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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 경제학…거침없는 민주적 사회주의 -- 미대통령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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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나무맨 2016. 2. 4.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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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 경제학…거침없는 민주적 사회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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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0.2%포인트 차이였다. 미국 민주당 아이오와 경선 결과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49.8%, 버니 샌더스 버몬트주 상원의원은 49.6% 표였다. 승자는 힐러리였다. 민주당은 “역사상 가장 적은 표 차이로 힐러리가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이겼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누구도 샌더스를 패자라 부르지 않는다.

미 방송사인 NBC는 "경선 초기 아이오와에선 샌더스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런데 샌더스 바람이 불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샌더스 논쟁’이었다. 그는 처음부터 “나는 민주적 사회주의자(Democratic socialist)”라고 선언했다. ‘다수를 위한 정치’처럼 은유적으로 자신을 암시하지 않았다.

정치판에서 솔직함은 직설적 비판을 부르는 법이다. 아니다 다를까. 워싱턴포스트(WP)가 가장 먼저 나섰다. 올 1월 하순 WP는 “샌더스는 극히 일부 미국인에게 소설 같은 상품을 파는 정치인”이라고 공격했다. 이어 경제 매체인 포브스가 나섰다. “샌더스의 철학은 고통을 공유하자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샌더스 논쟁은 바람이 됐다. 논쟁 덕분에 아이오와에서 그의 인지도가 올랐다. 단숨에 ‘굴러온 돌’의 약점이 사라졌다. 그는 2005년에야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전까진 무소속이었다. 반면 힐러리는 터줏대감이었다. 남편이 대통령이었다. 그 자신은 국무장관이었다. 샌더스가 자신의 약점을 다른 쟁점으로 덮어버린 셈이다. 바로 경제다.

샌더스 공약도 솔직하다. ‘전쟁 대신 인프라’, ‘노동자 기업인수’, ‘월가와 한판’ 등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후보시절 ‘중산층 복원’, ‘성장을 위한 도전’ 등을 내걸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샌더스 공약을 보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또 누구를 겨냥한 것인지 뚜렷하다”고 평했다. 샌더스가 입만 열면 하는 말이 있다. “최근 30년간 늘어난 부 가운데 절반 이상이 1% 부호들에게 집중됐다”는 얘기다. 미국 사회 최대 이슈인 불평등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힐러리도 불평등을 지적하긴 한다. 하지만 그의 화려한 이력과 개인 재산, 인맥 때문에 불평등 이슈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샌더스는 한걸음 더 나갔다. 그의 '전쟁 대신 인프라'는 옛 소련 공산당이 1917년 내세운 ‘전쟁 대신 빵’만큼이나 간명하다.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전쟁하는 돈으로 도로나 학교를 짓겠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테러와의 전쟁을 이유로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챙기는 미국 군산복합체의 이익은 줄 수밖에 없다. '노동자 기업인수'는 별 성과없이 고액 보수를 챙긴다는 경영자를, '월가와 한 판'은 머니게임에만 치중하는 금융 자본을 겨냥한 것이다.

샌더스는 “미국에서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무역협정을 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점에선 공화당 경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와 닮은 꼴이다. 샌더스는 중국을 구체적으로 지목하며 “일자리를 중국에 넘겨줄 수 있는 무역협정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처럼 미국 시장에 의존하는 나라들이 긴장할 만한 공약이다.

보수진영은 최근 좀 더 체계적으로 샌더스 공격에 나섰다. 미 금융계 목소리를 대변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의 경제정책을 “18조 달러(약 2경1600조원)짜리 고비용 공약”이라고 지적했다. 모두를 위한 건강보험을 도입하면 15조 달러가 들어가고 사회보장을 강화하는 데 1조2000억 달러가 든다는 것이다. 10년 동안 들어갈 돈이 그렇단 얘기다. 해마다 1조8000억 달러 꼴이다. 미 연방정부 한해 예산은 3조 달러 안팎이다. WSJ 보도대로라면 연방지출 씀씀이가 50% 정도 더 늘어야 한다.

