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6. 6. 18:12ㆍ시민, 그리고 마을/시민사회운동과 사회혁신
불편해도 괜찮아영화보다 재미있는 인권 이야기
- 출판사
- 창비 | 2010.07.09
-
영화로 배우는 인권 이야기
법,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기독교 등의 문제를 종횡무진 파헤쳐온 김두식 교수가 알기 쉽게 풀어낸 인권 이야기『불편해도 괜찮아』. 약 80여편에 이르는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를 인용하며 인권을 맛깔스럽게 풀어내고 있다.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에서는 청소년 인권을,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와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를 통해 동성애를 이야기한다.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 <금발이 너무해>나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에서는 페미니즘의 진화를 논하고, 영화 <300>, 영화 <오아시스>를 통해 장애인 인권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밖에 <빌리 엘리어트>를 통해서는 노동자의 차별과 단결을, <감각의 제국>, <천국의 전쟁>에서는 검열과 표현의 자유를 논한다.
목차
책머리에-새로운 불편을 느끼기 위하여
제1장 네 멋대로 해라: 청소년 인권
미쳐가는 아이들과 조기유학
지랄 총량의 법칙
네 멋대로 해라
미친 교육과 펭귄의 시대
엄친아 이야기의 가장 큰 피해자는 엄친아
‘천천히’ 대학 가기
옷이라도 자유롭게 입도록 하자
제2장 왜 이렇게 불편할까?: 성소수자 인권
왜 이렇게 불편할까?
‘다름’을 대하는 태도
하비 밀크와 그의 시대
호모포비아가 낳은 위스키 고백
동성애자 차별의 논리들
여러분 주변의 동성애자들
동성애자의 결혼
제3장 뺨따귀로 사랑 표현하기: 여성과 폭력
여성을 이야기하기란 어렵다
현빈의 폭력, 소지섭의 난폭질주
「똥파리」가 보여주는 ‘진짜’ 폭력
「연애의 목적」, 혹은 성희롱의 목적?
못생기면 사람도 아니다
포스트페미니즘의 빛과 그림자
새로운 가족의 탄생
제4장 공주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까?: 장애인 인권
장애인 차별을 정당화하는 영화?
동일시와 비인간화
사람 잡는 우생학
「오아시스」의 빗나간 과녁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공주
장애를 보는 두 시선
정상성과 비정상성을 넘어
제5장 한국의 「빌리 엘리어트」는 언제 나올까?: 노동자의 차별과 단결
영국병을 치유한 새처 총리?
「빌리 엘리어트」, 아버지의 눈으로 다시 보는 탄광파업
노조가 죽은 이후… 「브래스트 오프」
의심스러울 때는 약자의 이익으로
정치파업과 비정규직 문제
한국의 「빌리 엘리어트」는 언제 나오나?
한명의 인재가 1만명을 먹여 살린다?
제6장 1년에 600명의 청년들이 교도소에 가는 나라: 종교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밀양」, 놀라운 ‘기독교’영화
비합리적이지만 사라질 수 없는 종교
「방문자」의 강지환은 스타가 되었지만, 계상은…
대체복무를 인정해야 할 이유
병역필 남성들의 심리적 장벽을 넘어
제7장 영화 화면을 자르는 사람들: 검열과 표현의 자유
영화 화면을 자르고 뭉갠 사람들
사전검열은 언제나 절대적으로 위헌
반면교사: 미국의 등급제도
누가 등급을 매기는가?
같은 누드라도 동성애는 안되는 이유
아, 정말 불편하다
제8장 누가 앵무새를 죽였는가?: 인종차별의 문제
언제나 화제의 중심에 서 있던 커포티
영화 번역이 만들어내는 부적절한 상하관계
아이들이 심판한 나라
『앵무새 죽이기』의 시대
백인의, 백인에 의한, 백인을 위한 영화
왜 이렇게 강간 이야기가 많을까?
우리는 너희들이 더 무섭거든요
「박치기」의 역지사지
제9장 그냥 다 죽이면 간단하지 않나요?: 차별의 종착역, 제노싸이드
폭격과 제노싸이드
모든 생명은 동등한 가치를 갖는가?
르완다의 진실을 그린 「해마다 4월이면」
국가가 괴물이 되면
과연 한두 악인의 문제인가?
