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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반 넘기지 못한 문재인 대통령? '협치'로 극복해라"
입력 2017.05.10. 10:21 댓글 48개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0510 특집대담”
□ 방송일시 : 2017년 5월 10일(수요일)
□ 출연자 : 이종근 데일리안 논설실장,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
◇ 신율 앵커(이하 신율): 네, 지금 19대 대통령으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당선이 됐는데요. 여기에 대해서 우리 시민들이 바라는 점을 들어보셨죠. 이 두 분을 만나면 항상 월요일 같은 느낌이 듭니다. 다시 월요일로 미터를 꺾으려면 여러분들, 얼마나 실망스러우시겠습니까. 그런데 오늘은 수요일, 월요일에 만나는 종양커플을 수요일에도 만나보겠습니다. 문재인 당선인의 당선 의미, 그리고 향후 정국은 어떻게 될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데일리안의 이종근 논설실장 나와 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이종근 데일리안 논설실장(이하 이종근): 네, 딸랑딸랑 이종근입니다.
◇ 신율: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서양호 소장이십니다. 안녕하십니까.
◆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이하 서양호): 네, 안녕하세요. 새 아침, 새 출발, 새 나라, 새 대통령. 왜 이렇게 목에 힘이 들어가지? 서양호입니다. 반갑습니다.
◇ 신율: 벌써 얘기하는 게 다르잖아. 사람이 어제하고 오늘이 이렇게 달라요.
◆ 서양호: 아주 상쾌한 아침입니다!
◆ 이종근: 목에 힘이 많이 들어가셨어요. 그러다 부러집니다.
◇ 신율: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당선인, 19대 대통령이 이제 잠시 후 10시쯤 당선증을 교부한다고 하던데요. 10시에 19대 대통령이 되는 건데, 취임식은 12시입니다.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이종근 실장님.
◆ 이종근: 이번 선거요? 이번 선거의 의미는 일단.
◇ 신율: 이번 선거 말고, 대통령 당선 의미가 어떤 것인지요.
◆ 서양호: 그거나 그거나요.
◆ 이종근: 그거나 그거나죠.
◆ 서양호: 갑자기 야당 측이 되면서 상당히 의기소침해지셨네요. 하세요, 그냥.
◆ 이종근: 그렇습니다. 일단 저는 두 가지를 꼽고 싶습니다. 하나는 어제 발표가 나자마자 정말로 기뻐하는 분들이 계셨어요. 축하 인사를 받고 기뻐하시는 분들. 어느 분들인가 봤더니 여론조사 기관에 있는 분들이에요. 진짜 이번에야말로 출구조사나 그간 여론조사가 잘못됐다고 한다면 아마 어느 후보가 말씀하신대로 됐을 거예요. 여론 조사 방법이나 이런 걸 다시 생각했어야 할 텐데, 이번에 출구조사도 어림 맞았죠. 또 여론 조사 공표 기간 전까지의 흐름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두 번째는 외래어 샤이, 낯선 나라에서 고생 많았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샤이라는 말이 너무 고생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적합한 쓰임새는 아니었다. 샤이 보수, 샤이 안철수, 이렇게 말들을 하지만 실제로 결과에 있어선 나타나지 않았다고 봅니다.
◇ 신율: 그렇게 보세요? 저는 그게 사실 투표율에서 나타났다고 보거든요. 왜 그러냐 하면요. 아참, 우리 그거 내기했는데요. 투표율 내기했잖아요. 가만 있어봐요.
◆ 서양호: 하하, 제가 75.8% 얘기했었습니다.
◆ 이종근: 제가 80% 후반 얘기했습니다.
◇ 신율: 그러니까 맞췄다 이 말, 지금 여기에서 표정이 달라지시는데, 이게 보이는 라디오면 진짜 좋을 뻔 했는데 말이에요. 그런데 참, 저는 샤이 말이에요. 이게 일반적으로 촛불 정국, 이게 촛불 집회 이후에 치러진 대선이었고, 그래서 굉장히 투표율이 높을 줄 알았는데 투표율이 생각만큼 높지 않았어요.
