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김범일)

2013. 4. 10. 21:45시민, 그리고 마을/지방 시대, 지방 자치, 주민자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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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는 친구 | 조회 3 |추천 0 | 2006.05.13. 16:56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김범일 한나라당 대구광역시장 예비후보


 지방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판에 지난해 말 정부와 여당은 대기업의 수도권 공장 신․ 증설 규제를 완화했고, 최근에는 5. 31 지방선거를 의식했음인지 추가 완화조치까지 하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이는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으로 하여금 생존을 위해 절규하고 몸부림치게 만들어 버렸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면서 참 안타까웠다. 나는 30여년 간 중앙부처에서 공직생활을 하다가 대구에 내려와 말로만 들었던 지방의 고충을 몸소 체험했다.


 수도권 규제완화는 많은 문제를 배태할 공산이 크다. 특히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더욱 그러하리라 예견된다. 이런 시각으로 정부와 여당, 그리고 수도권 주민에게 국가 경쟁력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는 우리가 어떻게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하는지를 냉철하게 생각해 보자고 제안한다. 그동안 수도권 집중이 지방의 생산요소나 잠재력을 무차별적으로 빨아들여서 수도권 과밀화와 지방 궁핍화를 초래된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런 문제의 심각성 때문에 참여정부가 국정 핵심과제로 행정수도 신설, 공공기관의 지방이전 등을 시도하고, 국가균형발전 특별법 등을 만들어 ‘전국이 골고루 잘사는 사회’를 건설하겠다고 주창한 것 아니겠는가. 지방의 실상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 대기업과 첨단기업은 수도권으로 몰리고, 지방의 고급인력은 수도권으로 모조리 유출되고 있다. 서민생활과 연관이 있는 유통과 건설부문 또한 수도권의 대기업이 거의 장악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방경제의 공동화는 가속화하고, 심지어는 수도권에 종속되어 가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간단한 예를 몇 가지만 살펴보자.


 수도권 기업이 지방에 세운 대형유통업체들은 상품은 물론이고 광고 전단지조차 서울에서 가져오고 있다. 대형 건설업체들도 대부분의 협력업체를 거느리고 내려오고 심지어는 공사현장의 ‘밥집’ 운영자까지 데리고 와서 일을 하는 등 지방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 이처럼 수도권이 지방에 빨대를 꼽아 빨아대기만 하는  현상은 너무나 비일비재 하여 다 열거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그렇다면 지방의 현실이 이러한데, 이를 외면한 채 수도권의 규제를 자꾸만 완화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정부 여당은 이와 관련해 ‘국가 경쟁력’을 이유로 든다. 물론 단기적으론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집중의 효율이 한계에 다다라 오히려 국가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지역 간 양극화 심화로 국민통합을 저해하여 비수도권의 황폐화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렇게 되면 수도권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즉 지방의 황폐화는 결국엔 수도권의 부담으로 되돌아가는 ‘부메랑 효과’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관점으로 국가경쟁력을 탄탄하게 제고하는 제일 바람직한 길은 지방의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아울러 정부 여당과 수도권 주민에게 나라의 장래를 생각하고 대비하는 시각을 견지해 주길 간곡히 당부한다. 거시적인 시각으로 한 세대 뒤의 국가경쟁력을 생각하고, 더불어 미시적 시각으로 지방의 현실을 살펴 봐 주길 바란다. 이렇게 해야 수도권과 지방은 마침내 상생의 ‘Win-Win’ 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혹자들은 ‘서울(수도권)과 나머지 사막들(지방)’이라는 말로 우리 국가경제의 현 실정을 표현하기도 한다. 허투루 들어 넘길 일이 절대 아니다. 국가의 균형적 발전을 이뤄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을 하도록 하는데 매진해야 하겠다.


 이를 위해, 첫째 무엇보다 참여정부가 초심으로 돌아가 균형발전에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한다. 적어도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등을 통하여 지역분산 효과가 가시화하기 전에는 수도권 규제의 골격을 최대한 유지해야 한다. 선거를 위한 선심성 수도권 규제완화는 참으로 금물이다. 자칫 나라를 망칠 수 있다는 자각을 심각하게 해주길 바란다.


둘째, 지방에서 기업하기 좋도록 하는 여건조성을 위해 중앙정부가 과감히 투자해야 하겠다. 수도권 기업들이 지방으로 이전하는 경우 이전비용 지원 등 인센티브를 줘야 하고 지방대학 육성에도 힘써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방은 수도권 시민들의 고향이라는 점을 강조할까 한다. 지방발전은 곧 내 고향이 발전이라는 사고를 수도권 시민들이 해 준다면 지방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해법의 또 다른 축이 될 수 있다. 오늘 날 우리는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는 대명제 앞에 서 있다. 모두 힘을 합쳐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