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utan 여행사
Tshering Phuntsho씨의 이메일/
Kuentshokbhutan@gmail.com
-부탄여행에 대하여
혹시 부탄 여행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도움될까 싶어 몇 가지 마지막 이야기를 덧 부친다.
부탄의 관문은 파로공항이다. 국내선이 얼마전에 생겼다니 이제 부탄은 2개의 공항을 가진 셈이다. 하루에 뜨고 내리는 비행기 편이 몇 대 안되니 한산하다. 오전 10:15분 방콕 가는 비행기편 타려고 일찍 도착했는데 오후 한 시가 넘어서야 항공편이 마련된다고 한다. 출입국 심사대에도 그 흔한 컴퓨터 한 대없이 수작업이다. 공항 건물은 부탄 전통양식의 단층 건물인데 무슨 게이트 같은 게 따로 없이 두 개의 출입문이 전부이다. 그 문으로 걸어가 탑승하고 내린다. 여태 내가 본 가운데 가장 적은 공항이다. 지방 소도시의 버스 터미널 정도의 규모다. 이런 것 또한 부탄 여행의 한 특징을 이루는 요소일께다. 과거로 여행하는 듯한 향수를 자극하는.
...-이번 부탄 여행을 안내해준 가이드는 막내의 한해 후배인 쿤짱의 남편 푼쵸씨다.
쿤짱은 인도에서 로스쿨을 나와 우리나라 법제처 비슷한 곳인 부탄의 법률 관련 부서에서 일하다가 세계은행의 지원금으로 예일에서 환경산림을 전공하고 돌아와 다시 일하고 있는 공무원이다. 푼쵸씨는 부인의 미국 유학 때 함께 가서 막내하고도 잘 아는 사이인데 얼마전에 부탄에서 여행사를 차리고 가이드도 함께 시작했다. 부탄에서 수력발전 다음의 국가 소득원이 관광산업이니 그럴만도 하다. .
그래서 이번 여행 스케줄은 푼쵸씨에게 일임 했는데 알차게 준비했다. 우리와 부탄여행을 함께 하기 위해서 내가 아메리카 딸이라고 부른 막내 동기 엘렌이 미국에서 휴가를 내고 함께 합류했다. 푼쵸씨는 최근에 여행사를 시작해서 우리가 공식적으로는 첫 손님격이라 한다.
부탄 여행은 초청비자가 아니면 체류비가 하루 250달러(비수기는 220달러)로 국가 정책으로 정해져 있다. 입국 비자를 받으려면 미리 이 금액을 납부해야한다. 이 수속은 부탄의 여행사를 통해 한다. 여행사에선 이 금액에서 정부에 60달러를 세금으로 내고 숙식과 가이드, 차량과 기사, 입장료 등 나머지 모든 비용을 부담한다. 저가에 쇼핑 강요, 바가지 요금 등 그런 형태란 아예 있을 수 없다. 호텔, 식사, 차량, 스비스 등에서도 고품질의 관광여행이 보장되는 셈이다.
가이드 자격도 매우 엄격하다. 관련 학교를 나와서 자격시험에 통과한 이들 가운데서 우수한 이들을 다시 선발하여 면허증을 준다. 관광산업을 국가 중심산업으로 이끌어가는 정책의 일환이다.
푼쵸씨는 사람이 좋고 성실하고 능력이 있으니 잘 되리라 기대하지만 처음 시작이라 걱정이 없진 않는 모양이다. 결국 여행사가 잘 알려져서 손님을 확보해야 하는데 내가 무얼 도울 수 있는 게 없으니 안타깝다. 그래서 우선 한국어를 배우면 내 주변에서 부탄여행을 원하는 이들이 있을 때 소개해주마고 했다. 다행이 미국에 가 있을 때 한국 식품점에서 잠시 알바를 한 적이 있어 몇 마디 배웠다고 한다. "번데기 앞에 주름 잡자 마" 라는 우리 말도 한다. 그도 그렇게 하겠다고 한다.
