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 살아있고, 인간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전 국토에 걸쳐 이루어진 사업이었고, 시행 전부터 진행 과정까지 내내 논란이 끊이지 않았기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4대강 사업에 대한 인상 한두 가지는 누구나 갖고 있을 터, 청보리밭처럼 푸르게 물든 녹조라떼 강물, 처음에는 이름을 부르기도 어려웠으나 어느새 익숙해진 이름 큰빗이끼벌레 같은 장면이 대번에 떠오른다. 그런데 4대강 사업의 구체적인 과정과 오늘의 상황 그리고 이후 벌어질 일은 얼마나 알려졌을까. 4대강 사업이라는 이름이 워낙 거대해서 오히려 현실감이 떨어지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다행히 2009년 사업 초기부터 오늘 이 순간까지, 거의 매일 금강 주변을 탐색하고 기록한 이가 있으니, 바로 '금강요정'이라 불리는 시민기자 김종술이다. 그는 생명과 아름다움을 깨닫게 해준 금강을 너무 사랑했기에 금강이 망가지는 모습을 그대로 둘 수 없었고, 때로는 몸으로 때로는 글로 4대강 사업을 막고 알리고 바로잡으려 애썼다. 이 책은 강이 죽음에 이르는 과정, 이를 그저 바라보며 각자의 이익을 챙기기 바쁜 사람들, 그럼에도 다시 희망을 전하는 강의 생명을 차례로 전하며, 엎지른 물의 일부라도 다시 담으려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인간과 강이 함께 살아가려면,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를 전한다.
거창한 말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고 듣고 느낀 기록이고, 그 기록에 바탕한 자명한 방향이기에, 진실에 비친 현실이 더욱 참담하고, 절망을 딛는 희망이 훨씬 생기 넘친다. 강은 지옥을 견디며 여전히 살아있고, 그렇기에 인간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무엇이든.
- 사회과학 MD 박태근 (2018.07.27)
지난 2009년 4대강 사업이 시작되었다. 정권이 바뀌고 닫혔던 금강의 수문이 열렸다. 자그마치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이제 시작이다. 4대강 16개 보 중 겨우 몇 개의 수문이 열렸을 뿐이다. 이 책은 지난 10년간 금강에 터를 잡고 살면서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금강에 나가 4대강 사업 이후 강의 변화를 기록한 취재기이다.
말 못하는 새와 수달, 오리의 편에 선 ‘시민’ 김종술과, 대부분의 국민이 반대한 사업을 밀어붙인 ‘거대권력’ 이명박 대통령의 싸움의 기록이기도 하다. 김종술 기자는 모든 언론이 떠난 자리에 남아 이명박 대통령과 그 부역자들이 저지른 사건들을 끈질기게 추적한다. 물고기 집단폐사 사건 때는 정부가 발표한 물고기 사체의 수를 일일이 확인하고, 건강에 무해하다는 환경부의 주장대로 녹조로 뒤덮인 강물을 직접 마셔보기도 한다.
4대강 공사로 갈아엎은 땅에 사는 농민들과 어민들을 찾아가 이명박 대통령의 말대로 정말 먹고살기가 좋아졌는지 묻기도 한다. ‘사업’의 명목으로 쏟아부은 수십 조원의 혈세와 그 혈세로 파괴된 것들, 그리고 그 파괴된 것들을 은폐하려는 기묘한 행정과 언론 플레이들을 낱낱이 고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