겨우 0.05%의 다름
인용영화ㆍ드라마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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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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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편해도 괜찮아 | 김두식·창비"영화나 소설을 만들기 위해 역사를 바꾸는 것은 잘못이 아닙니다. 문제는 무엇을 위해 바꾸느냐에 있습니다. (중략) 그런 선택을 보고 불편을 느끼는 것이 인권감수성의 출발점입니다. 영화를 볼 때마다 자신을 누구와 동일시할 것인지 조심스럽게 선택해 보십시오. 이전에 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될 것입니다." (141쪽)"실제로 우리 인간들의 DNA는 99.95%가 동일하고 오직 0.05%만이 다르다고 합니다. 그 0.05%에서 우리 모두의 다양성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참 놀라운 일이지요." (356쪽)최근 한 드라마에 "국가가 지켜주지 못하는 국민, 억울한 죽음이 더 이상 나와선 안된다"고 말하는 주인공이 대통령으로 나왔다. 그동안 '인권'이라는 주제는 늘 이렇게 국가나 기업 등 거대한 존재가 개입된 무거운 문제, 억울함이나 분노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문제였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거기에 '불편함'이라는 감정을 더할 수 있고, 일상의 우리 문제로 받아들일 수 있다.이 책은 성소수자, 여성, 장애인, 종교, 인종 등 다양한 주제에 걸쳐 우리가 인식하고 있었던 불편함부터 차마 인식하지 못했던 불편함의 이유, 사회의 약자들이 겪을 수밖에 없는 차별의 문제까지 놀랍도록 쉽게 풀어낸다. 적극적으로 타인의 입장이 되어볼 필요와 용기를 갖게 하는, 가슴을 '쿵' 하게 만드는 책이다.< 조은선 | 책따세 운영진·평촌공고 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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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와 의미 동시에 잡은 인권 이야기 ▲< 불편해도 괜찮아 > ⓒ 창비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 인권(人權).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포괄적인 권리를 의미하는 이 개념이 18세기에 유럽에서 처음 발명된 배경에는 서한체 소설의 폭발적인 성장이 있었다고 한다. < 인권의 발명 > 을 지은 린 헌트는 이런 소설들이 유럽에서 인기리에 읽히면서 유럽인들이 자연스럽게 자기와 다른 처지에 있는 타인에 대해 공감하는 법을 터득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생각과 환경이 다른 사람들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지만 사람들이 서로에게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발전되었을 때 비로소 인권이라는 개념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는 얘기다.오늘날 한국 사회도 18세기 유럽처럼 처지가 다른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 여성과 남성, 고용 노동자와 자본가, 장애인과 비 장애인, 비정규직과 정규직 등의 사회적인 계급들은 개인이 처한 환경이나 물적 토대에 따라 과거보다 빠르고 단호하게 나뉘고 있다. 하지만 인권의식이 잉태되던 18세기 유럽과는 달리 자기와 사회적인 계급이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는 능력은 심각하게 낮아지는 모양새다.< 불편해도 괜찮아 > 의 문제의식 역시 이 지점에 집중된다. 공감하는 능력 없이는 인권감수성이 자라기 어렵고, 그렇기 때문에 인권의 문제는 그 이전에 공감의 문제라는 것이다. 950원을 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들과 버스비를 70원으로 알고 있는 정치인 사이에는 버스비의 변천사만큼이나 길고 좁히기 어려운 간격이 존재하며 그 간극은 서로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기 전에는 메워지기 어렵다."당신이 이 책에서 말하려는 인권은 도대체 뭐야?"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거야." 김 교수는 이 책의 머리말에서 아내와의 대화를 빌려 자신이 생각하는 인권이 무엇인지 간명하게 답했다. 김 교수의 이 대답은 인권의 정의에 대한 좋은 요약인 동시에 현재 한국 사회에 높은 수준의 인권 의식을 배양할 수 있게 만드는 적절한 행동지침이기도 하다. 재미있는 내용에 간단하면서도 명확한 대안. 이 책이 다소 불편하더라도 끝내 괜찮은 이유다.