페친으로 인연한 이들 가운데 혹시 주변에 부탄여행이 관심이 있는 분이 있으면 푼쵸씨에게 부탁하면 성실하게 도와 줄 것이다. 항공권, 비자, 가이드 모두 가능하다. 푼쵸씨의 안내로 함께 여행하면 유익하고 기분 좋은 부탄여행이 될 것임을 내가 보증한다.
푼쵸씨의 이메일을 소개한다. 한글로 보내도 연락이 가능할 것이다. 이렇게 소개하는 것이 이번의 고마움에 작은 보답이라도 될까 싶어 결례를 무릅쓴다.
Bhutan 여행사
Tshering Phuntsho씨의 이메일/
Kuentshokbhutan@gmail.com
-사족을 덧부친다.
부탄에서 가장 많이 만난 차량은 현대가 만든 차였다. 그 차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스쳤다. 이 오지까지 기업하는 이들은 자기들의 돈벌이 위해 이렇게 애쓰고 있는데 이른바 사회운동을 한다는 우리들은 우리가 원하는 그 세상을 위해 얼마나, 어떻게 힘써 왔던가. 많지 않는 시간과 에너지조차 비판과 반대와 비난 하는 것에 써버린 것은 아닌가. 불평과 반대로는 밝은 세상을 열 수 없다. 이것이 천지의 법칙인 까닭이다.
오늘 이른 아침,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화장실 거울 속의 초췌한 얼굴을 보았다.
그 얼굴이 내게 말했다. 너 자신을 더 오롯이 사랑하라고. 그 말을 들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나라, 내가 태어나서 살고 있는 이 나라를 좀 더 사랑하라고.
우리는 우리가 애써 이루어온 이 나라를 자랑스러워할 필요가 있다. 이 나라는 그렇게 사랑할만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여기에 오기까지 얼마나 간절한 염원과 수많은 피땀과 희생이 있었던가.
우리는 너무 우리 자신을 사랑할 줄 모른다. 스스로의 가치 평가에 지나치게 인색하다. 이 또한 건강하지 못한 사고다. 만족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지족불욕(知足不辱)이라 했다.
이 나라는 몇몇 위정자나 정치패거리들이나 이른바 기득권자들만의 나라가 아니다. 이 나라는 이 땅을 사랑하고 여기에 새로운 희망을 일구고자 하는 이들의 것이다. 이 나라의 진정한 주인은 바로 이들이다.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이 어려움, 대전환의 위기들을 어떻게 헤쳐갈 것인가. 이 나라의 앞날은 이 나라에 새로운 희망을 일구고자하는 이들에 달려 있다. 이들의 가슴과 손에 의해 다시 꽃피어날 것이다. 그게 우리의 몫이고 과제라고.
참으로 여기, 이 땅에서 살아갈 이들이라면 이제 더이상 작은 차이는 우선 접어두고, 더이상 편나누어 다투는 걸 놓고 지혜와 힘을 모아 눈 앞의 이 파고를 함께 헤쳐가야한다고. 그게 살길이고 제대로 살아갈 길이라고.
이번 여정을 가능하게 해준 모든 인연에 감사드린다.
-고소증 高所症
설산을 보면
설산 앞에만 서면
절로 숨결 가팔라지고...
심장이 조여온다
당신을 보면
당신 앞에만 서면
절로 목이 잠기고
온몸이 떨린다
어느 생에서
저 설산 자락에 몸을 두었을까
아침마다 설산 앞에 합장하며
무엇을 그리 소원하였을까
이루지 못한 그 간절함 무엇이었을까
어느 생에서
당신을 바라보며 애달파 했을까
온 종일을 당신만 맴돌다가
끝내 이루지 못한 그 사랑
애타게 다음 생을 언약 했을까
설산을 보면
당신을 마주하면
이리 가슴 떨리는 까닭은
알 수없는 저 깊은 곳에서
물결처럼 출렁이는 이 슬픔의 까닭은 무엇일까
설산을 바라보면
당신만 마주하면
왜 이리 한숨 짓는 걸까
왜 그냥 무너져 내리는 걸까
-부탄을 떠나면서
7박8일 일정이었지만 오가는 데 하루씩 빼니 정작 부탄에 머문 기간은 엿세뿐이다. 그 6일을 감기까지 겹쳐 주마간산격으로 지나오면서 떠 오르는 생각들을 두서없이 적었다.