◆ 서양호: 저는 뭐, 이미 정권 심판으로 기울어진 운동장 때문에 실제로 보수층들, 시골 보수라고 하는 대구·경북 지역 60대 이상, 안보 이슈에 민감한 분들 말고, 서울 보수, 합리적 개혁 보수층들이 아마도 홍준표 후보 찍느니 유승민, 안철수 찍거나 아니면 투표하지 않겠단 걸로 봐서 그분들의 투표율이 상당히 낮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신율: 그분들이 바로 샤이 보수 아니에요?
◆ 서양호: 샤이보수라고 표현될지는 모르겠지만, 어찌 됐든 이종근 실장님, 대통령 선거 당선 의미를 얘기하랬더니 출구 조사, 여론 조사 지지, 아무리 보수 패널이지만 문재인 당선자가 그렇게 불만스러워요? 잘 들어보세요. 제가 볼 때는 두 가지 핵심적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받아 적으세요.
◇ 신율: 그것도 의미는 있는 거죠. 오늘 완전히….
◆ 서양호: 2위와 550만 표차, 역대 최대 득표 차입니다. 87년 대통령 선거가 생긴 이래 지난 17대 이명박 대통령과 정동영 후보 간의 대결의 531만 표를 상회했습니다. 이 얘기는 뭐냐면, 사실상 다자 대결임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표 차가 났다는 것은 강력한 개혁 요구,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처벌, 그리고 정경 유착과 검찰 개혁 등 반칙과 특권에 대한 철저한 청산을 요구하는 것이란 개혁에 대한 요구가 컸다. 두 번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주의가 많이 완화됐는데도 대구·경북과 영남, 그리고 60대 이상의 보수층, 세대 간 투표 차, 60% 이상이 타 후보를 지지한 것 등, 제가 볼 땐 국민 통합에 대한 숙제를 분명히 안겨준 선거 아닌가, 따라서 문재인 당선자는 개혁과 통합이라고 하는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신율: 그런데 지금 서양호 소장님이 그 말씀을 하시니까 제가 그런 생각이 드는 게요. 이번에 77.2%의 투표율이었어요. 투표율이 그랬어요. 그런데 그중에서 41.1%의 득표를 했습니다. 그러면 전체 4천만이 넘는 유권자 중에 한 30% 정도, 그러니까 투표율까지 합하면 30% 정도가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고요.
◆ 서양호: 그렇죠. 13,346,570명이 아까 0.3%, 마지막 남은 99.7%일 때였습니다.
◇ 신율: 그러니까 70% 정도는 투표를 하지 않거나 문재인 당선인한테 투표를 하지 않은 사람들이에요. 그러니까 사실은 이 나머지 70% 국민을 잘 안고 가야 하는 과제를 또 안고 있다, 지금 그 부분도 서양호 소장님이 잘 지적해주신 것 같아요.
◆ 이종근: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에 이걸 얘기했잖아요. 과반수를 넘기고 싶다. 그런데 솔직히 저는 마음속으로 과반수가 안 넘었으면 좋겠다, 당선이 되지 말란 뜻이 아니라, 과반수를 넘기지 말고 차라리 당선됐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왜 했냐면, 박근혜 대통령 보세요. 51%가 넘는 과반 당선에 그 다음에 당시에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이었는데 4년 동안 어떻게 됐죠? 국회와 타협을 하지 않고 계속 하나도 제대로 된 법안이 통과되지 않았다, 국회 탓 하면서 사실 아무것도 공약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거든요. 거꾸로 87년도, 노태우 대통령이 36.6%에 불과했는데 3당과 사실 1년 동안 굉장히 많은 협치를, 타협을 했어요. 그래서 당시에 가장 많은 법안이 통과됐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차라리 협치를 위해선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서 30%대의, 40%대의 득표율을 차라리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협치의 자세로 나간다면 도리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 신율: 지금 사실 이종근 실장님이 말씀하시는 것도 중요한 게, 박근혜 전 대통령은 50%를 넘는 지지를 받았을 뿐 아니라, 그때 당시가 새누리당이 과반 이상을 지배하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이게 입법부와 행정부가 같이 돌아갈 수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그런 상황은 아니죠.
