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 특정 정치집단, 특정 정치인의 뜻에 따라 좌우되는 종속변수가 아니라, 도민들의 자발적인 의지에 따라 의사가 표출되는 독립변수가 되어야 한다. 특정 정당에 무조건 표를 몰아주는 현행 선거관행이 계속되는 한 전북은 제대로 대접을 못 받을 것이다. 바둑을 잘 두는 10가지 비결을 흔히 ‘위기십결’이라고 하는데 그중 하나가 세고취화(勢孤取和)다.
상대 세력이 강한 곳에서는 싸움을 삼가고 빨리 삶을 도모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전북은 세고취화의 원칙을 저버리고 있다.
전국적인 정치역학으로 볼 때 싸우면 백전백패하는 형국이나 전북은 지금 불리한 상황 속에서 싸우고 있다.
결과는 백전백패로 이어지고 있다.
LH 유치 실패, 프로야구 10구단 유치실패 등이 대표적 사례이고, 20년 넘게 새만금만 외치다가 아무것도 건지지 못하는 상황이 이를 말해준다.
우군이 없는 상황에서 전북이 강자와 싸웠을 때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지금부터 약 130년 전쯤, 한반도는 러시아, 중국, 일본 등 열강의 틈에 끼여 표류하는 상황이었다. 이때 일본 주재 청국공사관의 황준헌은 조선책략(朝鮮策略)이란 놀라운 책을 썼다.
러시아의 남하정책을 경계하고, 조선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친중결일연미’(親中結日聯美)의 해법으로 돌파하라는 것이다.
중국과 친하고, 일본과 결합하고, 미국과 연합해야만 조선이 살아남는다는 책략으로 오늘날 시각에서 보면 탁견임에 분명하나 당시 집권층은 이 조언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결과는 이후 100년 가까이 국민들은 엄청난 피와 땀을 흘려야 했다.
이젠 전북이 더 이상 희생돼선 안된다. 권력집단의 이해관계에 얽혀 전북이 희생양이 되는 상황이 더 계속돼선 안된다.
하지만, 도민들이 별다른 고민없이 타성에 젖어 중요한 결정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곰곰 생각해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