부탄의 관문 파로공항에서 세시간 연착한 비행기를 타고 방콕공항에서 저녁밤 귀국행 탑승을 기다리며 마무리 소감을 적는다.
세계에서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가장 높다는 가난한 작은 나라 부탄왕국과 우리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 본다.
...-국민의 다수가 느끼는 행복감
-존경과 신뢰 받는 지도력
-기본 생존 조건에 대한 안정(의료, 교육 무상)
-국가의 장래에 대한 비젼 공유
-국가의 당면 정책에 대한 동의와 참여
-문화와 종교에 대한 자부심
이 차이는 얼마만큼일까. 그 차이를 줄일 수 없는 걸까. 이 차이에 우리가 비난해온 정부나 위정자의 책임 외에 우리 자신들의 책임은 없는 걸까. 재야와 시민운동조차 붕괴된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우리도 한 때 이와 비슷한 열정으로 국민적 에너지를 결집한 적이 있었다. 시비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긍정적 측면을 부정하거나 무시해서는 안된다..
부탄의 거리, 온 사방에 국왕의 사진이 크다랗게 걸려있다. 거리와 광장 뿐 아니다. 모든 건물마다, 상가 문밖에, 그리고 가게 안에도. 또한 집집마다.국왕이 통치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아무도, 어느 집단도 국왕의 의중에 반대되는 의견을 제시할 순 없을 것이다. 나에겐 그런 분위기 속의 삶이 편해질 수 없을 것 같다.
부탄과 우리나라와의 결정적 차이는 발전단계의 차이다. 그 단계가 부정적이든 글정적이든 그 단계의 차이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인간의 욕망이란 그런 것이다. 사회주의 실패를 인간의 욕망에 대한 이해의 실패로 보는 것은 주목할만 관점이다.
그러므로 부탄의 길은 부탄의 길이다. 우리는 우리의 길을 찾아야한다. 누가, 어떻게? 그것이 우리의 과제이다. 이 땅에 몸 두고 사는 우리들이 찾고 책임져야할 과제이다.
길이 끝나면 이야기도 끝난다는 말이 있다. 이번 부탄의 짧은 여정에서 페북을 통해 두서없이 올린 글은 여행기를 대신해서 그리 써 본 것이다. 지극히 주관적이고도 또한 감상적인 이야기를. 사실과도 다를 수도 있는 그런 이야기를.
이제 부탄 여정을 끝내야하는 날이다.
숙소 밖에선 와이파이가 안되니 새벽에 몇 자 적어본다.
-Keep Bhutan Clean
지금 부탄의 키워드는 Green과 Clean이다. 그렇게 생태 중심의 청정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거다. 그게 부탄의 자산이고 자원이며 지속가능한 미래의 가치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이에 온 국민이 함께 참여하게 한다. 이른바 새로운 국가 만들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중요한 실험이고 모델인데 우리는 이를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 기본 전제는 완전한 지역 분권과 자치를 바탕으로 지역공동체를 중심으로한 각성된 리더쉽과 구성원들의 동의를 이루어내는 것이라 싶다. 그전 단계는 전환마을운동처럼 자발적 공체들에 의한 노력이 중심이 되어야할 것이다.
-귀농운동을 사회적 화두의 하나로 삼아온 나에겐 최근 부탄의 주요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이농 현성에 대해 관심 가질 수밖에 없다. 부탄은 좁은 농경지에 인구의 40% 정도가 매달려 있는 농업국가이다. 그러나 이 농업을 통한 소득은 전체 국가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높지 않다.
