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유형마다 강점이 있다. 동전의 양면처럼 리더십에도 ‘빛과 그림자’가
존재한다. 리더가 지나치게 강점만을 강조할 경우 어두운 그림자가 구성원들을 그늘지게 만들 수 있다. 스스로의 덫에 빠지지 않도록 리더가 유념해야
할 리더십 포인트들을 짚어본다.
한국 여자 축구가 세계를 제패하던 순간, SK 와이번스 야구팀이 세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결정짓던 순간에 선수들 못지않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사람이 있다. 바로 팀을 이끌었던 감독들이다. 선수 개개인들이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발휘하면서도 진흙 같이 끈끈한 팀웍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두 감독의 리더십이기 때문이다. 물론 리더십의 스타일은 달랐다.
어떤 리더는 자식을 다독이는 아버지 같은 리더십으로, 어떤 리더는 전문성과 치밀함으로 다져진 리더십으로 팀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스포츠 세계에서와 마찬가지로 기업 현장에서도 리더십은 여전히 중요한 키워드이다. 기업에서 말하는 리더십은 ‘구성원들의 일하는
방식’이나 ‘조직 운영 방식’ 등에 영향을 미쳐 조직의 성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중요성 때문에 수년간 다양한 유형 연구와 사례
분석이 이루어졌으며, 한 때는 특정 리더십 유형이 어느 조직에나 통하는 모범답안처럼 여겨질 때도 있었다.
그러나, 조직을
지속적으로 성공시킬 것만 같았던 리더도 제반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실패를 겪기도 하고, 한 조직에서 성공한 리더가 다른 조직에서는 실패를
맛보기도 한다.
‘과연 리더십에 정답이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품게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저명한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도
“성공한 리더의 유일무이한 모델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성공을 담보하는 리더십 모델은 없다고 주장한다.
리더십은 유형마다
나름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동전의 양면처럼 ‘빛과 그림자’가 존재할 뿐이다. 리더가 지나치게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을 확신하다 보면 그
부작용 때문에 조직에 드리워질 ‘그림자’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이 성공하는 리더의 발목을 잡는 ‘덫’이 되기도 한다. ‘나의 리더십 때문에
구성원들이 상처 받거나 힘들어 하는 것은 아닌지?’ 리더 스스로 반문해 볼 필요가 있다. 리더십 유형별로 리더들이 빠지기 쉬운 ‘리더십의 덫’에
대해 살펴 보자(<그림> 참조).
일 몰입형 리더, ‘성과, 목표
달성만이 살 길!’
일 몰입형 리더는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리더들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유형으로 소위 ‘일벌레’, ‘회사형 인간’으로 통한다. 야근, 휴일 근무를 마다하지 않고 목표 달성, 성과에 전념하기 때문에 조직에서 ‘초고속
승진’은 당연한 결과일지 모르겠다. 경영자 입장에서 볼 때 싫어할 이유가 하나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주도적이고 추진력이 강한 만큼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 몰입형 리더는 높은 기대 수준을 가지고 엄하게 몰아부쳐 부하직원들의 기를 꺾어 놓기도 한다.
◆ 리더십의 덫 1: 쥐어짜기식 성과 압박? 가혹한 리더로만 낙인되는 것을 경계해야
HP의
전임 CEO였던 칼리 피오리나는 ‘워크홀릭(Workaholic)’이라 불릴 만큼 자기 일에 몰입하고 그 성과를 인정받아 글로벌 기업의 수장이
되었다. “나에게는 일과 삶의 구분이 없었다. 삶이 곧 일이었고, 일이 곧 삶이었다”라는 인터뷰 내용에서도 그녀의 성공 요인을 알 수 있다.
그런 그녀도 일과 성과에 대한 지나친 몰입으로 어떤 이들에게는 ‘인정 사정도 없는’ 가혹한 리더로 기억되곤 한다.
전문성과
탁월한 성과 창출로 조직에서 인정받는 리더 중에 간혹 부하 직원들로부터 혹독한 평가를 받는 사람들이 있다. 성과를 위해 부하 직원들을 쥐어짜듯
몰아치거나, 실수나 잘못에 대해서는 상대방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경우도 있다. 이런 리더의 경우, “부하 직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인간 존중의 의미에 대해 배울 필요가 있다” 등의 평가를 면하기 어렵다.