< 불편해도 괜찮아 > 의 저자 김두식 교수가 '커밍아웃 인생'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연다. 오마이뉴스와 CJ도너스캠프 공동 주최로 오는 30일 오후 7시 서울시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개최된다. 관심있는 많은 분들의 참여를 부탁드린다.☞ [클릭] 김두식 교수의 '커밍아웃 인생' 특강 신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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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애의 목적 > 중 한 장면. 후배 동료 교사에게 노골적인 작업을 거는 이유림(박해일). ⓒ 싸이더스 인권 의식의 시작, 사춘기 딸과 눈높이를 맞추는 것처럼 ▲< 불편해도 괜찮아 > ⓒ 창비 결국 우리가 만들어온 한국사회라는 '괴물' ▲영화 '빌리 엘리어트'의 한장면. 인권 감수성을 고취해 줄 < 불편해도 괜찮아 > 중 뽑은 '강추' 영화 - 제1장 네 멋대로 해라 : 청소년 인권< 날아라 펭귄 > 임순례 2009, < 발레교습소 > 변영주 2004, < 다우트 > 존 패트릭 샌리 2008- 제2장 왜 이렇게 불편할까? : 성소수자 인권<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 김태용, 민규동 1999, < 로드무비 > 김인식 2002, < 후회하지 않아 > 이송희일 2006, < 밀크 > 구스 반 산트 2008- 제3장 뺨따귀로 사랑 표현하기 : 여성과 폭력< 똥파리 > 양익준 2009, < 안토니아스 라인 > 마를린 호리스 1995, < 가족의 탄생 > 김태용 2006- 제4장 공주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까? : 장애인 인권< 오아시스 > 이창동 2002, < 포레스트 검프 > 로버트 저메키스 1994- 제5장 한국의 < 빌리 엘리어트 > 는 언제 나올까? : 노동자의 차별과 단점< 빌리 엘리어트 > 스티븐 달드리 2000, < 브래스트 오프 > 마크 허먼 1996, < 밥·꽃·양 > 임인애, 서은주 2002, < 외박 > 김미례 2009- 제6장 1년에 600명의 청년들이 교도소에 가는 나라 : 종교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밀양 > 이창동 2007, < 방문자 > 신동일 2006, < 용서받지 못한 자 > 윤종빈 2005, < 바시르와 왈츠를 > 아리 풀먼 2008- 제7장 영화 화면을 자르는 사람들 : 검열과 표현의 자유< 색, 계 > 리 안 2007, < 반두비 > 신동일 2008, < 친구 사이 > 김조광수 2009- 제8장 누가 앵무새를 죽였는가? : 인종차별의 문제< 앵무새 죽이기 > 로버트 멀리건 1962, < 커포티 > 베닛 밀러 2005, < 박치기 > 2004, < 거류 > 김소영 2000- 제9장 그냥 다 죽이면 간단하지 않나요? : 차별의 종착역, 제노사이드< 호텔 르완다 > 테리 조지 2004, < 타인의 삶 >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2006, < 체인질링 > 클린트 이스트우드 2008, < 카운터페이터 > 슈테판 루조비츠키 2007*(제목, 감독, 년도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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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편해도 괜찮아(김두식/창비) ‘호주에 살고 있는 무혁은 애인 지영이 자신을 버리고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하려 하자 지영을 억지로 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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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제의 책] 영화·드라마를 통해본 인권 사각지대
- 파이낸셜뉴스 2010.07.28
- ■불편해도 괜찮아(김두식/창비)
'호주에 살고 있는 무혁은 애인 지영이 자신을 버리고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하려 하자 지영을 억지로 차에 태우고 난폭하게 질주합니다. 해안가 절벽에 돌발적으로 차를 세운 무혁은 지영에게 "죽자 그럼, 같이 못 살 거면, 같이 죽자"고 절규합니다. 지영이 "왜 이래? 진정해" 하고 울부짖자 무혁은 "기도 같은 거 하고 싶으면 해, 마지막으로. 간다, 그럼. 저승에서 보자"라며 액셀러레이터를 밟습니다.'(97쪽)2004년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화제의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도입부입니다. 주인공 '소지섭'은 이 드라마로 최고의 청춘 스타로 떠올랐지요. 낭만적인 청춘의 장치로 흔히 쓰이는 기습 키스, 옛 애인 뺨따귀 날리기, 자동차에 태우고 질주하기는 우리에겐 아주 익숙한 장면들입니다. 익숙해져 있기 때문일까요? 