◆ 서양호: 일단 다자 구도에서의 41%의 득표는 전 상당하단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 87년도에 노태우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옐로삼김이라고 해서 4자가 지역적 기반을 뚜렷이 하고 있을 때였는데 그 당시가 36%였고요. 김영삼 대통령도….
◇ 신율: 서양호 소장님, 더 말씀하시고 싶으시죠?
◆ 서양호: 3부에서 할까요?
◇ 신율: 네, , 일단은 광고부터 들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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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율: 2부에 이어서, 3부도 데일리안의 이종근 논설실장, 두문정치전략연구소의 서양호 소장, 두 분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 이제 문재인 대통령이죠. 문재인 대통령의 과제, 그리고 어제 있었던 선거 결과에 대해서 계속 분석해 보겠습니다. 아까 말씀하시던 걸 계속 말씀하시죠.
◆ 서양호: 저는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의 의미가, 앞으로 남은 과제가 아까 이종근 실장님이 얘기하신 대로 오히려 과반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궁하면 통한다고, 여소야대 국면을 협치와 연정으로 해나가지 않겠냐고 하는 것에 절대적으로 동의하고요. 또 하나는 국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여야나 진보-보수라고 하는 소선거구제에 기반한 양당 체제로 수용할 수 없단 것이 이번 선거에서 가장 드러난 것이 아닌가, 따라서 다당제가 가능한 총선에서의 중대선거구제 개편, 그리고 임의적 단일화가 아닌 결선투표제를 대선에서 도입하는, 이런 제도 개선을 통해서 제3세력들이 실제적으로 국민들의 표가 사표가 되지 않고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고 한다면 그것 또한 제가 볼 때는 국민 통합에 이바지하는 제도적 개선의 길이 아닌가, 더 나아가서 분권과 개헌으로, 지방선거까지의 공약이기 때문에 그 문제를 해나간다면 저는 뭐, 실질적 정치적 통합뿐만이 아니라 실질적 제도적 통합까지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신율: 오늘은 굉장히 하실 말씀이 많으신 모양이에요. 지금 통합 말씀하셨는데, 어젯밤에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광화문광장에서 당선 인사를 했는데요. 여기서도 통합 얘기가 나왔었거든요. 직접 한 번 들어보시죠.
“정의로운 나라, 통합의 나라,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함께 해주신 위대한 국민들의 위대한 승리입니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도 섬기는 통합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위대한 대한민국, 정의로운 대한민국,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당당한 대한민국, 그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일단 통합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첫 걸음은 오늘 있을 국무총리 인선과 청와대 비서진의 인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 어떤 인선을 할 거라고 보십니까? 이종근 실장님.