조직의 성과를 위해서는 강하게 부하직원들을 독려하는
리더십도 필요하다. 다만, 부하 직원들을 다그치더라도 인간의 본성을 고려하고 육성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부하 직원을 꾸짖을
때는 상대의 수용 능력을 고려해야 한다. 채근담에 ‘攻人之惡(공인지악), 毋太嚴(무태엄), 要思其堪受(요사기감수)’라는 말이 있다. 남의 잘못을
꾸짖을 때는 너무 엄격해서는 안 되며, 상대방이 감당해 낼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특히, 요즘 젊은 세대는 상대적으로 스트레스
내성이 낮은 반면 자존감은 높은 편이다. 이런 특징을 리더가 이해하지 못하고 강하게 구성원을 압박하면 부하 직원들은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받게
되고 리더에 대해 심한 반감을 갖게 될 수 있다.
조직 입장에서 보면 ‘일 몰입형 리더’가 일 잘하고 높은 성과를 내기 때문에
이상적인 리더로 보일 수는 있다. 그러나 이들의 리더십이 지나치게 가혹한 나머지 구성원들의 ‘하고 싶다는 열망’과 ‘자발적인 창의력’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지속적인 성과 창출은 요원한 일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 리더십의 덫 2: 비현실적 기대 수준이부하의 기(氣)를 꺾을 수 있다
자동차 회사
포드(Ford)의 창업자인 헨리 포드는 뛰어난 발명가이자 자동차 분야의 최고 기술자로 알려져 있다. 헨리 포드는 자신의 뛰어난 능력 탓인지,
부하 직원들에게 항상 높은 기대 수준을 요구했다고 한다. 심지어 조직 책임자들에게 “부하 직원들이 지금까지의 방식에 안주하게 놔두지 마라.
그들이 예상치 못한 것을 지적하고, 항상 기대 수준을 높게 가져라”고 조언했다.
업무 능력이나 지적 능력이 우수한 리더들은 간혹
자신의 잣대에만 맞춰 부하 직원들을 평가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평가를 지나치게 좋게 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가혹하리만큼 박하게 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리더가 이런 오류에 빠지면 부하 직원이 창출한 성과를 평가절하해서 기를 꺾어 놓기 십상이다. “본인이 뛰어나서인지, 웬만한
일에는 칭찬을 하지 않는다. 부하 입장에서는 인정을 받지 못하니 일할 의욕이 사라진다”는 말을 듣는 것도 이 때문일 수
있다.
이런 리더에게는 ‘눈높이 경영’이 필요하다. 부모가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허리를 굽히고 아이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듯, 리더 역시 자신과 부하 직원의 기대 수준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의미이다. 목표 설정을 하거나 평가 피드백을 할 때, 리더는 부하 직원에게
기대하는 사항, 요구 수준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서로 협의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작은 성과라도 칭찬하는 습관을 가질 필요가
있다. 리더 입장에서는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다. ‘왜 이렇게 밖에 못할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로 다스리기
보다는 칭찬으로 다스리는 것이 육성의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을 리더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관리형 리더, ‘꼼꼼! 치밀! 주도면밀!’
관리 중심형 리더는 내실을 충실히
다지면서 실수 없이 안정적인 조직 운영에 능하다. ‘집사’와도 같아서 모든 일들을 원리와 원칙에 입각하여 주도 면밀하게 관리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다만, 이런 유형의 리더들은 지나치게 세심한 부분까지 챙기다 보면 일의 분담, 권한 부여 등을 통한 부하 직원 육성에 자칫 소홀해 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 리더십의 덫 3: 하나부터 열까지 챙기면 부하육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진나라 시황제는 중국 역사상 최초의 통일 국가를 건설한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그는 황제로서
무소불위의 절대 권력을 휘둘렀지만 도량형과 달력, 화폐, 문자 등을 통일하는 등 관리형 리더로서의 강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십팔사략’에도
‘시황제는 무엇이든 남에게 맡기지 않고 모든 것을 자기가 직접 결재하려고 했다. 일의 양이 늘자 저울로 매일 일의 양을 달아서 정하기에
이르렀다’고 기술되어 있다.
