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정착하고픈 농가주택의 이모 저모
바람 돌 여자의 섬 제주...제주에 살아보고픈 자그만 돌담집
전국 부동산이 얼었다고 하지만 제주 부동산과 제주 농가주택은 호황을 넘어 품귀현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제주 부동산과 제주 농가주택이 없어서 못 팔 정도가 되고 있는 이유는 3년 사이 8천명이 제주로 이주하고 있을 만큼 제주 인구가 급속도로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구가 늘다 보니 당연히 제주 부동산은 호황을 누리고, 저렴한 비용으로 구입할 수 있는 농가주택은 사고 싶어도 못 살 정도로 농가주택은 매물이 나오기 무섭게 팔립니다.
제주에 살고 싶은 사람은 많고 제주 부동산과 농가주택 매물이 없다 보니 육지와 비교해서 제주 부동산은 황당하고, 문제 많은 농가주택이 손쉽게 거래가 되고 있습니다.
' 제주 농가주택 품귀현상, 도대체 왜?'
제주에 이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낭만적인 귀농이나 귀촌 생활을 꿈꾸며 제주에 내려옵니다. 제주에 내려와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자신들이 살 집을 구하는 것인데, 이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제주에 내려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소규모 자본을 가지고 내려오기 때문에 1억원 미만의 제주도 농가주택을 선호합니다.
그러나 이런 농가주택은 찾는 사람은 많고 공급이 따르고 있지 못해, 아무리 제주오일장, 제주 부동산 사이트, 카페 등을 뒤져봐도 마땅한 매물도 없거니와, 있다고 해도 전화를 하면, 당장 계약하지 않으면 금방 나갈 것이라는 부동산 업자들의 불친절함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합니다. 제주 농가주택을 찾기 어려운 이유는 제주 <괸당문화>의 특성상 농가주택이 나와도 대부분 지인이나 인척, 지역 이웃에게 먼저 매매 되기 때문입니다.
제주 농가주택은 실제 소유주가 행방불명 됐거나 (제주 4.3사건 등으로) 육지에 있는 경우가 많아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토지 주인과 건물주 (지상권)가 다른 경우가 허다해서 빈집에 아는 사람이 연세(제주는 월세를 1년에 한꺼번에 내는 제도)로 살기는 가능해도, 실제 매매는 안 되는 상황도 많습니다. 이처럼 제주 농가주택의 매물이 없는데도, 농가주택을 선호하는 이유는 방송에서 저렴한 가격의 농가주택을 근사하게 리모델링해서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자주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제주 농가주택의 리모델링은 그리 쉽지가 않습니다. 대부분 오래된 집이라 화장실도 밖에 있고, 기둥이나 지붕 대들보가 썩어 못 쓰는 경우가 많아 부분 철거하고 리모델링 하는 비용이 집을 새로 건축하는 비용보다 더 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 최소한 이것은 알고 농가주택을 구입해라'
리모델링 비용도 많이 들고, 생활하기도 불편한 제주 농가주택, 그래도 부동산을 통해 구입하겠다면, 최소한 농가주택이 가진 문제점만큼은 미리 알고 있어야 합니다. 문제를 알고 구입하는 것과 모르고 사는 것은 하늘과 땅만큼이나 차이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문제를 알면 그에 대한 대책 마련 또한 준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주 농가주택을 구입하다 보면 가장 많이 접하는 것이 <미등기 건축물>이라는 용어입니다. 이 말은 집은 있는데, 주택은 건축물대장에 없는 무허가 주택이라는 뜻입니다.
제주에는 이처럼 무허가 주택이 많은데, 이런 미등기 주택도 그나마 없어서 못 사는 이상한 지역이 되었습니다. 물론 무허가 주택이라고 절대 거래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미등기 건축물은 양성화하는 과정을 거쳐 건축물 대장에 등재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등기 건축물을 양성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행강제금>을 내야 하는데, 10평짜리 무허가 건축물은 대략 100만원 정도 (대지 공시지가와 건축년수,건축물 구조 현황 등에 따라 차등)를 내면 됩니다. 가끔 제주에서 무료로 양성화를 시켜주기도 해서, 이 시기를 기다리는 사람도 있기는 합니다.