◆ 이종근: 일단 통합 대통령이 되겠다, 어제 굉장히 통합이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광화문에서도 했고, 그 다음에 당사에 갔을 때도 했고요. 그래서 그 통합이라는 것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국민들이 직접 보고 피부로 느껴야 하는데, 말씀하셨듯이 오늘 인선 과정을 어떻게 하느냐, 그게 초미의 관심입니다. 안철수 후보가 얘기했듯이 국회에 완전히 맡기겠다, 이렇게 될 순 없어도 그래도 이 사람이면 야당의 설득이 가능하다, 이런 인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요. 또 하나의 바람이 있지만 그게 꼭 지역적인 상징, 물론 비영남을 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지역적인 상징으로만 국한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서 호남을 하겠다고 해서 호남 인사를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이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그 사람 자체가, 예를 들어 총리란 사람 자체가 일방적인 진보, 이런 어떤 색깔도 아니고 합리적 보수로 많이 얘기하는데, 저는 진보 중에서도 이성적 진보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를테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고건 총리와 손을 잡았듯이, 보다 더 자신이 확장하지 못했던 부분의 그런 계층, 이념, 세대, 이런 어떤 상징성을 갖는 분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 서양호: 저는 문재인 대통령이 받은, 국민의 위임된 권력의 의미를 잘 살리는 인사가 돼야한단 생각이 드는데요. 그것은 550만 표가 얘기하는 개혁에 대한 요구, 또 하나는 아까 말씀드렸듯이 60%에 가까운 국민들이 문재인 후보를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통합에 대한 요구, 따라서 개혁과 통합에 대한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전 청와대는 개혁 청와대로, 그리고 내각은 통합 내각으로 가지 않겠냐고 조심스럽게 관측해 보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청와대는 임종석 전 의원을 주축으로 한 참모 진영 구축과, 내각은 저는 이낙연 지사에 대해선 약간 회의적인 것이, 이 분이 호남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진보 야권, 민주당 소속이기 때문에 통합의 의미가 좀 빛을 바랄 가능성이 높다. 호남을 끌어안을 수는 있지만 민주당을 넘어서긴 쉽지 않기 때문에, 저는 오히려 그러기 때문에 진영 의원이라든가 외연 확장을 상징하는 중도 의원을 총리로 앉힘으로 인해서 이후에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과도 소통하겠단 의지를 표명하는, 꼭 진영 의원이 아니더라도 그런 정도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통합형 총리를 내정하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럽게 예측해 보겠습니다.
◇ 신율: 진영 의원이라고 해서, 진영 논리라는 뜻인 줄 알았어요.
◆ 서양호: 제가 발음이 좀 그랬나요?
◇ 신율: 그런데 어쨌든 아마 오늘 중으로 총리와 비서실장, 이런 부분은 내정이 될 것 같고요. 청와대 비서진이야 대통령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거니까요. 그리고 우리가 또 한 가지 얘기를 해야 할 부분이 어제 있었던 선거 결과 중에서 2위를 차지한 홍준표 후보의 문제입니다. 홍 후보 같은 경우에는 경북과, TK지역, 그리고 경남 지역에서 문재인 후보와 그렇게 표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1위를 했어요. 그렇다면 홍준표 후보와 자유한국당의 미래는 어떻다고 보십니까? 이종근 실장님.
◆ 이종근: 일단 홍준표 후보, 극약처방으로 나왔습니다. 자유한국당의 시작을 생각하시면 지금의 24%의 지지율은 사실 굉장히 선방을 했다고 보이는데요. 문제는 그 극약 처방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 때문에, 예를 들어서 그 극약 처방이란 건 지역, 완전히 지역적인 선거를 했죠. 지역 이슈로 승부했다, 그런데 결국 지역적으로 고립되는 걸 자초해버렸잖아요. 경북과 대구 쪽으로만 이렇게 1위를 받는. 사실 내심 30% 이상의 득표를 원했던 것 같아요. 왜냐면 이 극약 처방 중에 친박도 용서해주고 바른정당 의원들도 받아들이고 하는, 사실 미봉의 봉합을 해버렸는데 자신이 30% 이상의 득표를 얻어야만이 주도권, 당내에서의 어떤 주도권을 행사하면서 이 미봉된 것들에 대한 상처를 직접적으로 치유하고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런 점에서 24%는 가장 애매한 지지율이었다. 그러니까 친박이 다시 너 지금 사실 옛날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받은 최소한의 어떤 지지, 60대 이상, TK, 또 PK 이런 지지를 못 받았지 않느냐, 이렇게 나오면서 흔들기를 시도하면 사실상 자신의 어떤 세력이 제대로 없는 홍준표 후보가 당권을 장악할 수 있을까. 만일 당권을 장악하지 않는다면 이 당은 사실상 스스로 재편되는, 그런 결말을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 신율: 네, 서양호 소장님.
