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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개혁과 민주당의 앞길

정치, 정책/미래정책과 정치 전략

by 소나무맨 2013. 6. 10.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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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아침] 정치개혁과 민주당의 앞길
2013년 06월 09일 (일) 김성주 APSUN@sjbnews.com
      
요즘 민주당의원들은 괴롭다. 지난 대선패배 이후 절치부심, 와신상담 속에 새 지도부를 선출했지만 지지율은 꿈쩍도 안하고 이름도 없는 신당에도 뒤지는 현상에 곤혹스러워 한다. 열심히 진주의료원, 밀양송전탑 등 갈등 현장을 쫓아다니며 해결을 추구하고 약자인 '을'지키기에 앞장서지만 국민들에게 민주당은 잘 보이지 않는다. 우호적이지 못한 언론환경을 탓하기도 하지만 패자에게 무슨 항변이 있겠는가. 오죽하면 '을 중의 을'이라는 자조 섞인 한탄을 내놓을까 싶다.

멀쩡한 병원이 환자를 내쫓고 문을 닫고 개성공단이 닫히고 원전비리가 터지는데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대통령의 지지도가 올라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과연 정치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 고민하게 만든다. 정치는 체제유지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체제변화의 무기가 되기도 한다. 원전비리와 '을'의 눈물은 경제권력과 행정권력의 결탁이 만들어낸다. 누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 행복을 지켜줄 것인가? 바로 정치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는 반(反)정치의 시대에 살고 있다. 걸핏하면 여당은 일하는 국회, 생산적인 국회를 앞세운다. 그러나 누구를 위해 일하고 무엇을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다. 국회는 청와대나 정부를 위해 일하는 게 아니라 국민을 위해 일한다. 국회가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수행하는 기관은 아니다. 민주당 또한 '을'을 위한 정당을 표방한다. 그동안 을의 입장에서 법을 만들고 예산을 세워오지 못한 데 대한 반성에서 시작한다. 과연 국회는 민중의 이익 수호자인 '호민관'역할을 제대로 해왔는가? 내 대답은 '아니다'다.

정치개혁을 부르짖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4년 참여정부 때 의미있는 정치개혁이 이루어졌다. 불법정치자금을 추방하고 깨끗한 선거를 정착시켜 돈 안드는 정치를 실현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그러나 부작용도 따랐다. 정당의 폐쇄적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정당 개방을 추진했지만 한편으로 정당의 와해와 정치의 축소를 초래하고 돈 먹는 하마로 지적된 지구당 폐지는 정당의 풀뿌리 조직을 약화시켰다.

지난 대선 때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차원에서 국회의원 수 감축, 세비삭감 등이 대선공약으로 등장했다. 참 의아한 것은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을 내려놓는다는 공약은 내놓지 않고 오히려 무소불위의 대통령권력을 견제해야 할 국회를 약화시키는 공약을 연달아 발표한 것이다.

대부분 나라들은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다. 국민의 직접 투표에 의해 선출된 의회권력이 최고의 권력인 것이다. 우리와 같은 대통령제인 미국은 예산편성은 행정부가 담당하지만 엄격한 의회심의절차를 거치도록 되어 있고 법안제출권은 의회에게 부여하고 대통령은 거부권만 행사하도록 되어 있어 대통령의 권한을 효과적으로 견제하도록 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예산편성권은 행정부에 심의의결권은 국회에 두어 균형을 취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 편성권이 훨씬 막강한 권한을 발휘하고 있고 법안발의권은 행정부와 국회 모두에게 부여되어 있어 정부의 동의없이는 법안 통과가 불가능하다.

우리처럼 강력한 대통령 권한을 가진 나라는 지구상에 없을 것이다. 민의를 대변해야 할 유일한 선출권력인 대의민주주의 기구인 의회는 무력화되어 있다.

무소불위의 강력한 통치아래 약자의 권리와 국민의 권리는 짓밟히고 언론은 장악되어 나팔수 역할에 충실하고 권력에 아부하는 자는 살아남고 대드는 자에게는 잔인한 보복이 가해졌다. 오늘날 '을'의 문제로 살아나는 경제민주화, 복지국가는 이런 기형적 통치로부터 국민을 위한 정치로 복원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이제는 정치의 본질을 되찾는 방향으로 혁신해야 한다.

먼저 국민을 위한 정치를 실천하는 데 거추장스러운 소위 '특권'은 내려놓아야 한다. 대신 국민의 이익을 수호하는 데 필요한 권한은 더 강화되어야 한다.

그동안 정당은 보궐 등 작은 선거에 지면 지도부 바꾸고 총선, 대선 등 큰 선거에 지면 당명까지 바꿔왔다. 이제는 문패와 대문 바꾸는 것보다 집을 사람살만 한 곳으로 고치는 것이 필요하다. 삶의 현장에 뛰어들어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고 결국은 해결해내는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선언하는 정치에서 실천하는 정치로, 기존 시스템에 안주하는 정치에서 새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정치를 실천해야 한다. 옳은 길을 뚜벅뚜벅 가면 되는 것이다. 지방선거는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이다. /국회의원(전주 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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