샌더스 캠프는 “기득권 언론이 의도적으로 세금 공포를 자극하고 있다”고 발끈했다. 그리곤 “18조 달러가 더 드는 정책이 아니라 절감할 수 있는 공약”이라고 반박했다. 샌더스는 돈 먹는 하마인 기존 건강보험을 폐지해 32조 달러를 절감하고 월가 금융자본의 머니게임을 억제해 증시 불안을 해소하면 공적자금 등이 줄어들어 3조5000억 달러를 아낄 수 있다는 계산서를 내놓았다. 샌더스 캠프는 “절감액이 10년 동안 36조 달러에 이른다”며 “투입 금액 18조 달러를 빼고도 그만큼의 돈이 남는다”고 했다.

그렇다면 샌더스는 얼마나 사회주의적일까.

샌더스 공약을 보면 국영화 정책은 없다. ‘노동자들이 다니는 회사를 인수해 스스로 경영하도록 지원한다’는 공약만 있다. 포브스지는 “노동자 기업인수도 자본주의 소유를 인정하는 제도”라고 했다. 부유층에 세금을 더 물려 복지를 늘린다는 게 샌더스 경제정책의 핵심이다.

톰슨로이터는 “공약이나 경제철학에 비춰 샌더스는 1990년대 이후 유럽 좌파와 비슷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보도했다. 유럽 좌파들은 신자유주의 영향으로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주요 대기업 국유화 등을 포기했다. 대신 사회안전망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상당히 온건한 쪽이란 얘기다.

그런데도 샌더스와 가까운 편(리버럴 진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지난달 22일 뉴욕타임스(NYT)에 쓴 칼럼에서 샌더스의 이상주의를 경계했다. 그는 “루스벨트 프랭클린 대통령도 이상론보다는 정치적으로 실용주의를 내세웠다”며 “루스벨트가 만든 제도는 기존 것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보완하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샌더스의 건강보험 공약 등이 기존 것을 대체하려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크루그먼은 “현재까지 샌더스가 거둔 정치적 성과는 의미 없을 수 있다”며 “그는 공화당(보수진영)의 공격 머신에 아직 노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본선에서 보수 세력이 똘똘 뭉쳐 나설 때 샌더스가 ‘브라이언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얘기다.

브라이언은 19세기 말 민주당-인민주의 연합후보로 나선 윌리엄 재닝스 브라이언(1860~1925년)이다. 그는 1896년 대선에서 윌리엄 맥킨리 공화당 후보와 맞섰다. 브라이언은 “월가의 금본위제가 인류를 억압하는 황금 십자가”라고 외치며 월가를 상대로 전쟁을 선언했다. 브라이언은 금은본위제를 주장하며 선거기간 동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역풍이 왔다. 당시 기준으로 그의 진보적인 정책에 위기를 느낀 보수진영이 총궐기했다. 보수진영은 똘똘 뭉쳐 브라이언에게 패배의 쓴 맛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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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샌더스가 본선에 나가면 질 것으로 보는 정치 평론가들이 많다. 다만 샌더스가 올 미국 대선의 최대 이슈인 불평등을 선점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WP는 “힐러리도 ‘진보 브랜드’를 차지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정치·경제사에 새로운 매듭이 만들어지는 형국이다. 시카고대 칼 루엘린 교수(법학)는 최근 샌더스 열풍을 ‘샌더스 모멘트(moment)’라고 불렀다. 그는 허핑턴포스트에 쓴 칼럼에서 “샌더스가 레이건 컨센서스(정치경제 패러다임)에 대해 처음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엘린 교수에 따르면 루스벨트 컨센서스는 1930년에서 80년까지 50년 동안 이어졌다. 그 사이 공화당이 집권하기도 했지만 경제정책 등은 거의 루스벨트 것을 모방했다.

