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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로마·토리노에 야당 소속 30대 여성 시장 당선 돌풍,로마,2600년 만에 여성시장,,오성운동이 시민의 감성을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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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로마·토리노에 야당 소속 30대 여성 시장 당선 돌풍,로마,2600년 만에 여성시장

비르지니아 라지(37) 후보 [ EPA=연합뉴스]
라지, 로마서 압승…아펜디노, 토리노서 현직 시장 꺾고 이변
오성운동 전국정당으로 발돋움…밀라노선 집권 민주당 후보 박빙 승리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지방 선거에서 포퓰리즘 성향의 야당 오성운동 진영의 30대 여성 후보가 수도 로마와 토리노에서 승리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로마에서는 역사상 최초의 여성 시장이 탄생했다.

이탈리아 제1 야당 오성운동(M5S) 진영으로 로마 시장에 출마한 변호사 출신의 비르지니아 라지(37) 후보는 19일(현지시간) 주요 도시 수장을 결정짓는 지방선거 결선투표에서 당선됐다.

역시 오성운동 소속의 키아라 아펜디노(31) 후보는 피아트 본사가 위치한 북부 공업도시 토리노에서 거물급 현직 시장 피에로 파시노(민주당)를 꺾는 최대 이변을 연출하며 향후 5년 간 시정을 책임지게 됐다.

최초의 여성 로마 시장으로 당선된 비르지니아 라지 [AP=연합뉴스]


오성운동은 코미디언 베페 그릴로가 '깨끗한 정치'를 기치로 내걸고 좌파와 우파라는 기존 정당 체계를 부정하며 2009년 창설한 정당이다. 오성(五星)은 물, 교통, 개발, 인터넷 접근성, 환경 등 정당의 5가지 주 관심사를 뜻한다.

이탈리아 내무부 발표에 따르면 개표 결과 라지 후보는 67.2%의 득표율로 32.8%를 얻은 집권 민주당의 로베르토 자케티 후보를 더블 스코어 차로 압도했다.

라지 후보는 선거본부에서 짧게 한 당선인 연설에서 자신의 승리가 "로마에 근본적이고 역사적인 승리"라며 "우리와 함께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부패 스캔들로 얼룩진 로마를 법을 수호하는 투명한 도시로 복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슬하에 7세 아들을 둔 라지 후보는 2주 전 치러진 1차 투표에서도 총 투표의 35% 이상을 얻어 집권 민주당의 로베르토 자케티 후보를 득표율에서 10%포인트 이상의 차로 여유 있게 따돌려 이변이 없는 한 결선투표에서도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로써 로마는 프랑스 파리,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 칠레 산티아고에 이어 여성을 시장으로 둔 도시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로마는 또한 기원전 8세기 형성된 후 도시가 처음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2천500년 전 이래 처음으로 최초의 여성 수장을 맞이하게 됐다. 그동안 로마에는 집정관부터 황제, 교황,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 민선 시장에 이르기까지 수 많은 수장이 거쳐갔지만 이 가운데 여성은 한 명도 없었다.

또한 37세인 라지는 100여 년 만의 최연소 로마 시장이라는 타이틀도 달게 됐다.

5개월 전 딸을 출산해 갓 엄마가 된 아펜디노는 토리노에서 54.6%의 표를 얻어 무난한 재선이 예상되던 집권 민주당의 거물 피에로 파시노(득표율 45.4%) 현 시장을에게 일격을 가했다.

아펜디노는 1차 투표에서는 파시노에게 상당한 격차로 뒤져 결선투표에서도 열세가 예상됐으나 우파 북부리그(NL)의 지지세를 끌어들여 외무장관 출신의 파시노를 꺾었다.

토리노 시장으로 당선된 키아라 아펜디노 [EPA=연합뉴스]


여성에다 나이도 30대에 불과한 라지 후보와 아펜디노 후보가 시장으로 선택을 받은 것은 그만큼 이탈리아 시민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이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로마는 2014년 말 불거진 마피아와 시청 공무원의 결탁 의혹 속에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시민들의 환멸이 극심해 기존 좌파와 우파 정당의 범주에 묶이지 않는 신생정당 오성운동 진영의 라지가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분석된다.

라지는 선거 운동 막판에 공공 기관에 자문을 해주고 받은 돈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악재를 만나기도 했지만 이는 당락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1차 투표에서 1,2위 후보 간에 득표율 1% 이내의 박빙 승부가 벌어진 밀라노 시장 선거에서는 집권 민주당의 주세페 살라 전 밀라노엑스포 조직위원장이 51.7% 득표율로 중도우파 성향의 스테파노 파리시 후보(48.3%)를 근소하게 제쳤다.

나폴리에서는 무소속 현직 시장인 루이지 데 마지스트리스(66.8%)가 중도우파 성향의 후보를 큰 차이로 앞서 낙승이 예상된다.

이런 결과로 2009년 창당한 신생 정당 오성운동은 4대 주요 도시 중 2곳의 시장을 거머쥐며 명실상부한 전국 정당으로 거듭나게 됐다.

반면, 집권 민주당은 로마에서 예상보다 훨씬 큰 격차로 패하고, 믿었던 토리노에서도 충격패를 당하며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민주당은 그나마 마테오 렌치 총리가 발탁한 살라 후보가 신승을 거두고, 전통적으로 좌파 색채가 강한 볼로냐에서 비르질리오 메롤라가 낙승하며 치명상은 피했다.