◆ 서양호: 이번 대선에서 저희가 얘기할 때 저평가 우량주, 실제 내용보다 평가를 덜 받은 사람을 우리가 유승민, 심상정 두 후보라고 한다면, 저는 홍준표 후보는 고평가 불량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선거에 있어서 낡은 지역주의인 대구·경북 지역의 표심을 자극하는 지역주의 발언, 그리고 철 지난 색깔론을 통한 종북 좌파 논란, 그리고 계파, 친박을 사면, 용서하면서 구여권의 친박 계파가 다시 한 번 발호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 그래서 지역주의, 계파주의, 이념에 대해서 청산해야 할 낡은 정치의 모든 것을 동원했다, 그렇기 때문에 지지가 60대 이상의 대구·경북 지역의 안보 이슈에 대해서 민감한 분들만 결집했고 실제 보수층의 평소 지지율인 35~40에 대한 합리적 보수, 경제와 복지에 관심 있고 그리고 40~50대의 수도권 대도시 고학력층의 지지는 확보하지 못했다. 따라서 자유한국당이 향후에 보수의 주도권을 행사하기 위해선 도대체 어떤 정당을 만들려고 하는지에 대해선 상당히 이번 대선에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기 때문에요. 이 부분에 대해서 저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과 치열한 중도 보수 표심을 놓고 경쟁해서 새롭게 거듭나지 않는다면, 자유한국당은 다시 한 번 새누리당과 친박 정당으로 복귀할 수밖에 없는, 퇴행적인 결과를 낳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 신율: 그런데 이제 홍준표 후보가 구사했던 것이 전략적 극단주의, 그러니까 자기 핵심 지지층만을 일단 대상으로 하는 그런 전략을 폈기 때문에, 지지층의 외연 확장은 애초부터 좀 논외였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요. 그리고 안철수 후보가 지금 3위에 그쳤는데, 전 좀 두 가지가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봐요. 첫 번째는 그만큼 우리나라 중도가 그만큼 입지가 좀 굉장히 협소하다, 그래서 이게 굉장히 힘들다. 두 번째는 호남에서 1위를 문재인 후보에게 내줬다, 이 두 부분인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이종근 실장님.
◆ 이종근: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수님, KBS, MBC가 출구조사를 했는데, 출구조사의 또 다른 결과 중 하나가 심층취재를, 이번에 심층 출구조사를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심층 면접 중에 하나가 뭐냐면 출구조사 대상들에게 이념 성향을 물었을 때 압도적으로 중도라고 한 사람이 많은 거죠. 그러니까 즉 유권자들은 스스로를 중도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표를 던진 건 중도 표한테 표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했다, 물론 이번에 중도를 상징할 수 있는 명분이 별로 없었어요. 사실 안철수 후보가 그것만 제대로 콘텐츠를 하고 명분으로 하고 공약으로도 하고, 뭔가 차별화된 중도로서의 외연을 보여줬으면 달랐을 텐데 스탠스가 굉장히 애매했었거든요. 그런 점에서 저는 도리어 희망을 봅니다. 지금의 어떤 유권자들이 나는 중도요, 하는 건 완전히 사실 어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여러 가지로 어떤 가능성, 앞으로 중도 정당에 뿌리 내릴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합니다.