루스벨트 패러다임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집권으로 끝났다. 감세와 규제완화를 중심으로 한 공급중시 경제정책이 주류가 됐다. 민주당 출신인 빌 클린턴이 8년간 집권했지만, 정책은 레이건의 정책과 비슷했다. 이런 레이건 패러다임이 샌더스 등장을 계기로 본격적인 도전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먼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회장은 3일 CNBC와 인터뷰에서“샌더스의 후보지위 자체가 위험한 모멘트(dangerous moment)”라고 말했다. ‘돈의 지배자’인 그의 직감에 샌더스 열풍 자체가 당선 여부와 상관없이 위험해 보이는 모양이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샌더스 경제학…거침없는 민주적 사회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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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 돌풍


   
자본주의의 상징이자 기독교 나라인 미국에서 사회주의자는 무신론자나 이슬람교 신자보다 대통령이 될 확률이 낮다는 이야기가 있다. 미국에서 사회주의가 뿌리내리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미국의 정치학자 세이무어 마틴 립셋은 '미국 예외주의'란 책에서 1950년대 매카시즘이라는 광풍이 있긴 했지만 이 외에도 풍족한 자원, 높은 계급 이동성, 국가의 권위에 낮은 정당성을 부여한다는 점 등이 사회주의 없는 예외적인 미국을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아무리 예외적이라 하더라도 부의 불평등이 어느 나라보다 심한 미국에서 사회주의가 뿌리내리지 못한다는 사실은 여러모로 분석 대상이 될 만하다.  

미국이라고 사회주의 전통이 없었던 건 아니다. 미국 사회주의의 계보는 191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12년 미국 사회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유진 데브스(1855~1926)는 사회노동당의 대선후보로 출마해 6%의 득표율로 4위를 기록했다. 당시 장애 극복의 대명사로 유명한 헬렌 켈러가 데브스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사회주의자 대선 후보의 득표율은 데브스의 6%가 최고일 정도로 이후 사회주의자에게는 척박한 땅이 돼버렸다.  

미국 대선 민주당 아이오와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버몬트 주·무소속) 상원의원의 돌풍이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자칭 유진 데브스의 계보를 잇는 미국 의회 유일의 사회주의자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샌더스의 의회 사무실에 데브스의 초상화가 걸려 있을 정도라니 미국 사회에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임에 틀림없다. 지난해 4월 그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만 해도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지지율이 점차 오르더니 아이오와 경선에서 49.5%를 얻어 49.9%를 얻은 힐러리 클린턴을 위협했다. 사회주의자답게 샌더스가 가장 집중하는 주제는 경제적 불평등이다. 상위 1%에 집중된 부를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샌더스 돌풍을 두고 "샌더스가 시대를 따라잡은 게 아니라 시대가 그를 따라잡았다"고 썼다. 샌더스가 수십년 전부터 주장해온 진보적 의제들에 국민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다. 예전 뉴욕타임스가 사회주의자 유진 데브스를 '인류의 적'이라고 불렀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샌더스가 대선 후보가 되고 대통령에 당선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신자유주의 심장부인 미국에 커다란 변화가 시작됐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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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9세 84% 몰표 ‘70대 오바마’ 샌더스 돌풍

       

클린턴에 졌지만 새 정치 기대감

‘탈 월가’ 내세워 소액기부만 받아

“투기세력 세금 매겨 등록금 면제”?

사회주의자 거부감 극복이 숙제

버니 샌더스(74)는 졌지만 이겼다. ‘거인’ 힐러리 클린턴에게 맞서 역대 경선 중 최대 격전을 치른 샌더스의 표정은 흡족해 보였다.




지난해 4월 30일 출마선언 당시 아이오와주에 조직 하나 없던 그가 8년을 절치부심한 클린턴과 “사실상 동률”(샌더스)이라 할 정도의 결과를 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경우 각 주마다 승자독식이 아닌 득표율로 대의원이 배정되기 때문에 샌더스로선 이번 결과가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었다.

오히려 ‘샌더스 돌풍’을 전국에 각인시키는 엄청난 플러스 효과를 얻었다. 당장 9일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선 샌더스의 압승이 예상되고 있어 그 확장력이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밤 10시50분쯤 1700여 명의 지지자가 모인 디모인공항 인근 홀리데이인호텔에 나타난 샌더스는 “아이오와주가 오늘 밤 정치혁명을 시작했다”고 주먹을 치켜세웠다.

그는 “오늘 아이오와 유권자들은 기성 정치권과 기성 경제시스템, 그리고 기성 언론에 매우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만족함을 표한 뒤 연설이 아닌 ‘생방송으로 중계되는 선거유세’를 시작했다.

그렇다면 샌더스가 이번 아이오와 경선전에서 어떻게 유권자의 심금을 울렸을까.