실제로 이 장면을 보고 불편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실로 옮겨오면 어떨까요? 얼마 전 인질극을 벌인 끝에 결혼을 반대하는 여자친구의 어머니를 살해한 남자 이야기는 그대로 장소만 바꾼 드라마 속 '소지섭'의 이야기입니다. 안 만나준다고 자해하고 밤낮으로 회사와 집으로 쫓아다니다가 급기야 자동차로 납치했다는 얘기가 내 얘기가 되면 더 이상 낭만적일 수 없습니다. 그 남자는 '스토커'일 뿐이지요. 그런데 한국형 드라마에는 유독 이런 장면이 많이 등장합니다. 참으로 이상합니다.'헌법의 풍경' '불멸의 신성가족'에 이어 '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를 통해서 '성역'으로 불리는 한국 법조계와 교회의 현주소를 분석한 바 있는 김두식 교수가 이번에 들고 나온 주제는 '인권'입니다. 그는 이 책에서 우리 주변에 도사리고 있는 인권의 사각지대를 약 80여 편에 이르는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의 장면들을 인용하며 짚어줍니다.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를 통해서는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를 가진 청소년들을 우리 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가두고 있으며, 이 같은 불필요한 제재가 오히려 더 큰 일탈을 양산하고 있는 것을 보여줍니다. '동성애' 문제를 다룬 장에서는 동성애를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우회적으로 다룬 작품을 대할 때와 노골적인 섹슈얼리티로 다룰 때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체감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또 그것 자체가 얼마나 많은 편견을 내포하고 있는지 이야기하지요. 장애를 보는 시선은 좀 더 심도 있습니다. 훌륭한 영화 '오아시스'가 오히려 장애인을 노골적으로 비하한 영화 '300'보다 더 위험할 수 있는 이유, '사랑의 리퀘스트'가 좋은 방송임에도 애인을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자혜를 베풀어야 하는 '영구적인 환자'로 바라보게 하는 또 다른 편견을 드리울 수 있음을 그는 시사합니다.각 장들은 청소년, 성소수자, 여성, 장애인처럼 일상적인 인권 문제부터 시작해 노동자, 종교와 병역거부, 영화 검열 등 국가권력의 문제와 인종차별 같은 국제적인 문제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는데, 하나같이 친숙한 드라마·영화 속 장면을 예로 들고 있어 전혀 딱딱하게 읽히지 않습니다. 가령 청소년들의 가치관과 세대차를 이해하기 위해 작가가 제시한 키워드는 '지랄 총량의 법칙'. 모든 인간에게는 일생 쓰고 죽어야 하는 '지랄'의 총량이 정해져 있는데 어떤 사람은 그걸 사춘기에 다 써버리고 어떤 사람은 늙어 늦바람이 나기도 한다는 겁니다. 그 법칙을 적용하다 보면 우리 '청소년들의 이해 불가한 일탈'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질 만하며, 어른들은 좀 더 여유로운 시선으로 청소년을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인권을 주제로 다룬 이 책에서 저자가 줄곧 강조하고 있는 부분은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성경 구절입니다. '왜 신이 존재하지 않는지'에 대해 증명한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을 읽고 어떤 사람은 무신론자가 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더욱 신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된 것처럼, 세상엔 다양한 시선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이지요. 그런 관점에서 동성애자들을 바라본다면,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알면서도 이성애자가 될 수 없었던 데에는 그들 나름의 이유가 있지 않겠냐는 겁니다. 그들의 다름을 인식하고, 또 우리 안의 편견을 불편하게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작업일 수 있음을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해 줍니다./송은주 YES24 도서2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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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랄 총량의 법칙’ 아세요?
- 서울신문 2010.07.19
