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고 싸늘한 날씨도 참가자들의 열기를 막을 순 없었다. 제1회 마을만들기 전국대회는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문예체육회관에서 열린 한일컨퍼런스를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이 자리에서 기조강연에 나선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강태혁 기획단장은 “살기 좋은 지역만들이기의 중요한 원칙은 ‘주민주도’이며 이에 근거해서 민관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기조연설을 통해 밝혔다. 또 강 단장은 “마을만들기 전국대회는 주민과 NGO, 지자체가 자발적이고 주도적으로 추진했다는데 가장 큰 의의가 있다.”라고 이번 마을만들기 전국대회의 의미를 부여했다. 강 단장의 이 같은 의미 부여는 행사가 끝난 후 평가회의를 통해서 재차 확인됐다. 발제와 토론이 적절히 어우러질 수 있는 시간배분의 실패, 2박3일이라는 긴 일정을 알차게 채울 수 있는 치밀한 시간계획의 아쉬움, 지역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 등 몇 가지 행사 준비와 진행상의 아쉬운 점이 제기되었음에도 평가회의에서는 이번 대회가 갖는 의미가 더욱 크게 부가되었다. 그만큼 ‘마을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는 슬로건이 주는 느낌이 강했고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의미는 충분했기 때문이다. 군 마을만들기팀 곽동원 담당자는 “짧은 마을만들기 역사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전국 마을공동체를 회복하고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그 사람들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었던 것이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성과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군은 이번 대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정리해 매뉴얼로 만들 계획이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추경에 예산을 확보해 발제자들의 발제내용과 토론내용을 정리해 이번 대회의 성과물로 남길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 둘째날 분과별 학습과 토론 가운데 제2분과 마을만들기 사례발표 모습. 사회를 맡은 이필구 한국YMCA 전국연맹 기획팀장이 발표회를 진행하고 있다.◆ 마을 만들기는 ‘사람의 힘’ 첫날은 한일컨퍼런스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유키토미오(일본 민속연구가)씨가 일본 마을만들기 경험과 교훈을 들려주었다. 또, 한국의 마을만들기 현황과 과제, 진안군 으뜸마을가꾸기 추진사례 등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유키토미오씨는 마을 음식문화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며 음식을 통한 마을공동체 회복과 관광자원화 사례를 소개했다. 유키토미오씨는 “농촌마을엔 좋은 일자리와 자연환경, 문화, 이웃 등이 필요하지만 모두 갖추기는 쉽지 않다.”라며 “하지만, 좋은 마을은 돈이나 행정으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사람의 힘’으로 가능하다.”라고 역설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문예체육회관에 설치한 마을부스와 마을특산물전시·판매대를 둘러보고 저녁 문화공연과 기념식에 참가했다. 이날 문화공연은 아름나라 합창단과 느티나무 앙상블이 무대에 올라 멋진 공연을 펼쳤다. 저녁행사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마을가꾸기가 진행되고 있는 마을로 자리를 옮겨 마을단위로 마을만들기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 마임리스트 조성진씨가 '나무의 꿈'이란 주제의 마임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공연 후 조씨와 참석자들은 함께 어울리며 마임을 직접 체험하는 시간도 가졌다.◆ 분과별 학습장 뜨거운 열기 본격적인 행사가 진행된 둘째 날 오전은 각 마을 프로그램으로 진행한 후 점심 후 학습과 토론 시간이 저녁까지 이어졌다. 모두 11개 분야로 나눠 진행한 학습과 토론 시간에는 ‘마을만들기 사례발표’에 가장 많은 참가자가 몰리면서 관심분야를 드러냈다. 청소년 수련관 각 실에서 발제와 토론, 실습 등으로 진행한 학습과 토론은 계획 시간을 넘겨서까지 진행하며 뜨거운 열기를 보여주었다. 정부사업과 공무원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열린 3분과에서는 남해와 안성, 순천시에서 담당자들이 나서 사례발표와 함께 정부의 사업예산 집행 계획의 차질과 각 정부 부처에서 진행하는 유사사업 등으로 인한 애로사항을 지적했다. 발제자로 나선 행정자치부 살기좋은 기획팀 김상광 사무관은 애초 준비한 발제내용 대신 정부의 마을만들기 방향에 대해 개괄적인 설명으로 참석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김 사무관은 발제를 통해 “마을 외형의 새로운 디자인, 교육·의료 개선을 통한 삶의 질 향상, 공동체 복원, 소득개발 등이 마을만들기의 주요 핵심 추진 전략.”이라고 설명하며 “과거 농어촌개발계획처럼 소득향상에 초점을 맞추진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사무관은 “정책 패키지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예산 집행의 시스템화를 꾀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부처 간 협의를 활발히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 30여 명 남아 행사 마무리 6시가 다 되어 각 분과별 학습과 토론을 마무리한 참가들은 구내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마친 후 함께 모여 조성진 마임니스트의 공연을 즐겼으며 각 분과별 토론 내용을 발표 정리했다. 이 자리엔 진안 마을가꾸기를 이끌어낸 장본인으로 평가되는 임수진(한국농촌공사 사장) 전 군수가 참여해 제1회 전국대회를 축하했다. 마지막 날에는 간단한 평가회의와 함께 차기 대회 유치장소에 대한 논의를 한 후 행사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