최근에 산간오지까지 도로망이 연결되고 다리가 놓이게 되니 젊은 이들이 자연히 도시로 빠져나오게 된다. 이것은 개발과정에서 어디서나 겪게되는 수순 같은 거다. 수도 탬프에서 본 젊은 이들 대부분 스마트이나 핸드폰을 갖고 있었다. 교사를 포함해서 공무원 초임 월급이 200불을 조금 넘는 이 나라에서 지금 자가용과 고가의 전자제품의 선호는 젊은 이들을 농사 짓는 소득으로만 살도록 붙잡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국가 정책적 관점에선 이것은 대단히 심각한 문제이다. 농촌 농업의 안정화는 단순히 식량자급의 차원만이 아닌 부탄의 국가 기본 정책인 환경생태보전과 이를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의 바탕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농촌농업의 자연환경보존가치의 중요성이다. 그래야 생태와 경관과 문화가 조화되고 이를 바탕으로 관광산업도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는 이농을 막기 위해 농촌에 정착하는 젊은 이들에게 정부 소유를 토지를 무상으로 나누어 주어 정착을 유도하는 정책을 시작했다고 한다.
부탄에서도 개인의 사유농지는 허용되고 사고팔수도 있으나 소유한도는 25에이커를 넘을 수 없다.
토지를 젊은 이들에게 나누어준다면 부탄식의 가원(아나스타시아의 생명둥지 만들기)운동을 전개해보면 어떨까 싶었다. 그러면 정말 새로운 실험이 될 것이라 싶다. 이미 전 국토가 사유화되고 투기화 되어버려 귀농을 희망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도 한 평의 땅조차 나누어줄 수 없는 우리의 현실과 대비되는 상황이다. 어찌되었건 토지의 공개념에 바탕한 공유화가 전제 되지 않고서는 어떤 사회든 구체적 희망을 만들어내기란 불가능할 거란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토지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전환운동의 중요한 과제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 대안 모색이 시급하다.
오늘로 부탄 여정의 오일째다.
짧은 여정, 주마간산 격으로 스쳐지나면서 이런저런 떠오르는 생각 그대로 그냥 여기에 나누는 것은 우리의 상황이 너무 답답하고 안타깝다는 그 생각에서 나 자신이 쉽게 놓여나지 못하는 까닭이다.
위기의 극복, 또는 전환의 시점에서 강력한 지도력은 필연적이다. 그것이 한 개인의 탁월한 역량이든, 각성된 개인들의 협력에 의한 집단지성의 형성이든 아무튼 분명한 지도력이 형성되어야 방향성을 잃지 않고 새로운 길을 흔들림 없이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불행히도 우리나라엔 그런 지도력이 어디에도 보이질 않는다. 여야는 물론이고 재야조차 사라진지 오래이다. 폭풍 앞에서 방향을 잃고 좌초하는 배 위에서도 서로를 탓하며 헐뜯고 다투는 꼴이다. 하나같이 모두 자신들의 이해에만 사로잡혀 그게 살길인지 죽을 길인지조차 분별 못하는 어리석고 한심한 무리들이라는 생각을 지을 수 없다. 어쩌면 저들은 권력과 정권욕에 빙의되어 지금 자신들...이 무슨 짓들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는 생각까지 든다. 그렇지않으면 도무지 이해할 길이 없는 까닭이다.
도대체 신뢰할 수 있는 지도력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이 나라의 불행을 어찌할 것인가 하는 그런 생각이 부탄에 와서 더욱 짙게 다가온다. 그래서 평소에 이런 공간에선 삼가던 그런 생각들을 여과없이 드려내게 되는 것 같다.
내가 부탄이 직면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느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에 희망을 거는 것은 국왕의 지도력에 대한 전적인 신뢰 뿐 아니라 이곳 젊은 이들이 가진 열정과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희망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내가 만나 본 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와 정부 기구에서 일하는 젊은 이들은 모두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 그리고 나라의 장래에대한 분명한 비전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것이 내게는 가장 큰 부러움으로 다가왔다. 이런 점이 또한 우리와 크게 다른 부분이다.
