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숨겨진 ESD(지속가능발전교육)의 보고(寶庫)
김명신(유네스코한국위원회 협동학교팀)
대부분의 저개발국과 개발도상국이 그러하듯이, 파키스탄 역시 극심한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빠른 경제성장을 갈망하고 있었다. 하지만 급속한 산업화에 따른 생태계 파괴와 이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가 발생하면서, 파키스탄에서도 서서히 경제, 사회, 환경 분야의 문제들을 통합적으로 바라보고 접근하려는 ESD의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었다. 특히, 이번 우수교육사례로 선정된 유네스코협동학교 두 곳은 지역사회 내 관련 이슈를 적절히 접목해, 학생과 지역 주민의 가치와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는 모범적인 ESD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현장 참여' 중심의 파키스탄 ESD 활동
먼저 방문한 라호르 지역의 사립학교인 아베로에스 아카데미아에서 실시하고 있는 ‘라비(Ravi) 강 프로젝트’는 지역사회의 산업폐기물과 미흡한 오/폐수 관리로 오염된 라비강을 살리는 데 목적을 두고 있었는데, 학생들의 현장 참여활동이 인상적이었다. 학생들은 환경오염 문제를 단순히 책을 통해 공부하는데 그치지 않고, 학습한 내용을 연극으로 재구성해 라비강 유역이나 다리 근처에 나가 환경문제에 무지한 지역 주민들에게 오염의 원인과 결과를 알기 쉽게 전달하고, 라비강 살리기 운동에 돔참할 것을 호소했다. 또한, 학교 교사와 고학년 학생들은 지역 내 비정부기구(NGO)인 ‘인간개발운동’과 협력해 빈곤층 자녀들을 대상으로 매달 문해 및 위생교육을 진행함으로써, 지역 빈민층의 문맹퇴치와 보건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었다.
한편, 이슬라마바드에서 초, 중등교육 및 지역문해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라왈핀디 학교는 지속가능한 미래와 발전을 위한 평화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었다. 9.11 태러 이후 생겨난 파키스탄에 대한 국제사회의 오해와 편견을 줄이고, 자라나는 학생들이 균형 잡힌 세계관을 지닐 수 있도록 남을 이해하고 더불어 사는 마음을 가꾸는 평화교육에 중점을 둔 ESD를 실천하고 있었다. 예컨대 이슬라마바드 내 다른 학교들과 함께 지역사회의 문제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를 그림이나 시, 에세이 등으로 표현해 우편으로 교환하고, 이를 학교 게시판에 전시함으로써 모든 학생들이 주요 지역 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있었다. 나아가 미국, 영국 등 다양한 국가 내 학교 학생들과의 온라인 교류활동을 통해 국제 이슈에 관한 생각을 교환함으로써, 서로의 차이에 대해 고민하고 관용의 정신을 배우도록 했다.
개발과 환경의 조화가 필요
이번 파키스탄 현장 방문을 통해 아태지역 내 ESD 실천에 있어서 “어떻게 하면 개발과 환경의 문제를 조화롭게 풀어나갈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 여전히 유효한 것임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유네스코는 유엔이 지정한 ‘지속가능발전교육 10년(2005-2014년)’의 선도기관으로서, 전 세계 ESD 증진을 통해 새천년개발목표 달성에 기여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ESD 학습자들의 가치와 태도를 변화시키는 동시에, 개발과 환경의 문제를 한 지역에 국한해 바라볼 것이 아니라 지역적, 국가적, 국제적 차원에서 보다 통합적으로 조망해야 할 것이다.
한위는 오는 10월 24-27일 아태지역 유네스코협동학교 포럼을 열어 올해 선발된 우수교육사례의 아태지역 적용가능성을 논의하고, 2010년부터 새롭게 진행할 아태지역 유네스코협동학교 간 ESD 협력사업 계획을 협의할 계획이다. 한위는 이 자리에서 개발과 환경의 문제를 아태지역 학교 현장에 접목시키고자 빈곤과 기후변화 문제를 화두로 하는 새로운 ESD 지역 협력사업을 제안할 예정이다. 이번 제안이 아시아의 지속가능한 미래 구축에 작은 주춧돌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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