◆ 서양호: 저도 중도의 모호성과 호남에서의 대표성에 대한 탄핵, 이 두 가지가 안철수 후보에게 가장 치명적이란 생각이 드는데요. 저는 애초에 제3의 길, 새로운 정치를 하려고 한다면 박지원 대표로 대변되는 호남 중진 의원의 호남 지역주의에 기댈 게 아니라, 처음부터 국민의당이 제3의 길, 안철수다운 정당의 길을 갔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것을 하지 못한 것, 특히 한국과 같이 뚜렷한 대결 양상, 여야의 대결 양상이 있는 정치 구도에서는 중도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강력한 후보의 인물 중심의 리더십을 발휘했어야 했는데 그걸 통해서 진보와 보수의 뚜렷한 지지 기반이 없는, 중도로서는 인물 리더십만이 그걸 상징할 수 있는 카드였는데요. 그런 점에 있어서 제가 볼 땐 시기와 방법에 있어서 좀 아까운 점이 있다. 특히 뚜벅이 유세를 처음부터 했더라면 기존의 정치인과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었을 거고요. 또 하나는 국민들이 더불어민주당 경선 직후에 중도보수층의 표심이 안희정 지사에게 몰렸던 것이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면서 안철수 후보에게 쏠렸는데, 그때 혼자 해도 먹을 수 있단 걸 버리고 분권과 협치, 연정을 통해서 개혁공동정부의 카드를 꺼내고 임기 단축이라고 하는 자기 권한을 버리는 걸 내려놨더라면, 그럼 선거를 주도하면서 문재인 후보를 소수로 고립시키고 중도와 보수와 폭넓은 구도를 짰을 수 있을 텐데, 그 시기를 놓친 것이 패인의 가장 결정적 문제가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 신율: 그런데 어쨌든 뭐, 이 중도라는 것이 원래 자칫하면 양쪽으로 배척당하기 쉽고,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엔 한쪽 편을 분명 들었어야 하는 모양이에요. 너는 정체가 뭐냐, 이런 상황에서 전 그게 참 우리나라의 정치 현실의 비극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중도, 우리가 경제에서도 중산층이 많아져야 경제가 건강하듯이, 이 정치도 중도가 제대로 좀 돼야지, 사실 좀 제대로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 유승민, 심상정 후보. 저는 특히 심상정 후보가 생각보다 안 나온 것 같아요. 이종근 실장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 이종근: 일단 유승민 후보와 심상정 후보의 상황을 서로 비교한다면 실제로 어제 이제 낙선 소감, 이런 걸 밝히는 표정이나 이런 걸 봤을 때 유승민 의원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어요. 너무나 지지율이 사실 안 나왔고, 그런데 최소한 꼴찌도 하지 않았고 유의미하게 한 6% 정도라면 유승민 후보 자신으로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긴 한데요. 문제는 당은 웃지 않는다는 거죠. 당은, 사실 그 당이 존속 가능할 것인가. 유승민 의원이 이야기하는 새로운 보수의 기치를 각 당의 구성원이 함께 공유하고 있느냐, 저는 그건 좀 미지수라고 보거든요. 너무 급조된 상황 하에서의 정당이고 정치 상황에 따라 만들어진 정당이었기 때문에, 후보의 어떤 앞으로의 상황들, 이 상황들, 또는 정계 개편, 보수의 정계 개편 방향, 아까 말씀드렸던 자유한국당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친박들이 다시 발호해서 친박의 상황이 될 거냐, 아니면 스스로 다시 분화하고 다른 어떤 상황이 될 거냐에 따라서 바른정당의 상황도 오버랩 되거든요. 유승민 후보는 그래도 좀 여유가 있고 당은 우는 형편인데요. 심상정 후보는 거꾸로입니다. 심상정 후보 사실은 기대만큼 안 나온 느낌이라 후보 자체는 실망이 컸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당은 그렇지 않다. 최소한 지금까지의 어떤 행태는 뭐냐면 더불어민주당과 대선에서, 이런 진보정당은 대선에서 어느 정도 선거 연대, 협조를 하면서 총선에서 몇 개의 지역구를 할애 받는 딜이었다면 이제는 그렇지 않아도 된다, 지금 현재로도 정당득표가 굉장히, 비례대표로서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앞으로도 권역별 비례대표나 혹은 중대선거구로써의 선거법 개정도 가능하니까 이번에 약진한 정의당의 아이덴티티, 또는 차별화된 어느 정당으로서의 이미지가 앞으로 지선이나 총선에서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서양호: 저는 유승민, 심상정 후보에 홍준표 변수가 상대적으로 상당히 컸단 생각이 듭니다. 