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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 적’ 된 미세먼지의 오해와 진실…주범은 디젤車·화력발전·중국발 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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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 적’ 된 미세먼지의 오해와 진실…주범은 디젤車·화력발전·중국발 황사

기사입력 2016.05.19 17:52:30| 최종수정2016.05.19 17:54:21 싸이월드 공감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

디젤차 확산 등으로 수도권 미세먼지 농도가 급상승했다. 사진은 미세먼지와 황사가 뒤섞여 희뿌연 서울시내 모습. <매경DB>
미세먼지를 둘러싼 논쟁이 점입가경이다. 미세먼지는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나 공장이나 자동차에서 나오는 배출가스에서 주로 발생하는 입자성 물질로 크기 10㎛(마이크로미터, 1㎛=1000분의 1㎜) 미만인 것을 일컫는다. 지름 2.5㎛ 이하인 것은 따로 초미세먼지(PM-2.5)로 구분한다.

사회 전반적으로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미세먼지를 두려워하는 국민이 크게 늘었지만 환경부 등 정부에서는 오히려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 혼란만 가중하고 있다.

핵심은 미세먼지 발생의 정확한 원인이 무엇이냐다.

논란을 풀 첫 단추가 될 이 지점에서 정부 당국부터가 전혀 답을 찾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면서 관련 업계와 애꿎은 시민들의 혼란만 가중되는 모습이다. 미세먼지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문답식으로 따져봤다.

Q 미세먼지가 뜨거운 감자가 된 배경은.

A미세먼지는 최근 갑자기 나타난 것은 아니고 예전에도 심했지만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인접 국가인 중국의 급속한 산업화와 맞물려 국내 디젤차가 급증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늘어 대기의 질이 크게 나빠진 결과다. 실제 서울 지역 미세먼지 농도는 2004년 1㎥당 61㎍(마이크로그램)에서 점차 낮아져 2012년 41㎍/㎥를 기록했지만 2013∼2015년에는 다시 44∼46㎍/㎥로 소폭 높아졌다.

근래 달라진 점은 발생원이 변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는 굴뚝 등 발생원에서부터 고체 상태의 미세먼지로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이런 1차 발생원에서 가스 상태로 나온 물질이 공기 중 다른 물질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미세먼지가 되는 2차적 발생이 압도적으로 많다.

Q 미세먼지의 정확한 원인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운데.

A최근 2~3년간 공기의 질이 악화된 원인을 딱 한 가지로 꼽기는 힘들다. 환경부도 국립환경과학원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전국 단위로 통합해 2012년에 내놓은 자료를 근거로 활용할 뿐이다. 각종 정책 지원이 집중된 수도권 지역의 경우 2012년까지 미세먼지량이 감소하다 최근까지 소폭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기간 원인을 규명할 데이터가 전혀 없는 셈이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원인은 화석연료 사용과 산업시설 증가, 디젤차 급증, 중국발 황사 등 크게 3가지다. 이 중 화석연료는 감사원 조사 결과, 충남의 화력발전소가 수도권 대기오염에 미치는 기여율의 경우 미세먼지 3∼21%, 초미세먼지 4∼2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정부는 충남의 화력발전소에 대한 관리 방안을 쏙 빼놓은 채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사업을 추진해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내놓은 ‘대기오염물질 배출사업장의 대기질 영향 분석’ 보고서도 비슷한 결과를 담았다. 이 보고서를 보면 수도권 전력의 25%를 공급하는 인천 옹진군 영흥화력발전소의 미세먼지가 50㎞를 날아 서울과 경기 지역 대기오염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Q 디젤차가 근래 미세먼지 확산의 핵심원인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A전문가들의 중론은 ‘그렇다’이다. 2012년 세계보건기구(WHO)는 디젤차가 내뿜는 질소산화물(NOx)을 발암(發癌)물질로 규정했다. 질소산화물은 미세먼지나 스모그의 원인 물질로 꼽힌다. 또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수도권 질소산화물 배출량의 67.7%가 수송 부문에서 발생하는데, 이 중에서도 경유차가 76%를 차지한다고 한다.

사정이 이렇지만 디젤의 인기가 갈수록 떨어지는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수입차를 중심으로 디젤차 보급이 급속도로 늘었다. 지난 1분기(1~3월) 수입차 전체 판매에서 디젤차가 차지한 비중은 68.6%로 지난해(69.6%)와 비슷한 규모다. 국내에 운행되는 전체 디젤차 수는 점점 늘어 2015년 말 기준 국내 등록 차량의 41%, 약 862만대에 달했다.

Q 디젤 차량에 대한 글로벌 기준이 유로6로 강화됐고, 여기에 저감장치까지 달면 괜찮지 않나.