지금 우리의 젊은 이들의 경우 대부분 희망과 비젼은 커녕 헬조선이라는 자조적인 표현에서 보듯 실의와 좌절 속에서 차라리 이 나라를 떠나고 싶어하는 생각들이 더 많이 드려나 보이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누구를 비판하거나 비난하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조차 놓아버린채 거칠게 적고 있다. 내가 보는 문제가 곧 나의 문제이다.
우리나라는 부끄러운 나라가 아니다. 지난 세기 우리는 세계사에서 유래없는 대단한 일을 이루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쌓여온 부작용을 정리해가면서 지금 전 세계가, 이 체제가 직면한 이 대 전환의 시기를 힘과 지혜를 모아 잘 헤쳐가야할 과제가 함께 닥쳐와 있는 것이다. 이것은 한 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함께 요동치는 거대한 쓰나미로 휩쓸려 올 것이다. 그 과정이 이미 시작되었다. 그럼에도 이에대한 대비는 커녕 편 갈라 싸우고 좌절과 비하 속에만 갇혀 있다는 그 생각이 마치 고산증 증세처럼 가슴을 답답하게 짓눌리게 한다.
우리는 어떻게 이 상황을 타개해 나갈 새로운 지도력을 형성할 수 있을까. 각성된 개인의 연대를 통한 집단지성에 의한 지도력 형성이 그 방안이라는 데에 나도 동의하지만 그러면서도 동시에 과연 그게 가능하여 이 위기 상항을 돌파해갈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감이 드는 것도 어찌할 수가 없다.
그런 생각 때문일까. 새벽에 " 위기 앞에서 분열하면 필멸이다. 힘을 합쳐야한다"는 목소리를 들은 것 같다. 내 내면의 걱정이 그렇게 떠 오른 모양이다.
그러나 이곳에서 이런저런 그런 생각에 붙잡혀 있는 것 또한 부질없는 것을. 이런 생각들도 하릴없이 나이 먹어가는 노파심 때문이라 생각하자. 그래 부탄에 왔으면 부탄을 잘 느끼고 즐기는 것. 부탄의 남은 일정이 내일로 끝나니 그저 눈에 보이는 것들을 좀더 오롯하게 감상하고 즐기는 것 뿐.
오늘은 호랑이 둥지라고 하는 부탄 최대의 성지인 탁상 사원에 오른다. 부탄에서 부처님과 같은 정도로 숭배하는 파트나 삼바바가 티벹에서 호랑이를 타고와 이곳에 자리잡고 명상한 곳이라는데 3000고지 높이의 깎아지른 절벽에 있다. 거의 세시간 가까이 땀을 쏟으며 오른다. 말을 타고 갈 수도 있지만 그것도 삼분의 이 지점에선 내려야 한다. 일반 사원도 법당안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 되지만 이곳에서 는 아예 입구부터 카메라 휴대폰 가방 등의 소지가 금지된다. 중간 중간에 경찰이 감시하고 있다. 안내판에 부탄국민은 전통의상을 입지 않으면 출입할 수 없다고 쓰여있다. 오늘은 그곳에 다녀오는 것만으로 지친다. 오다가 티벳왕이 세운 부탄 최초의 사원을 들렸다. 부탄은 티벹불교를 국교로 삼고 있는데 최고직의 승려는 왕만이 입을 수 있는 노란 가사를 걸친다.
왕의 권위와 불교의 권위가 함께 하는 것이다. 국기도 왕의 노란색과 불교의 붉은 색이 대각선으로 배치되러 있고 그 가운데 용의 문양이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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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은 히말라야 산맥 자락의 산악국이다. 산지 비율이 80%가 넘는다. 해발 7천고지 이상의 산들만도 6개나 된다.