- [서울신문]민중의 지혜라는 '지랄 총량의 법칙'을 아십니까.'불편해도 괜찮아'(창비 펴냄)의 저자 김두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춘기가 되면서 '이해할 수 없어진' 딸에 대한 이야기로 책을 시작한다.김 교수의 딸은 중학교 1학년이 되더니 "엄마 아빠 같은 찌질이로는 살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사사건건 부모와 충돌한다. 저자는 '시민들을 위한 싱크탱크' 희망제작소의 유시주 선생에게 고민을 털어놓았고, 유 선생은 "모든 인간에게는 일생 쓰고 죽어야 하는 '지랄'의 총량이 정해져 있다. 어떤 사람은 그 지랄을 사춘기에 다 떨고, 어떤 사람은 나중에 늦바람이 나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죽기 전까진 반드시 그 양을 다 쓰게 되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혼한 한 배우는 어렸을 때 조신하게 살면 나이 들어서 사고를 치게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공부하란 말을 '교수답게' 에둘러서 하던 김 교수는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를 보고 부모에게 필요한 것은 자녀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이지 기대나 닥달이 아니란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남주인공 고복수(양동근 분)가 여주인공 전경(이나영 분)이 아버지로부터 뺨을 맞는 광경을 보고 "진짜 아버지 따로 있을 거예요. 무슨 아버지가 이래?"라고 말하는 장면을 보고서다. 이후 김 교수는 딸의 공부에 대한 복잡한 기대를 버리자, 딸의 '지랄'도 놀랄 만한 속도로 안정을 찾는다.영화광 김 교수는 10여년 전 공부하는 아내를 위해 검사직을 그만두고 2년간 육아와 가사에 전념했다. 이를 두고 많은 사람이 "좋은 남편 만나서 (아내가) 행복하겠다."라고만 하지, 혼자 2년 반 동안 미국에서 일하고 공부하며 아이까지 키운 아내의 노고는 이야기하지 않더라는 게 김 교수의 고백이다. 결국 자신은 이 땅에서 남자로 태어난 특권을 누리고 있을 뿐이라고.'불편해도 괜찮아'는 이처럼 영화와 드라마, 인권에 대한 이야기가 저자의 인생사와 엮여 소설보다 재미있는 인문교양서가 됐다. 김 교수는 법조계 사람들을 심층 인터뷰한 '불멸의 신성가족', 저자 자신이 기독교도이면서 한국 교회에 신랄한 일침을 가한 '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 등을 쓴 '문제적 저자'다. 무엇보다 그의 필력이 지닌 장점은 예민하면서도 무거운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낸다는 것.'국민드라마'였던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현빈이 옛 애인이었던 정려원의 비밀을 알고 뺨을 때리는 장면에서도 사랑과 분노를 따귀로 풀어내는 우리 드라마 작가와 PD의 '게으름'을 지적한다. 그러면서 10년간 한국 드라마에서 따귀 때리는 장면만 모아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서 방송국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저자의 생각에는 슬며시 웃음도 난다.저자는 미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동안 공공도서관에서 '보디 히트' '나인 하프 위크' '투 문 정션' '와일드 오키드'와 같은 오래된 영화들을 빌려 보았다고 한다. 한국에서 뭉개진 화면으로만 감상했던 영화들이었다. 그러다 '색, 계'를 보게 되었을 때 이제 겨우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초입에 들어섰다고 생각했단다. '볼 권리'를 누리며 가슴 벅차오른 감격을 느낀 저자는 가위질은 언제나 절대적으로 위헌이라고 지적한다.청소년, 성 소수자, 여성, 장애인, 노동자 등의 인권을 영화와 연결지어 흥미진진하게 풀어내는 책은 드라마보다 강한 중독성을 발휘한다. 1만 3800원.윤창수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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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편해도 약자 편에서 인권을 보라
- [한겨레] 내 안의 이기적 유전자 다스릴김두식 교수 인권감수성 강의 〈불편해도 괜찮아〉 김두식 지음/창비·1만3800원 인권이란 단어와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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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식 교수 인권감수성 강의 〈불편해도 괜찮아〉 김두식 지음/창비·1만3800원인권이란 단어와 우리와의 거리는 이중적이다. 내 자식, 내 집, 내 인격을 건드릴 때만 그 단어의 절박성이 가동된다. 남의 것일 때는 내 것을 빼앗기지 않는 데까지 유효하고, 내 안에 들어오지 않는 선까지 품위가 있다. 꼭 둘로 쪼개지지는 않더라도 인권을 바라보는 우리 시각은 복잡하고 중층적이다. 종교의 권리를 인정하지만 총을 거부하는 신념을 지키기 위해 군대에 가지 않는 이들은 받아들이지 못한다. 동성애가 우리 사랑과 뭐가 다르냐고 하면서도 동성끼리 몸을 섞는 영화장면은 견디지 못한다. 