지난달 29일 유세장에서 만난 대학생 멜라니 러셀(23)은 “힐러리는 월가의 백만장자 몇 명으로부터 거액의 후원금을 받아 정치를 하지만 버니는 그들로부터 단 한 푼도 안 받고 300만 명의 개인으로부터 평균 27달러의 소액기부를 받아 여기까지 선거를 끌고 온 데 감명받았다”고 말했다.

샌더스는 “주립대 등 공립대학의 등록금을 면제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필요한 연 750억 달러(약 90조7000억원)는 월가의 투기 세력에 세금을 매겨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나를 뽑아주면 당신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준다고도 얘기하지 않겠다. 다만 1%의 소수 엘리트들이 미국을 좌지우지하는 현상을 ‘더 이상 놔둘 수 없다(Enough is enough)’는 싸움에 동참해달라. 미국을, 그리고 세상을 바꾸자”는 구호가 젊은이를 움직였다.

막판 샌더스가 단골메뉴로 인용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란 에이브러햄 링컨의 말도 유세장의 ‘합창 구호’가 됐다. 남녀 할 것 없이 젊은 유권자들은 그를 압도적으로 지지한다. 샌더스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17~29세 유권자에게서 84% 득표했다.

다만 샌더스가 ‘반 발짝’ 앞에서 역전에 실패한 이유를 두곤 몇 가지 분석이 나온다.

디모인 레지스터는 “아이오와 유권자들이 ‘첫 여성대통령이 나와도 좋다고 보나’는 질문에는 11%가 거부감을 보였지만 ‘사회주의자가 대통령이 돼도 좋다고 보나’는 질문에는 25%가 거부감을 나타냈다”며 “아직까지 ‘사회주의자보다는 여성(대통령)이 낫다’고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유세장의 ‘샌더스 열기’를 이끈 대학생들이 투표에 참여하지 못한 게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8년에는 대학 방학 중(1월 3일) 선거가 있어 각자 자기 집에서 오바마에게 한 표를 던졌지만 지금은 학기 중이라 자신의 주소지에서 투표를 하지 못한 이들이 많았다는 분석이다.

▶관련 기사

① 클린턴 이기고, 트럼프는 졌다

② 달라진 클린턴, 110억 쏟아붓고 ‘I’아닌 ‘We’ 겸손 모드

기세가 오른 샌더스는 2일 새벽 다음 경선지인 뉴햄프셔로 이동, 트럭 짐칸 위에 올라 지지자들을 향한 연설로 유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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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샌더크루즈' 돌풍과 한국 정치

     
       
노컷뉴스

버니 샌더스(75.Bernie Sanders)와 테드 크루즈(47.Ted Cruz) (사진=버니 샌더스, 테드크루즈 공식 홈페이지 캡처)


'포스트 오바마' 시대를 이끌 주인공을 선출하기 위한 미국의 대선전이 본격 개막됐다. 특히 미국 대선의 첫 관문인 아이오와주 코커스가 시작부터 굵직한 이변을 연출하면서 세계적 이목을 집중시킨 흥행을 이뤄냈다.

물론 11월 8일 미국 대선일 까지는 9개월의 대장정이 남아있지만 아이오와 코커스가 민심의 풍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가 된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는 상당하다.

이변의 주인공은 민주, 공화 양당의 대선후보 경선전 초반에 바람을 일으킨 버니 샌더스(75.Bernie Sanders)와 테드 크루즈(47.Ted Cruz)다. 샌더스와 크루즈, 이른바 '샌더크루즈' 돌풍인 것이다.

미국 언론매체들은 '아웃사이더의 승리', '비주류의 반란' 등으로 두 사람의 선전을 묘사했다. 샌더스와 크루즈는 각기 '대세론의 주역'을 자임했던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에게 일격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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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니 샌더스, 힐러리 클린턴 (사진=공식 홈페이지 캡처)


샌더스는 힐러리에게 단 0.2% 표차로 뒤졌지만 두 사람의 현격한 대중적 인지도 차이와 조직력 열세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의 승리로 평가된다.

쿠바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크루즈 역시 줄곧 여론조사 지지도 1위를 달렸던 트럼프와 공화당 지도부의 지지를 받는 마코 루비오를 보기 좋게 따돌렸다.