전 국토의 절반 가까이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을 정도로 산림과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다. 고원지대인데도 산림자원이 풍부하고 잘 관리된다. 이 나라의 나라나무인 사이프러스는 거목이다. 비슷한 고지인 라다크가 거의 산악으로 이루어진 사막지대인데 비하면 자연 혜택이 큰 복된 땅이다.
부탄의 장래가 여기에 달려있다 싶다. 그리고 수자원이 풍부하여 수력발전을 통한 전력생산이 이 나라 최대의 소득원이다. 이 전력은 인도로 수출된다. 수력발전 설비를 인도가 해 주면서 대신 그 전력을 인도가 받는 조건으로 설치해주었다고 한다. 도로 건설도 마찬가지다. 도로 건설을 지원해 주는 조건으로 건설인력은 인도인들로 하는 식이다. 군사훈련도 인도 군이 하고 수학과 과학교사들도 대부분 인도 교사들이다. 그렇게 인도와은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는데 그...런면서도 미묘한 긴장 같은 게 느껴진다. 아무튼 인도와 중국이라는 거대한 강대국 틈바구니의 조그만 산악국가인 이 나라가 지금 국가 장래에 대한 분명한 비전을 갖고 힘 있게 추진되고 있는 것에는 4대 국왕의 강력한 지도력 그 카리스마가 절대적인 힘이라는 느낌이다. 이것 없이는 인민의 힘을 한 방향으로 이끌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갈등의 지점이다. 각성되지 않는 개인의 욕망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의 행사와 개인의 자유에 대한 보장의 문제. 에코 파시즘의 대두가 우려될 수밖에 없는 문제가 이것이다. 그러나 과연 지금 이대로의 통제되지 않은 개인의 욕망과 불공정한 경쟁체계 속에서 이미 닥쳐와 있는 이 거대한 파국적 위기 상황을 헤쳐갈 수 있을까. 불가능할 것이다.
어쩌면 지금 이 작고 국민소득 3000달러 정도인 이 가난한 나라의 장래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희망적일 생각이 든다. 잠시 스쳐지나는 생각을 나눈다.
오늘은 공항이 있는 파로로 왔다. 부탄의 관문이다. 오후에도 설산을 바라보았다.
Jomolhari 7314 미터의 아직 인간에 의해 정복되지 않는 처녀산이라고 한다. 이곳 고산들 대부분 인간의 등정이 허락되지 않고 지켜지고 있다고 한다. 네팔에도 마채푸챠레가 그런 성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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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쥬쟝보라!
오늘 아침 호텔 창 밖으로 멀리 설산이 보인다.
설산, 왠지 그 이름만 들어도, 멀리서 그 자태만 바라보아도 가슴이 떨린다. 왤까. 그 설산을 보려 히말자락을 돈 것도 7-8회를 넘었다. 그러다 발목을 다쳐 몇 년 설산을 보지 못했는데 이곳에서 와서 먼 발치나마 3번의 설산을 바라본다.
성산, 그 앞에서 단지 무릎을 꿇는 밖에는 달리 할 길이 없는 산.
이 아침 부탄의 수도 팁푸, 축제의 소란이 사라진 고요한 아침의 설산 한 자락을 나눈다. ...
오늘 우리는 숙소를 파로로 옮긴다.
-어제 아버지 왕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가 왕위를 아들에게 물려주고 퇴위한 지 8년 동안 공식인 연설을 한번도 하지 않아 많은 이들이 이 날의 연설을 기대했다. 그러나 선왕은 이른바 감사에 대한 답사라는 형식의 인삿말조차 한 마디 하지 않았다. 다만 전 신민이 입추의 여지없이 에워싼 넓은 스타디움의 한 바퀴 돌면서 그와 함께 했던 이들과 가볍게 인사만 나눌 뿐이었다.
권위는 신비감과 함께 해야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는 지금 필요 이상의 말을 너무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세상에 불필요한 말들이 너무 많아 세상이 그만큼 더 혼란스러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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