그냥 대지에 세워진 미등기 건축물을 양성화해서 살면 되는 경우는 그나마 괜찮습니다. 만약 해당 부지가 전,답,과수원,임야라면 철거를 하고 대지로 변경한 후 건축을 새로 해야 합니다.
이럴 경우 골치 아픈 일이 있는데, 그것은 제주의 집들이 대부분 슬레이트 지붕이라, 석면 등을 처리하는 특수폐기를 해야 하는데 이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듭니다. 사진 속처럼 방진 마스크와 복장, 석면 방지 가림막을 설치하는 특수 업체를 이용하지 않고 무단으로 슬레이트 지붕을 철거하다 걸리면 5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합니다. 슬레이트 지붕이 있는 농가주택을 구입할 경우 철거 비용을 정확히 계산하지 않고 농가주택을 구입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주 농가주택이 대지에 있는 경우도 잘 살펴봐야 합니다. 어떤 농가주택은 전과 대지 사이에 세워져 있어, 일부는 건축물대장에 등재되어 있고, 어떤 부분은 무허가 건물로 처리되는 이상한 일도 비일비재하게 이루어집니다.
이처럼 제주에는 집이 있으니 대지라고 쉽게 생각하는 상식과는 전혀 다르게, 지목이 전이나 임야,과수원 등에 건축된 경우도 많습니다.
문제는 외지인이 이런 지목을 바꾸는 일이 그리 쉽지가 않다는 점입니다. 괸당문화의 특성상 아는 사람이나 친척,지인이 오면 친절하게 지목변경에 대해 설명을 해주지만, 외지인의 경우는 철저하게 공무원 마음대로 법의 원칙을 지켜 형질을 변경해주지 않는 사례가 많습니다.
특히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가보면 지목이 대지가 아닌 경우가 있기 때문에, 무조건 땅값이 싸다고 계약하기보다 지목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정확히 등기부 등본 등을 직접 발급받아 확인해야 합니다.
부동산 업자들은 쉽게 지목을 변경할 수 있다고 하지만 외지인이 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집을 계약하기 전에 미리 비용을 지불하고 대지로 변경해달라고 하는 방법도 시도해볼만 합니다. 제주 부동산에는 멀쩡하게 집도 있고, 비포장 도로이지만 도로도 존재하는 매물도 있습니다. 그런데 등기부 등본을 발급받아 보니 지적도상 맹지로 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맹지는 말 그대로 도로가 없는 땅이기 때문에 나중에 어떤 건축허가를 신청해도 반려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맹지로 되어 있는 땅을 구입하면 언젠가는 이 문제 때문에 골치 아픈 일이 반드시 생깁니다.
제주에는 이처럼 집 앞에 시멘트가 깔린 도로이지만 전으로 되어 있는 경우도 있도 허다합니다. 또한 '사도'(개인 도로)라서 <토지사용승낙서>를 첨부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곳도 많은데, 외지인이 사도 이용을 주민들에게 받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단순히 집이 있고 대지가 있으며, 앞에 도로가 있다고 무조건 사면 나중에 '왜 내 도로를 함부로 다니느냐'는 이웃집과 민원에 휩싸일 수 있으며, 이런 분쟁에 휘말려 팔지도 못하고 사용도 못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주 부동산이 가장 많이 사기 치는 경우가 토지 평수를 속이는 일입니다. 등기부 등본에 나온 평수를 가지고 평당 얼마이니 싸다고 외지인에게 말을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측량을 해보면 20~30평이 그냥 도로에 포함된 사례도 비일비재 합니다.
