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의 혁명가 체 게바라(1928~1967)의 딸 알레이다 게바라 마치(Aleida Guevara March·53) 박사가 17일 대구가톨릭대에서 '나의 아버지 체 게바라, 의료 천국 쿠바 이야기'를 주제로 강연했다.
소아과 전문의인 그녀는 현재 쿠바의 윌리엄 솔레르 병원에서 일하고 있으며, 체 게바라 연구소에서 아버지의 혁명 정신과 활동을 연구하고 있다.
스페인문화원 최권준 부원장의 통역으로 진행된 이날 강연에서 그녀는 "체 게바라의 딸로서보다 쿠바의 딸로서 더 자부심을 느낀다"며 쿠바혁명과 쿠바의 의료체계를 자세히 설명했다.
그녀는 "쿠바혁명으로 쿠바는 전 국민 무상교육과 무상의료를 실현했으며, 이것이 쿠바혁명의 가장 자랑스러운 결과"라고 말했다.
쿠바는 현재 국민 130명당 의사 1명이 배정돼 있고 평균수명이 78세에 이른다. 세계 100여개 국가에 10만 명 이상의 의료진을 내보내 의료봉사를 하고 있으며, 쿠바에 있는 라틴아메리카 의과대학은 외국인들에게 무료 의학교육을 실시해 매년 7천명 이상의 외국인 의사를 배출하고 있다.
이러한 일은 쿠바 국민이 공통으로 갖는 '연대감'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녀는 "연대감은 그것이 비록 희생일지라도 다른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을 주는 것이다"며 쿠바 국민이 공유하고 있는 소중한 가치임을 강조했다.
그녀는 소아 치료를 위해 필요했던 약이 미국 특허를 가진 약이어서 구하지 못했던 사례를 들며 미국의 경제재재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쿠바혁명이 일어난 지 50년이 훨씬 지났지만 아직도 계속되는 미국의 경제제재 때문에 국민이 느끼는 고통이 크다는 것이다.
이어 "쿠바는 인구도 적고 자원도 부족한 작은 나라이지만, 쿠바인은 국민을 위해서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미국의 경제제재가 지속되는 것은 쿠바가 미국에 머리를 숙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한국과는 외교관계를 맺지 않았지만 한국의 휴대전화기, 의료기기, 자동차 등이 쿠바에 많이 들어와 있으며, 특히 한국의 드라마가 국민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했다.
대구가톨릭대는 지난해 문을 연 중남미센터를 중심으로 중남미 국가와의 교류 및 현지 취업이 활발하다. 교육부의 대학특성화사업에 '중남미 중심 신흥지역 맞춤형 글로벌융합 인재양성 사업단'이 선정되는 등 중남미 지역 특성화와 전문인력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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