A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디젤차의 배출 기준인 유로6(㎞당 질소산화물 배출량 80㎎)가 환경오염을 완화시킬 것이란 기대감은 근거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유로6 기준 아래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의 수치를 줄여 대기오염도를 조금 줄일 수는 있다. 문제는 입자가 큰 미세먼지는 일부 걸러내지만 인체에 치명적 손상을 가하는 것으로 알려진 2.5㎛ 이하 초미세먼지는 전혀 걸러내지 못한다는 데 있다.

게다가 주행 중에는 유로6 기준 자체가 무의미하다. 최근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가 실제 도로에서 국내 판매 디젤차 16종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측정한 결과 인증 기준을 만족시킨 것은 두 종뿐이었다. 또 저감장치는 연비와 출력이 크게 떨어져 운전자들이 장착을 꺼리고 있다.

Q 황사와 미세먼지는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발 황사와 국내 미세먼지와는 무관한 것인지.F

A연관성이 있다. 일단 황사와 미세먼지 자체는 전혀 다른 개념이긴 하다. 황사는 모래 알갱이가 부서지면서 바람에 날려 오는 자연발생적인 것을 일컫는다. 크기도 미세먼지보다 크다. 호흡기 자체에 자연 정화 기능이 있어 입자가 큰 것은 코 안 점막에서 제거되는데 입자가 작은 것은 폐나 기관지로 들어갈 수 있다. 미세먼지는 보통 자연발생이 아니라 인위적이고 화학적인 반응에 의해 만들어지다 보니 색도 다르다. 황사는 노란색인데 미세먼지는 검은색을 띤다.

봄철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중국 황사와 황사가 싣고 온 오염물질의 영향도 크게 받는다. 황사가 올 때 그냥 황사가 날아오는 경우도 있지만 오염물질과 같이 올 때도 많다. 실제 환경부가 2014년도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사례를 분석했더니 강한 북서풍이 불었던 1월 2일에는 미세먼지 중 80% 이상이 국외 영향인 것으로 나타났다.

Q 미세먼지는 대부분 발암물질로 봐야 하나.

A미세먼지가 모두 발암물질이라는 것은 오해다. 사실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게 된 것도 2013년 10월 WHO가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면서다. 그러나 WHO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건 초미세먼지다. 미세먼지는 지름이 10㎛ 이하인 미세먼지(PM10)와 2.5㎛ 이하인 초미세먼지(PM-2.5)로 구분된다. 이 중 PM10 미세먼지는 일부 국가에서는 따로 미세먼지라고 부르지도 않지만 유해성이 몇 배 높은 초미세먼지가 끼어 있기 마련이어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물론 오늘 담배 한 갑 피운다고 내일 당장 암에 걸리지는 않듯 초미세먼지에 단기간 노출된다고 해서 암에 걸리는 것은 결코 아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 외출 자제를 권고하는 것도 암 예방 차원이라기보단 단기 노출에 따른 폐 기능 저하를 막으려는 것이 목적이다. 다만, 술, 담배를 오랫동안 많이 하면 암에 걸릴 수 있듯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면 암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다.

미세먼지 대처법은

요리할 때도 환기…필터식 공기청정기 도움

일단 최근 인기 있는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면 실내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일정 부분 도움이 되는 것은 맞다. 작은 먼지가 잘 걸러질 수 있도록 고성능 헤파필터(HEPA·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가 장착된 공기청정기일수록 효과는 더 크다. 그러나 이온 방식은 쓰면 안 된다. 오존을 비롯한 여러 가지 오염물질을 발생시킨다. 오존 수치가 바깥 공기의 수십~수백 배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바깥 미세먼지 농도가 높다고 무작정 창문을 닫아두는 것은 올바른 대처법이 아니다.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날은 가급적 창문을 닫고 환기 횟수를 줄여 미세먼지 유입을 방지하는 게 맞지만 상황별로 다르다. 예를 들어 주방에서 고기를 굽거나 튀기는 등 일상적인 요리를 할 때도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한다. 특히 생선을 구울 때는 실내 미세먼지가 200㎍/㎥ 이상까지 치솟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진공청소기를 사용할 때도 필터로 제거되지 않은 미세먼지가 다량으로 나올 수 있다.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창문을 열거나 환기장치를 작동시키는 것이 좋다.

환기하더라도 가급적 3분 이내로 하고 환기 후에는 먼지가 쌓이기 쉬운 곳을 물걸레 등으로 깨끗이 청소해주면 좋다. 물론 천식이나 만성 호흡기질환 등이 있는 경우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질 때까지 되도록 창문을 열지 않는 편이 낫다.

도움말 주신 분들(가나다순) 강공언 원광보건대 의무행정과 교수,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임영욱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부소장), 조석연 인하대 환경공학과 교수, 환경부, 환경보건시민센터

[배준희 기자 bjh0413@mk.co.kr, 김기진 기자 kj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58호 (2016.05.18~05.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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