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푸른 청자 안료를 풀어놓은 것 같은 물빛의 인도양 섬 몰디브는 지상낙원으로 불린다. 아름다운 이 섬엔 2100년이면 푸른 빛 바닷속으로 가라앉는다는 ‘시한부’ 선고가 내려져 있다. 몰디브는 저지대에 있는 산호섬 1100여개로 이루어진 국가다. 가장 높은 섬이라고 해야 해발 2.4m 정도다.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80년 후면 해수면이 1.4m 올라간다니, 섬 대부분이 물에 잠기게 생겼다. 섬을 가라앉히고 있는 물은 어디선가 무너져 버린 빙벽의 일부일 것이다. 또 다른 삶의 터전 역시 위협받고 있다는 의미다.
기후변화는 산업화로 시작돼 가속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부유함과 세계 패권을 좌우할 힘까지 가지게 된 국가들은 일말의 책임이 있다. 그러나 정작 충격은 혜택을 누리지 못한 가난한 국가들이 짊어졌다. 이들 국가의 자연은 뒤바뀐 기후에 적응할 여력도, 자원도 없어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다. 멸종되는 동식물이 많아졌고, 가뭄과 홍수 기간은 늘어간다. 개발이 더딘 저소득 국가는 관광산업이 발달하게 마련인데, 도시로 뒤덮여 버린 선진국 관광객들은 사람 손이 닿지 않은 곳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온난화로 가장 많은 상처를 받고서 기후변화의 ‘원죄’를 가진 국가에서 온 여행객들에게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영국의 공정여행단체인 ‘투어리즘 컨선(tourismconcern)’은 “기후변화의 최대 피해자는 가난한 관광국가”라고 설명했다. 모하메드 나시드 전 몰디브 대통령은 2010년 한국에서 열렸던 유엔환경계획 회의에 참석해 “몰디브는 화석연료로 (산업화) 혜택을 가져간 선진국을 대신해 기후변화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요세미티 국립공원내 최대 규모인 리옐 빙하의 1903년 7월(위 사진)과 하산 베세직이 촬영한 2004년 5월 모습(아래)이 100년간의 변화를 보여준다. 기후변화와 온난화 영향으로 빙하와 얼음지대가 확연히 줄어들고 개화시기가 빨라졌으며 기존에 서식하던 많은 나무들이 고사 위기에 몰렸다. 시에라네바다 |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