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거누이강을 사람으로 대하라’--세계 최초로 '법적 인간권' 부여받은 강(江) 등장

2017. 3. 17. 17:09강과 하천/강, 하천, 도랑살리기

황거누이강을 사람으로 대하라’

이인숙 기자 sook97@kyunghyang.com


ㆍ뉴질랜드 마오리족의 ‘160년 소원’ 성취
ㆍ세계 첫 ‘인간 지위’ 부여
ㆍ법적 권리 주는 법안 통과

‘황거누이강을 사람으로 대하라’

사람이 된 강. 뉴질랜드가 전통과 환경을 지키기 위해 세계 최초로 강에 ‘인간의 지위’를 부여했다.

뉴질랜드헤럴드 등은 의회가 15일 원주민 마오리족이 신성시하는 북섬의 황거누이강에 살아 있는 인간과 동등한 법적 권리와 책임을 주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앞으로 누군가가 이 강을 해치거나 더럽히면 사람에게 한 것과 똑같이 처벌을 받는다는 뜻이다. 크리스 핀레이슨 조약협상장관은 “법안은 황거누이강과 마오리족의 깊은 영적 유대를 반영한 것으로 강의 미래를 위한 강한 토대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제 황거누이강은 공익신탁이나 사단법인과 비슷하게 취급되고, 마오리족이 임명한 대표자 1명과 정부가 임명한 대리인 1명이 신탁 관리자가 돼 강의 권익을 대변하게 된다. 정부는 법안에 따라 마오리족에 8000만뉴질랜드달러(약 636억원)를 보상하고, 강을 보존하기 위해 3000만뉴질랜드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또 강을 위한 법적 토대를 만드는 데 100만뉴질랜드달러 상당의 기금이 조성된다.

‘황거누이강을 사람으로 대하라’

뉴질랜드에서 세 번째로 긴 황거누이강은 활화산 통가리로에서 발원해 290㎞를 지나 바다로 흘러든다. 마오리족은 이 강을 지키기 위해 오랜 세월 싸워왔다. 마오리족이 이 강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법적 보호를 확보하기 위해 싸운 것은 160년에 이른다. 마오리족과 정부의 협상은 2009년 시작돼 2014년에 타결됐다. 법안이 통과되자 원주민들은 기쁨에 서로 얼싸안고 눈물을 흘렸다. 마오리족 의원 아드리안 루라우헤는 라디오뉴질랜드에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상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우리에겐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며 “황거누이강은 그곳에서 나고 살아온 사람들에게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오리족은 삶의 터전인 황거누이강을 가리켜 ‘코 아우 테 아우아, 코 테 아우아 코 아우’라고 말하곤 한다. ‘나는 강, 강은 나’라는 뜻이다. 원주민들은 최소 600년 전부터 이 강 주변에 터를 잡아 살았다. 왕가누이 국립공원은 “통가리로산과 한 소녀를 두고 사랑 다툼을 하던 타라나키산이 실연한 뒤 슬픔에 싸여 지는 해를 향해 나아갔는데, 산이 지나간 곳을 눈물이 채워 강을 이뤘다”는 전설을 소개하고 있다. 마오리족은 자신과 강을 동일시하며, 기억하고 보존해야 할 귀중한 보물을 뜻하는 ‘타옹가’로 여긴다.


왕가누이 투쟁의 승리는 마오리족이 뉴질랜드에서 갖는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원주민 애버리지니를 탄압해 절멸시키다시피 한 호주와 달리, 뉴질랜드는 470만 인구 중 15%가 마오리족이다. 여전히 마오리족 공동체의 교육수준이나 소득은 전체 평균보다 낮은 편이지만 이들의 정치적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 원주민들은 뉴질랜드 의회가 생긴 지 13년 만인 1867년부터 자체 선거구를 만들고 의정에 참여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3161712001&code=970207#csidxd1854e19fa7bf7b92381041bba46f7f




"강물은 사람과 같아"..뉴질랜드, 江에 자연인 지위 줬다

김혜지 기자 입력 2017.03.16 16:36 댓글 0

뉴질랜드의 한 강(江)이 의회에 의해 사람과 같은 '자연인' 지위를 부여 받았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뉴질랜드 의회는 15일(현지시간) 북섬 남서부 황거누이강에 자기 이익을 대변하고 주장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마오리족이 '테아와투푸아'로 부르는 황거누이강은 부족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법안은 강에 대한 8000만달러(약 634억원)의 보상금과 3000만달러(약 238억원)의 보호기금 출연을 명시하고 있다

     

주인공은 '황거누이강'
마오리족 170년 투쟁 끝 승리..대변인 2명 선임
뉴질랜드 황거누이강을 가로지르는 마오리 부족 차림의 사람들.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뉴질랜드의 한 강(江)이 의회에 의해 사람과 같은 '자연인' 지위를 부여 받았다. 사상 최초의 사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뉴질랜드 의회는 15일(현지시간) 북섬 남서부 황거누이강에 자기 이익을 대변하고 주장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렇다고 황거누이강이 이제부터 말하고 행동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통과된 법은 '이위'라고 불리는 마오리 공동체와 정부에서 강을 대변하는 각 1명의 지명자를 선임하도록 했다.