물론 양심 있는 부동산 업자라면 이것을 인지하고 판매자에게는 이 땅의 크기만큼 가격을 빼달라고 하고 구매자에게는 가격을 깎아주는 일도 있습니다. 문제는 농가주택을 구입하면서 제대로 토지측량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막상 나중에 건물을 신축하려고 토지측량을 하면 내 땅이 남이 사용하고 있거나, 내가 남의 땅을 사용하는 일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돌담이 경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돌담과는 전혀 다르게 지적도가 나오는 경우가 많아, 내가 사려는 농가주택의 현황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토지 분쟁으로 (옆집은 내가 20년 이상 살았는데 이제와서 무슨 소리냐는 식으로) 이웃끼리 원수가 되고, 마을에서 버티지 못하는 일도 생깁니다.
' 농가주택 구입, 부지런해야 고생 안한다'
앞서 말한 사례는 극히 일부분입니다. 부동산 전문가도 아닌 아이엠피터이지만 제주 부동산 관련 문제점만으로 수십 개의 글을 쓸 정도로 제주 부동산은 문제가 많습니다. 문제가 많은 제주 부동산을 해결하는 방안은 구매자가 스스로 뛰어다니는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쉬운 예로 자신의 집 근처에 건축물이 들어오는 경우입니다. 자신이 사려는 집 주변에 무슨 편의시설이나 도로가 확충되는 일은 부동산 업자가 뻥튀기 해서라도 알려주지만, 대규모 저류지 (홍수가 날 경우 물을 가두어 놓는 곳) 나 축사 등 속칭 땅값이 떨어지는 시설이 들어올 경우는 거의 알려주지 않습니다. 혹시라도 자신이 구입하려는 집 주변에 어떤 건축물이 들어올지 조사하려면 <건축행정시스템 세움터>에 들어가서 자신의 집 주소를 대략 입력하고 건축허가 내용을 살펴보면 됩니다.
만약, 집 주변에 축사와 같은 시설이 승인이 났다면 변경되기 어려워서, 이런 집은 되도록 구입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처럼 본인이 스스로 발품을 팔아야만, 진짜 문제에 직면하지 않게 됩니다.
제주에서는 '집 하나 지으면 10년은 늙는다'고 합니다. 그만큼 제주는 집을 짓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토지 허가, 건축 허가 등의 민원부터 인부를 비롯한 건축업자의 횡포에 마음 상한 사람이 부지기수이며, 그 때문에 제주를 아예 떠난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제주에서 집을 구해 살려면 농가주택을 구매하기 전에 자신이 직접 뛰어다니고 땀을 흘려야 진짜 고생 (민원 문제,건축문제)을 하지 않습니다. 아이엠피터는 제주 관련 인터뷰는 되도록 하지 않습니다. 정치블로거가 제주 문제로 방송에 나오는 것도 이상하거니와 살기 좋다고 제주에 내려와서 제주의 문제점을 말하는 것도 무엇인가 모순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 SBS 모닝와이드 '제주이민의 빛과 그림자' 인터뷰에 응한 이유는 모든 방송이 제주 이민자의 성공 사례와 장밋빛 이상향을 보여준 대신에 실체적인 문제점을 폭로해줬기 때문입니다.
맹지인 집을 저렴하게 사서 성공한 사람도 있고, 다 무너져가는 농가주택을 리모델링해 멋있는 카페와 게스트하우스를 해서 성공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은 극히 일부분입니다. 나도 제주만 가면 그런 성공한 사람이 된다는 착각에서 빠져나와야 합니다.
여행과 삶은 전혀 다릅니다. 여행와서 좋았던 막연한 기대감과 희망으로 제주에서의 삶이 성공하리라는 착각은 버려야 합니다. 아이엠피터가 제주에 살면서 제주의 문제점을 자꾸 말하는 이유는 제주가 싫어서가 아니라, 많은 사람이 제주에 내려왔다가 상처 받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기 싫어서입니다.
제주는 '정글의 법칙'입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면 멋있지만, 막상 집을 짓고 먹을 것을 구하는 일은 너무 힘듭니다. 제발 정글에 들어 오기 전에 철저한 준비를 하고 오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