홍준표 후보의 반대 측의 보수 유권자들은 홍준표가 싫어서 유승민으로 집결한 반면에 홍준표를 반대하는, 진보 야권의 지지층들은 오히려 홍준표 후보의 약진 때문에 이러다가 문재인 후보의 당선이 좌절돼서 정권 교체가 안되는 게 아닌가 하는 위기의식 때문에 다시 심상정에서 문재인으로 회귀하는 것 때문에 많은 손해를 본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저는 뭐, 아까 말씀드린 대로 총선에서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가 중대선거구제로 바뀌고 대선에서 결선투표가 보장된다면, 정의당의 경우엔 총선에서 1인 2표 때는 15% 가량의 정당 득표를 했기 때문에, 대선에서도 이러한 제도 개선이 이뤄진다면, 결선 투표가 도입된다면 15% 이상의 득표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고요. 정의당은 자신의 노동·복지 정체성을 강화해 나가는 게 필요할 것 같단 생각이 들고요. 문제는 유승민 후보인데, 유승민 후보의 이번 대선에서의 가장 큰 문제가 나중에 언더독 효과 때문에 20대의 동정표를 타깃으로 해서 수도권 유세에 집중했는데, 20대의 표는 고정돼 있지 않기 때문에 선거가 끝나면 흩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홍준표 후보와 본인과의 경쟁을 통해서 보수 표를 잡겠다는 생각을 가졌다면, 저는 오히려 수도권의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중도 보수를 타깃으로 해서 경제·복지 문제를 집요하게 얘기함으로써 향후의 자기의 정치적 기반을 바른정당의 합리적 보수층으로 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20대의 뜬구름을 잡는 데에 소비해서 일시적 지지는 얻었지만 이것이 구조화되지 못할 위기에 상당히 놓여 있다, 따라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서 바른정당의 유력한 정치 지도자로서 답을 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단 생각이 듭니다.
◇ 신율: 그런데 이번 선거가 지역주의가 굉장히 좀 약화됐다, 완화됐단 평가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렇게 보면 결국 지역에 기반하지 않은 정당은 우리나라 정치에서 아직도 좀 불안한 상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어요. 바른정당 같은 경우엔, 자유한국당 같은 경우엔 TK 지역에 확실하게 어느 정도 자신들의 위상을 과시했는데 바른정당은 20대 지지를 받았다고 말씀하셨지만 뚜렷한 지역 기반도 없고 이러니까, 앞으로 굉장히 헤쳐 나갈 길이 험난하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국민의당도 이번에 마찬가지인 거죠.
◆ 이종근: 당의 존폐 문제가 이제 또 이렇게 거론되면서 정계 개편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게 바로 그 지점입니다. 우리가 선거만 치렀다고 하면 그 다음에 정계 개편 얘기가 나와요. 왜냐면 뿌리 내리지 못한 정당들, 그 뿌리가 지역에 기반을 두지 않으면 그 뿌리가 완전히 흔들리는 것, 사실 우리의 지역, 이념, 계층, 세대, 이런 네 가지 갈등에서 계층 갈등은 어느 정도 해소가 된 것 같아요. 계층별 투표는 없잖아요. 이념별 투표도 사실 좀 희석되지 않았나, 북풍, 역풍, 그러지만 사실 이념보다도 아직도 남은 지역, 지역적인 갈등, 이 부분은 저는 사실 거름이라고 봅니다. 그래도 반걸음 더 나갔다, 위안을 좀 삼고 싶어요. 지난 5년 전에 특정 지역에서 80% 이런 투표가 나왔는데, 80, 90 나왔는데 이번에 대구라든지 광주에서 보면, 대구 같은 경우는 50% 미만, 2위가, 광주 같은 경우는 60% 이내거든요. 이 정도도 사실은 반걸음이 나간 것 아니냐. 또 하나의 반걸음은 정의당이나 바른정당, 사실 6% 미만이긴 하지만 이 정당들이 어떻게든 사실 어떤 이름으로든 좀 살아남아 줬으면, 그런 정당들이 뿌리가 아니라 세대를 대변한다든지 또 다른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그런 바람, 그런 정당들이 뿌리내릴 가능성이 보였다, 이 정도의 위안을 삼고 싶습니다.
