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이저러스·리미티드·짐보리…'노라인' 공세에 줄줄이 꼬꾸라져

2018. 3. 25. 18:11경제/경제와 세상 - 경향






토이저러스·리미티드·짐보리…'노라인' 공세에 줄줄이 꼬꾸라져

레고도 구조조정 돌입, S&P “소매업체 잇단 파산
은행 건전성에 부담줄 정도”



◆ 세계는 노라인 혁신중 (上)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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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저러스가) 아마존 등 온라인 경쟁사들의 맹공에 굴복한 업체들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장난감 유통회사 토이저러스가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챕터11) 신청을 하자 이렇게 보도했다. 이 회사 파산에는 높은 부채비율 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결정적 원인으로는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 공세를 퍼부은 아마존, 월마트 같은 기업들의 '노라인 전략'이 꼽힌다. 1948년 미국 워싱턴DC를 시작으로 전 세계 어린이들의 장난감 공급망의 1위 아성을 구축해 왔던 토이저러스의 몰락은 온·오프라인 융합 전략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 신용평가업체들은 온·오프라인 융합으로 인한 소매업체들 파산이 은행 자산 건전성에 부담이 될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경고할 정도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미국 내 소매업체들의 파산 사례가 모두 21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의류회사 중 미국 전역에 250개 매장을 갖고 있던 리미티드와 전 세계에 330개 매장이 있던 웨트실이 올 초 파산을 신청했다. 이스턴아웃피터스, BCBG 맥스 아즈리아 그룹, 배니티, 페이리스 슈소스, 뤼21, 에어로솔 등 의류 브랜드들도 올 상반기 파산했다. 아동 의류 브랜드로 이름이 높았던 짐보리도 6월 빚을 이기지 못하고 파산했다.

의류뿐만이 아니다. 전자제품 유통망 HH그레그, 라디오? 등도 노라인 공세를 이기지 못하고 파산을 신청했다. 미국 최고 전자제품 유통망인 베스트바이는 앞으로 5년간 6억달러의 추가적 비용 절감에 나설 것이라고 지난달 밝혔다. 의약품 소매 유통회사 비타민월드, 향수 체인 퍼퓨마니아도 파산했다.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메이시스, 시어스, JC페니 등 미국을 대표하는 소매업체들의 상반기 실적이 실망스럽게 나오자 "올해가 2000년대 후반 이후 가장 많은 소매업체들이 매장을 폐업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글로벌 1위 조립식 완구기업인 '레고'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소매시장 전문 조사업체 펑글로벌리테일은 "상반기 미국에서 폐점한 오프라인 상점 수는 5300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배나 늘었다"며 "올해 전체적으로 문을 닫는 상점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 소매업계 전체 매출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상무부는 올 1분기 소매업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 상승했다고 밝혔다. 미 소비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음에도 이처럼 폐점하는 상점이 늘어나는 이유는 아마존 때문이다.

CNBC는 아마존이 기업 간 거래(B2B) 사이트 '마켓 플레이스'를 공격적으로 운영함에 따라 약 7조달러에 달하는 B2B 시장을 재편하면서 중계상(미들맨)이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CNBC는 아마존을 '통제 불가능한 거대한 힘'이라는 영어 단어인 '저거넛(Juggernaut)'에 비유하기도 했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 서울 = 신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