그러나 아직은 대선전이 초반에 불과한 만큼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이번 코커스의 박빙 승부는 향후 대선판도가 롤러코스트 양상으로 전개될 것임을 예고한다.

또한 무소속의 샌더스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전에서 힐러리를 꺾을 수 있을 지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오는 8일 열리는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실시된 지지도 조사에서는 샌더스가 힐러리를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류 기득권 정치세력에 대한 심판을 내건 샌더스의 돌풍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이 날지, 민심을 반영하는 이른바 '샌더스 현상'으로 등장할지 우리 정치권에 건네는 교훈도 적지 않다.

샌더스 '돌풍'은 8년 전 오바마가 일으킨 '바람'과 오버랩된다. 샌더스와 오바마의 캐치프레이즈는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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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버니 샌더스 (사진=자료사진/샌더스 페이스북 캡처)


변화 'Change'의 알파벳 'g'를 'c'로 바꾸면 기회 'Chance'가 된다.

기득권과 구태, 불평등을 탈피하는 변화를 선택하면 개혁과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는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

우리 정치권도 '혁신하는 보수', '경제 민주화', '새정치' 라는 표현 등을 내세우며 변화를 바라는 민심에 발맞추고 있지만 말 따로 행동 따로일 경우가 다반사다.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는 구태를 심판하는 동시에 변화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주역은 유권자인 국민이다.

이번 미국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처음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비율이 40%로 조사됐다. 유권자들의 참여가 샌더크루즈의 돌풍을 만든 것이다.

미국 대선이든 우리의 총선이든 더 나은 내일은 유권자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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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케티가 본 샌더스 : 미국의 새로운 정치시대가 열렸다


피케티는 불평등에 대한 학술적 도전을 상징하는 프랑스의 경제학자다. 실제의 정치에서 불평등에 도전하고 있는 대서양 건너편의 샌더스에 대해 그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는 2월14일 르몽드지에 자신의 미국 대선 관전평을 보냈다. 가디언이 이를 번역한 기사를 소개한다. 원문은 Thomas Piketty on the rise of Bernie Sanders:the US enters a new political era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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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의 놀라운 선전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샌더스는 이제 50세 이하의 민주당 지지층에서 힐러리 클린턴을 앞서고 있다. 힐러리가 전국 여론조사에서 샌더스를 앞서고 있는 유일한 이유는 50세 이상의 지지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샌더스가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되지 못할 수 있다. 제도권에 퍼져있는 힐러리의 지지자 뿐만 아니라 주류 언론의 보수성과도 맞서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하더라도 멀지 않은 미래에 ‘또 다른 샌더스’가 나타날 것이다. 그는 대선에서 승리해 미국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다. 그 ‘또 다른 샌더스가’ 더 젊고 덜 백인스럽다면 더더욱 그렇다. 우리는 레이건의 1980년 대선 승리가 만들어낸 정치-이데올로기 지형이 이제 무너지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버니 샌더스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1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연설하기 전 주먹쥔 손을 치켜 올려보이고 있다.
버니 샌더스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1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연설하기 전 주먹쥔 손을 치켜 올려보이고 있다.ⓒ뉴시스/AP

잠시 과거로 돌아가 보자. 미국은 1930년부터 1970년대까지 사회불평등 해소의 선두에 선 나라였다. 미국은 굉장히 불평등하고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어보였던 구 유럽과 달랐다. 미국은 1차대전과 2차대전 사이에 굉장히 진보적인 누진소득세와 재산세 제도를 마련했고, 역사상 가장 진보적인 재정정책을 시행했다. 반세기(1930~1980년) 동안 미국의 최고소득자(연간 백만불 이상)에게 적용된 한계세율은 평균을 내면 82%였고, 1940년대와 1960년대(루즈벨트부터 케네디 정권까지)에는 91%에 달했다. 레이건이 당선된 1980년에도 최고소득구간의 한계세율은 70% 수준이었다.