이번 조치는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이 170년 투쟁 끝에 얻어낸 승리로 평가된다. 마오리족이 '테아와투푸아'로 부르는 황거누이강은 부족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마오리족은 과거부터 이 강이 북섬의 모든 산은 물론 바다에 이르기까지 물리적·영적 산물을 품고 있다고 여겨왔다.

공동체는 이에 따라 1850년대부터 부족과 강의 관계를 인정 받기 위해 정부와의 법정 다툼을 포함해 투쟁했다. 소송은 무려 80년 간 이어지면서 뉴질랜드 사상 최장 기간 지속된 것으로 기록됐다.

이번에 통과된 법안은 이 다툼을 끝낼 전망이다. 법안은 강에 대한 8000만달러(약 634억원)의 보상금과 3000만달러(약 238억원)의 보호기금 출연을 명시하고 있다.

마오리 부족 사람들은 이날 뉴질랜드 의회에서 법안 통과 소식을 축하하면서 노래를 부르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icef08@



세계 최초로 '법적 인간권' 부여받은 강(江) 등장

입력 2017.03.16 14:16 댓글 0


세계 최초로 인간처럼 권리와 의무를 가진 '강'(江)이 등장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등 해외 언론의 15일자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원주민인 마오리족은 자신들이 신성시하는 강인 '황거누이 강'에 인간과 같은 권리와 의무, 책임 등의 지위를 갖게 해달라는 법적 싸움에서 승리했다.

이 법의 통과로 황거누이 강은 인간과 동등한 법적 지위를 갖게 됐으며, 마오리족 공동체가 임명한 대표자와 정부가 선임한 대리인 각각 1명이 황거누이 강의 모든 지위를 대변하게 됐다.

황거누이강

세계 최초로 인간처럼 권리와 의무를 가진 ‘강’(江)이 등장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등 해외 언론의 15일자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원주민인 마오리족은 자신들이 신성시하는 강인 ‘황거누이 강’에 인간과 같은 권리와 의무, 책임 등의 지위를 갖게 해달라는 법적 싸움에서 승리했다.

황거누이 강은 뉴질랜드에서 세 번째로 길며, 항행이 가능한 수로로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길다. 과거 마오리족이나 초창기 유럽 정착민에게 중요한 수송 루트였으며, 마오리족은 대대로 이 강을 신성시 했다.

마오리족 대표는 “강의 건강은 강 주변에 사는 사람들의 건강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따라서 강 그 자체의 정체성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주민들은 황거누이 강 인근의 개발을 둘러싸고 원주민들의 삶의 터전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왔다.

이 법의 통과로 황거누이 강은 인간과 동등한 법적 지위를 갖게 됐으며, 마오리족 공동체가 임명한 대표자와 정부가 선임한 대리인 각각 1명이 황거누이 강의 모든 지위를 대변하게 됐다.

‘강에 법적 인격’(Legal Personality)으로 표현되는 이번 판결은 전 세계에서 최초로 강에 인격을 부여한 것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마오리족이 뉴질랜드 정부와 황거누이 강의 법입격을 위해 싸우기 시작한 것은 1870년대부터다. 150년 가까이 이어져 내려 온 길고 긴 법정 싸움이 마무리됨에 따라, 황거누이 강은 세계 최초로 법으로서 보호받는 인간의 지위를 갖게 됐다.

황거누이 강의 마오리족 대변인은 “우리는 황거누이 강이 살아있는 유기체로서, 산부터 바다에 이르기까지 모든 물질적‧정신적 요소들을 포용한다고 믿어 왔다”면서 “긴 싸움이 끝난 만큼 새로운 역사를 쓸 것”이라고 전했다.

뉴질랜드 정부는 이번 법의 통과 이후 마오리족에게 소송과 관련한 보상금 8000만 뉴질랜드 달러(약 634억 원)를 지급하고, 강의 수질개선 등 환경적 보존에 필요한 3000만 달러(약 238억 원)을 추가로 지급할 예정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