰이기도 한다. 벌레에 물리거나 벌에 쏘여서 피부가 붓고 아플 때, 또는 종창이 났을 때 꿀풀 달인 물로 환부를 씻거나, 생으로 짓찧어 붙이면 고름이 빠지면서 환부의 통증이 사라지는 약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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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에서는 꿀풀을 하고초라고 하는데 꽃이 필 무렵 이삭이나 전초를 채취해 그늘에서 말려 약재로 쓴다. 하고초는 한의학에서 열을 내리는 청열약재로 분류하고 있으며 체내의 정체 된 열을 내리므로 열병의 고열과 발열을 겸한, 이질, 종기와 피부의 염증 및 오장육부의 열을 제거하는 약재로 주로 사용하고 있다.
하고초는 약리학적으로 사포닌 성분인 올레아놀릭산(oleanolic acid)을 함유하고 있어 위벽 보호와 위장 기능 개선, 노화 방지, 항비만 효과 및 관상동맥 혈행을 좋게 하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르솔릭산(ursolic acid)을 함유하고 있어 이뇨, 항염증, 항암 작용 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꿀풀이 이처럼 밀원식물로, 나물로, 약재로 쓰임이 다양하다보니 최근에는 산간 농가의 대체작목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장수군과 인접한 지리산 자락의 경상남도 함양군 백전면 오천리 양천마을은 지난 2001년 함양군이 산골마을을 대상으로 펼친 '1마을 1약초' 운동에 힘입어 이 마을 다랭이논에 4만 5천여 평에 하고초를 심었다. 결과, 해마다 이맘때 이 마을은 보랏빛 장관을 이루고, 이 소문을 듣고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어 2004년부터는 5월말~6월초에 ‘하고초 축제’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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