이런 높은 세율은 미국경제가 2차대전 이후 급성장하는데 아무런 걸림돌도 되지 않았다. 백만불이면 충분한데 최고경영자들에게 굳이 천만불을 줄 필요는 없으니까. 재산세도 소득세 못지 않게 진보적이었다. 독일이나 프랑스에서는 40%가 넘는 경우가 거의 없었던 부자 재산세는 미국에서 수십년간 70~80%대를 유지했다. 이는 유럽이 겪었던 전쟁과 파괴를 대신해서 미국 자본의 집중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전설 속의 자본주의

미국은 또한 유럽보다 훨씬 빠른 1930년대부터 최저임금제도를 도입했다. 오늘을 기준으로 봤을 때 1960년대 말의 최저임금은 시급 10달러로 그 당시의 어떤 국가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런 정책들은 높은 생산성과 발달된 교육제도 덕분에 실업을 야기하지 않고도 시행될 수 있었다. 이 시기 미국은 마침내 비민주적인 남부의 법적 인종차별에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사회정책을 펴기도 했다.

이런 변화에 대한 반발은 거셌다. 금융 엘리트와 주변부에 있던 반동적 성향의 백인 유권자들의 반발이 특히 컸다. 또, 베트남에서의 모멸적인 패배 이후 미국은 독일과 일본을 필두로 하는 2차대전의 패전국들이 빠른 속도로 미국을 쫓아오고 있다는 우려를 갖기 시작했다. 여기다가 미국은 오일쇼크와 물가상승, 그리고 물가상승을 반영하지 못한 세제로 몸살을 앓았다. 이 모든 어려움에 대한 불만에 힘입어 1980년 레이건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과거에 존재했다고 전설처럼 전해져 오는 ‘자본주의’를 복구하겠다고 약속했다.

레이건은 전설 속의 자본주의를 실제로 만들어냈다. 1986년 세금제도 개혁으로 반세기동안 이어졌던 진보적 세제가 사라졌고 최고 소득구간의 한계세율은 28%로 급락했다.

클린턴(1992-2000)과 오바마 정권(2008-2016)을 거치면서도 민주당은 레이건의 정책에 근본적으로 도전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최고 소득구간의 한계세율을 1930-1980년대의 절반 수준밖에 안 되는 40%선 정도로 유지하는 데 만족했다. 그 결과 폭발적인 불평등이 발생했다. 능력있는 몇몇은 상상을 초월하는 연봉을 받게 되었고 대부분의 국민에겐 소득이 제자리였다. 유럽보다는 나았지만, 성장률도 뚝 떨어졌다.

진보적인 아젠더

레이건은 최저임금도 동결했다. 실질 최저임금은 1980년부터 서서히, 그리고 확실하게 줄어들어 1969년에 거의 11달러였던 것이 2016년에는 7달러를 겨우 넘었다. 이 새로운 정치-이데올로기 체제도 클린턴과 오바마 시절에 계속 유지됐다.

샌더스의 승승장구는 대부분의 미국 국민이 심화되는 불평등과 레이건 이후의 정치적 변화에 반대하여 진보적 아젠더와 전통적 평등주의를 부활시키려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힐러리 클린턴은 2008년의 몇몇 이슈에선 오바마보다 좌파적이었지만, 지금은 레이건-클린턴-오바마의 정치체제의 또다른 상속녀로 느껴진다.

샌더스는 진보적인 누진세를 복원하고 최저임금을 인상(시급 15달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게다가 샌더스는 무상 의료와 무상 고등교육도 주장하고 있다. 교육을 받을 기회가 그 어느 때보다 불평등하고, 사회의 승자들이 자신의 독식을 무마하기 위해 주창하는 능력주의가 대부분의 서민에게 배척당하는 현실에서 나온 주장들이다.

한편, 공화당은 미국내에서 이슬람의 종교적 힘이 미약함에도 불구하고 이슬람 혐오주의, 극단적 민족주의, 이민자 반대에 빠졌고, 백인 부유층이 축적한 부에 대한 용비어천가를 부르고 있다.

레이건과 부시가 임명했던 대법관들이 정치기부금의 상한선을 모두 없애 샌더스와 같은 후보는 더욱 어려운 길을 걸어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을 정치적으로 동원하는 새로운 방식이 많이 생겨나고 풀뿌리 모금 운동은 확산되고 있다. 미국이 새로운 정치시대로 갈 수도 있다. 이제 역사의 종말에 대한 우울한 계시 따위는 잊어버려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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