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복판에서 마주친 ‘돔’

2016. 2. 23. 13:25지역 뉴스/광주시 뉴스



도심 한복판에서 마주친 ‘돔’
이색 놀이 공간, 실내 낚시터
  

시간은 없고, 떠나고는 싶다. 여유롭게 낚싯줄을 내리기 힘든 현대인을 위해

 낚시터가 도심 속을 파고들었다. 청년층의 새로운 놀이공간으로,

가족이 함께 즐기는 도심 속 휴식처로 실내 낚시터가 핫 하게 떠오르고 있다.



참돔’낚시 즐기자
참돔, 감성돔, 노래미, 로브스터 까지! 바다에서 만날 수 있는 어류가 미끼를
 기다린다. 실내낚시터는 크게 바다낚시와 민물낚시로 나뉘는데,
어류의 가격이 비싼 바다낚시는 상대적으로 찾기 힘들다.
 인천에는 간석동에 있는 ‘실내바다낚시터’가 유일하다.
 지난 12월 개업한 이곳은 하루 3, 40여명의 손님이 찾고 있다.



면 주인장 조효행 씨를 만날 수 있다. 조 씨는 “13살부터 좋아하던 낚시를 계속하기 위해 실내낚시터를 시작했다”고 전한다. 들어오는 손님을 반갑게 맞은 그는 바로 낚시방법을 설명한다. 실내를 둘러보니 낚싯대를 잡고 있는 엄마와 아이, 청년, 중년 할 것 없이 다양하다. 낚시는 중년의 취미인 줄만 알았다. 그도 그럴게, 시간적 여유가 필수로 갖춰져 있어야 즐길 수 있는 것이 낚시다. 도시에서 차를 타고도 여러 시간 바다를 찾아가야한다. 물때도 잘 맞춰야 하니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실내낚시터는 바쁜 도시인들의 일탈과도 같은 장소다. 물고기를 보호하기 위한 어두운 실내, 때를 기다리는 침묵. 도시의 소음과 단절돼 낚시 초보자라도 금세 적응할 수 있는 분위기다. 새우이끼가 담긴 접시와 낚싯대를 손에 잡고 나면, 아무리 낚시가 처음이어도 자신감이 붙기 마련이다. 게다가 바다낚시라니, 시간 안에 물고기 하나만 낚아도 본전이다. 이용요금은 한 시간 2만 원, 두 시간 30분 3만원.



진짜 낚시는 '바로 떠먹는 회’ 맛!
최근 실내낚시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많은 실내낚시터가 생겨났다. 새로운 놀이문화가 양산되면서 어두운 측면도 드러났다. 잡은 물고기를 다시 놔주는 대신 조건에 따라 고가의 경품을 지급하는 업장이 문을 연 것. 수 백 만원에 달하는 경품을 위해 낚시를 하게 되는, 일종의 도박형태로 변질된 것이다. 실내바다낚시터는 경품대신 실제 낚시한 물고기를 가져갈 수 있다. 남는 것이 있을까 싶지만, 시간 안에 물고기를 낚을 수 있는 사람이 드물다는 것이 주인장의 설명이다. 아마도 진짜 낚시의 맛은 이런 게 아닐까. 실제로 손님들 사이에서는 오래 걸리더라도 잡은 물고기를 가져갈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만족도가 훨씬 높다.







손님 박범수(가명 30대) 씨는 여자 친구와 함께 낚싯대를 잡았다.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 비하면 그럴싸한 데이트 장소는 아니다. 하지만 이색적인 경험을 원하는 청년층에게 새로운 놀이공간임에는 확실하다.
“밥 먹고, 영화보고, 카페 가는 데이트는 지겹고, 좀 색다른 게 없을까 해서 왔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어요. 낚시하면서 대화도 하고, 못 잡을 수도 있지만, 잡으면 회를 먹을 수도 있으니까요. 낚시는 세월을 낚는 거란 말도 하잖아요. 잡으면 좋지만 못 잡아도 나름대로 재밌어요.”
말 그대로다. 기대에 찬 시간을 보내는 건 그대로 의미가 있다. 꼭 대어를 낚지 않아도, 낚시 줄을 다시 한 번 드리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낚시는 충분히 가치 있는 경험이다. 우리의 삶과도 맞닿아있다.


*실내바다낚시터
남동구 간석동 574-9번지
032-442-2345


글·사진 차지은 i-view 기자 minsabl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