◆ 서양호: 지역 문제는 저는 선진국에도 있는 것 같아요. 영국의 웨일즈를 기반으로 한 지역주의 정당이 있고, 미국도 남부는 철저히 공화당이고 서부는 민주당에 기반한 것이기 때문에 지역의 문제는 대표성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쉽게 극복되지는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요. 그 지역의 문제를 지역과 지역 간 대결 구도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오히려 그 지역의 발전 문제로 양성화 시킬 것인가가 핵심인 것 같고요. 나머지 같으면 정당이라고 하면 무리라고 하면 어떤 사회 계층의 경제적이고 정치적 이익을 대변할 것인가 하는 측면에서 볼 때, 아마 이번 대선에서 드러난 게 이제 양당 체제는 국민들이 선택의 폭이 좁기 때문에 다당제로 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의식의 단초가 지난 선거 때부터 드러나기 시작했다, 따라서 그런 국민의 요구에 맞는 선거법 개정과 제도 개선이 뒤따라 준다면 저는 훨씬 더 풍부한, 정당 속에 국민의 요구가 실현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신율: 그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대선 이후에도 계속 존속할 것이라고 보시는 모양이죠?
◆ 서양호: 저는 자유한국당이 현재같이 강경보수, 안보보수로 남는다고 하면 경제복지 문제에 관심이 있는 합리적 보수, 개혁적 보수를 지향한다면 수도권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고학력층 분들에게 합리적 중도보수로서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중도 보수라고 한다면 아까 말씀드린 대로 기존의 정당과 다르기 때문에 마크롱이든 누구와 같은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 없을 땐 그것이 존재하기 어렵기 때문에 당분간은 인물에 의존하는 일정한 시기를 거치면, 중도 기반이 형성된다면 저는 충분히 생존이 가능하단 생각이 듭니다.
◆ 이종근: 만일 인위적으로 또 다시 정계 개편을 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서 가정입니다, 이건. 지금 정권을 획득한 더불어민주당이 120석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예를 드는 겁니다. 국민의당 의원들을 만약에 빼간다, 국민의당을 와해시키고 과반의 의석을 인위적으로 획득한다, 이렇게 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된다면 우리가 4.13 총선의 의미, 4.13 총선에서 분명히 의미 있는 투표를 국민들이 했어요. 국민들로부터의 저항, 그 결과가 지선과 총선에 또 다시 나타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그런 인위적인 개편을 굉장히 주저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 서양호: 정당 간의 통합은 아니어도 바른정당, 국민의당, 정의당처럼 진보 야권의 협치와 연정, 이런 것은 제가 볼 때는 불가피하지 않냐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야지만 150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까지 인위적 정계 개편으로 봐서는 곤란하단 생각이 듭니다.
◇ 신율: 어쨌든 어제 있었던 대선, 이제 다 끝났습니다. 오늘 데일리안의 이종근 논설실장, 두문정치전략연구소의 서양호 소장, 두 분과 함께 되짚어 봤는데요. 오늘 저희가 얘기한 것들이 미래 우리나라 정치, 우리나라 사회, 그리고 더 나아가서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미래를 위해서 좋은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오늘 두 분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종근: 감사합니다.
◆ 서양호: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
◇ 신율: 깜짝이야. 3부 순서 여기서 줄이고요. 잠시 후 4부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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