렌치 총리 역시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게 됐다. 그동안 노동과 시장 부문 개혁을 밀어붙이며 당을 너무 오른쪽으로 끌고 간다는 내부 비난에 직면했던 렌치 총리는 이번 선거 결과로 10월로 예정된 국민투표 전선에 빨간불이 켜진 동시에 당내 입지마저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렌치 총리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이번 선거는 지역적 성격이 투표에 강하게 반영됐다. 집권당이 임기 절반을 지난 뒤 일부 지역 선거에서 패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부인한 수 없는 사실은 오성운동이 우리에게 분명한 승리를 거뒀다는 것"이라며 패배를 인정했다.

선거 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이끄는 전진이탈리아(FI)와 마테오 살비니가 창설한 극우정당 북부리그(NL)가 주도권 다툼을 하며 분열된 우파 진영은 이번 지방 선거 5대 주요 도시에서 시장직을 하나도 건지지 못하며 쇠락을 실감하게 됐다.

다만, 북부리그는 로마 시장과 토리노 시장 결선 투표에서 오성운동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이들의 당선에 일정 부분 기여한 것에 위안을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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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생활정치’ 女風  
모두 제1야당 ‘5성운동’ 소속… “엉망인 도시에서 아이들 못키워”
쓰레기-교통 등 현실문제 공략 주효… 시민들, 부패한 남성중심 정치 심판

20일 이탈리아 토리노 시장에 당선된 키아라 아펜디노(왼쪽)와 로마 시장에 당선된 비르지니아 라지의 온라인 선거운동 포스터. 이들이 속한 제1야당인 ‘오성운동’의 로고(오른쪽 상단) 옆에 ‘모든 것을 바꿔라(cambia tutto)’란 구호가 적혀 있다. 오성운동 트위터 캡처

부패한 기성 정치인에게 환멸을 느낀 이탈리아 시민들이 생활정치를 앞세운 30대 ‘워킹맘’을 주요 도시 행정 수장(首長) 자리에 앉혔다. 이탈리아 4대 도시(로마, 밀라노, 나폴리, 토리노) 가운데 로마와 토리노를 여성 시장이 차지했다. 이들은 모두 생활정치를 앞세운 제1야당인 ‘오성(五星)운동’ 후보여서 집권 민주당이 긴장하고 있다.

20일 AP 등에 따르면 제1야당인 오성운동 후보로 출마한 변호사 출신 비르지니아 라지(37·여)는 19일 결선투표에서 70%에 가까운 득표로 로마 시장에 당선됐다. 2800년 로마 역사상 여성 수장은 처음이다. 라지 신임 시장은 당선 연설에서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2800년 로마, 첫 여성시장 탄생 2800년 로마 역사상 첫 여성 시장에 당선된 변호사 출신 비르지니아 라지(37)가 20일 로마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쓰레기와 교통난 해소, 수질 개선 등 생활밀착형 공약을 내세우며 제1야당 ‘오성운동’ 후보로 출마한 라지 신임 시장은 전날 결선투표에서 집권 민주당의 로베르토 자케티 후보보다 2배 이상 많은 70%에 가까운 지지율로 압승했다. 로마=AP 뉴시스

그는 로마 토박이로 로마3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로 일했다. 라디오 방송국 PD인 남편과의 사이에 아들(7)을 하나 뒀다. 2011년 “지금처럼 엉망인 로마에서 내 아들이 살게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신생 정당인 오성운동에 합류했다. 2013년 로마 시의원에 당선됐고 교육, 환경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성운동은 코미디언 베페 그릴로(68)가 2009년 좌파, 우파라는 이분법적 정당 체계를 깨고 △물 △교통 △개발 △인터넷 △환경 등 5가지 생활밀착형 이슈를 주요 정책으로 내세우며 설립한 정당이다. 126곳의 지자체장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오성운동은 결선까지 간 20곳 가운데 로마와 토리노를 포함한 19곳에서 승리하는 뒷심을 발휘했다.

2월 인터넷 투표를 거쳐 오성운동의 시장 후보로 선출됐을 때만 해도 라지 시장은 무명에 가까운 정치 신인이었다. 성장, 분배 등 어려운 거대 담론보다는 쓰레기, 낙서, 교통 등 생활밀착형 주제를 쉬운 단어로 설명하며 표심을 자극했다.

토리노에서도 오성운동의 돌풍이 불었다. 갓 서른을 넘긴 정치 신인 키아라 아펜디노(31·여)가 현직 시장 피에로 파시노(66·민주당)를 꺾고 토리노 시장에 당선되는 파란이 일어난 것이다. 2주 전 있었던 1차 투표에서 아펜디노는 11%포인트나 뒤졌지만 이번에 절반이 넘는 55%의 득표율로 역전극을 이뤄냈다. 


5개월 난 딸의 엄마이자 정치 신인인 아펜디노는 토리노 중견 기업가의 딸로 태어나 이탈리아 최고 사립대학으로 꼽히는 밀라나 보코니대를 졸업한 재원이다. 명문 축구팀 유벤투스에서 2년 동안 근무했고, 결혼 후인 2010년 오성운동에 입문했다. 2011년부터는 토리노 시의원으로 일하며 시정의 감시자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30대 여성 시장들의 당선 배경에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변화에 대한 이탈리아 국민들의 강한 열망이 있다. 하지만 영국 일간 가디언은 “(당선된 여성 시장들은) 재정 건전화와 부패와의 전쟁이라는 버거운 과제를 앞두고 있으며 남성이 대부분인 주류 정치권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유종 pe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황인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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