뭉개지는 학생 인권을 개탄하면서도 내 아이 염색한 머리나 짧아지는 치마를 보면 다시 학교를 쳐다본다. 깊이 박힌 이기적 유전자를 다스리기 어려운 우리가, 나와 남의 경계가 없는 인권의 보편성을 가슴으로 획득한다는 것은 아예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다.인권활동가이자 법학자인 김두식 교수는 그 고백으로 입을 연다. 한 법대에서 강의를 할 때였다. 끝자락에 "여러분이 사법연수원을 마칠 때쯤이면 다수가 마담뚜의 도움을 받아 아내를 얻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한 학생이 "여기 앉아 있는 법대생의 40%가 여학생인데요"라고 했고, 그제서야 "청중의 절반 가까이를 투명인간 취급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내 또래에 나만큼 의식이 깬 남자도 없다"는 자만심은 여지없이 깨졌다.그는 외국인노동자도, 여성도 동성애자도 아니다. 그의 종교는 병역을 거부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늘상 그들을, 그들의 인권을 이야기한다. 그게 두렵다. 내가 그들이 아니니 그들이 던지는 몸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고, 안으로 숨는 고통의 파동을 느끼지 못한다. 세상은 형법을 가르치는 한 교수가 인권을 말한다고 대견해 하지만, 자신은 딱 거기까지다.그가 쉼 없이 그들을 만지는 감성의 촉수를 가다듬는 이유다. 그는 <불편해도 괜찮아> 서문에 "새로운 불편을 느끼기 위하여"라고 적었다. 그가 '인권 감수성'을 키우는 방법으로 제시한 것은, <앵무새 죽이기>의 주인공 애티커스 핀치의 말 "입장 바꿔 생각해 봐"이다. 영화나 드라마는 좋은 수단이다.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무혁(소지섭)은 애인 지영(최여진)이 자신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결혼하려 하자 지영을 억지로 차에 태우고 난폭하게 질주한다. 해안가 절벽에 차를 세우고 "같이 죽자. 저승에서 보자"고 울부짖는다. 애절한 사랑이 화면에 가득 찼을 때 그가 든 생각. "혹시라도 내 딸이 저런 놈과 사귀게 되면 어쩌지?" 그 생각에 잠도 오질 않았다고 했다. 검사 시절 '명문대' 출신 두 남녀의 비슷한 사건을 다뤘는데, 폭력으로 시작해 폭력으로 끝났다. 이가 두 개나 부러진 여성이 상해죄로 남성을 고소했고, 남성이 용서를 빌자 여성은 고소를 취하했다. 그러자 이번엔 남성이 진단서 끊어 여자를 고소했다. 이런 게 현실이다. 폭력은 폭력 이상 아무것도 아니다. "자동차에 강제로 태우는 사람은 사귀지 말고 따귀 때리는 사람도 빨리 정리해라.…사랑은 말로 하는 것이지 주먹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영화 <날아라 펭귄>에서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엄마(문소리)는 직장에선 '요즘 엄마'들의 극성을 한탄하고 아이들의 인권을 이야기하는 '386 지성인'이다. 집에서는? 자는 아이 깨워 영어책 읽게 하고, 집에선 영어만 쓰게 하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극성엄마다. 엄마의 지시를 충실히 따르는 착한 아들은 사실 쉬는 시간 이유 없이 허브 가지를 분지르고, 거북이를 아파트 베란다에서 떨어뜨리는 아이다. 미쳐 돌아가는 세상. 이 아이처럼 많은 아이가 부모의 미망으로, 교육의 이름으로 영혼이 병들어 간다. 부모나 학교나 아이들의 염색한 머리나 짧은 치마를 용서하지 못한다. 교문 앞에서 머리 자르고, 치마 자른다고 아이들의 욕구는 사라지지 않는다. 놔두면 1~2년 안에 지나갈 수 있는 것을 억지로 누르니, 30~40년 동안 사춘기를 겪는 어른이 생긴다. "청소년기에 머리 처박고 공부만 한 다음, 남은 평생을 그 억제된 에너지를 몰래 분출하는 데 쓴다. 교육정책도 그런 사람이 수립하고, 법도 그런 사람들이 만든다." '다 너를 위해서'라는 이름으로 우린 너무 많은 걸 잃고 있다.영화 <300>에서 스파르타 전사들과 싸우는 상대 페르시아군은 괴물로 묘사된다. 감독이 만든 그런 이미지로 타자화한 적은 소나 닭처럼 죽어나가도 관객은 부담이 없다. 강한 스파르타 전사를 키우기 위해 장애아를 죽이는 스파르타식 전통에도 무감각하다. 영화는 우월하고 건강한 인종의 지배를 꿈꾸던 히틀러의 망상을 떠올리게 한다. 히틀러는 많게는 2만5천명의 독일인 장애아의 목숨도 빼앗았다. "스파르타나 히틀러의 그것은 우리가 기형아를 낙태시키는 행동과 무엇이 다를까?"세상사 단순한 것은 없다. 인권을 보는 우리 시선도 마찬가지다. 한쪽이 옳다가도 다른 쪽 얘기를 듣고 나면 머리가 아프다. "법에선 의심스러울 때 피고인의 눈으로 보라는 말이 있다. 의심스러울 때는 약자의 이익으로 보라." 인권지킴이, 그의 조언이다.함석진 기자 sjham@hani.co.kr세상을 보는 정직한 눈 <한겨레> [한겨레신문 구독|한겨레21 구독]공식 SNS 계정: 트위터www.twitter.com/hanitweet/ 미투데이http://me2day.net/hankyorehⓒ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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