관리형 리더는 업무의 세세한 부분과 조직의 구석구석을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강점을 가진다.
그러나 세세한 부분을 아는 것에 비해 본인이 직접 그 모든 것을 실행하려고 하는 것은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챙기는 리더는 부하직원을 육성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권한을 위임하는 것을 마치 ‘장수가 칼을 놓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과감하게 부하 직원에게 맡기면 좋을 텐데, 본인이 A부터 Z까지 다하려 한다. 아랫 사람
입장에서는 일할 맛이 나지 않는다”는 부하 직원들의 평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런 리더는 ‘분명한 역할 분담’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리더와 부하 직원 각자가 서로 잘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해야 하는 일은 분명히 구분된다. 이 선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하루 아침에 일상적인 업무에서 손을 놓으려면 리더 입장에서도 불안할 수 있다. 점진적으로 구성원들에게 하나씩 업무를 부여하고 책임을 지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 실무적인 일은 부하 직원들에게 맡기고 리더는 반드시 점검해야 할 것들만 챙기거나 본질적인 이슈, 미래 준비에 전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적인 업무에서 발생하는 문제보다는 미래 준비에 소홀해서 생기는 문제가 조직에 더 큰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점을
리더가 인지할 필요가 있다.
관계 중심형 리더, ‘소통과 조화가
짱!’
덕장에 흔히 비유되는 관계 중심형 리더는 구성원들과의 조화와 친화를 중시한다. 조직 내에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윤활유 역할을 자처하며, 부하 직원들이 조직 생활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할 줄 아는 리더십을
발휘한다.
그러나, 자칫 관계 중심형 리더가 남에게 비춰질 자신의 좋은 이미지만을 생각하게 되면 갈등을 외면하거나 주도적인 실행에
약점을 보일 수도 있다.
◆ 리더십의 덫 4: 갈등이 나의 이미지를 해친다? Good
man 콤플렉스 주의해야
관계 중심형 리더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이해도 높다. 타인의
감정을 많이 의식하고 행동하기도 한다. 대인 관계에서 좀처럼 갈등이 발생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이런 유형의
리더는 ‘옆집 아저씨’ 같은 편안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중시하고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사고 탓에 갈등 해결이 필요한 순간 오히려 그 자체를
감추거나 ‘모른 척’ 넘기려는 성향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언제나 웃는 얼굴로 무조건 좋은 사람, 착한 사람으로 보이려고
하는 ‘Good man’ 콤플렉스에 빠질 수 있다. “사람은 좋은데 일은 빨리 해결되지 않는다”, “싫으면 싫다고 이야기해야 하는데 도통 의중을
잘 모르겠다”는 평가를 받는 리더들이 이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조직 생활에서 긍정적 의미의 갈등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서로의 협업이 필요한 순간 서로의 업무를 핑계로 또는 책임 회피를 위해 의사결정을 안 하고 ‘핑퐁 게임’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때 리더가 갈등이 두려워서 또는 자신의 이미지가 실추될 것을 우려한 나머지 양쪽의 입장만을 옹호하기 시작하면 문제 해결은 요원한 일이 되고
만다. 직접 나서서 서로의 의견을 두고 논쟁하게 만들고 갈등을 일으켜 의사결정을 하도록 만들 필요도 있다.
◆ 리더십의 덫 5: 배려, 경청이 우유부단함이나 실행력 저하로 이어져서는 곤란
삼국지에
등장하는 유비는 조조에 비해 상대적으로 덕장에 비유되지만 우유부단한 장수로 묘사되곤 한다. ‘이 사람을 위해서라면 충성을 다 할 수 있겠다’라는
느낌을 갖도록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인간적인 매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순간 의사결정을 실기(失期)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대화를 통한 배려와 경청은 조직에서도 부하 직원들의 마음을 열게 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리더에게 꼭 필요한 덕목 중에
하나이다. 독일의 시인 괴테도 “황금보다 더 밝은 것은 불빛이며, 불빛보다 더 찬란한 것은 대화”라고 말했다.
다만, 리더의
배려와 경청도 실행의 관점에서 다소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배려가 노력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기대 이하의 성과를 창출하는 부하 직원을
허용하거나 부주의에서 오는 실수도 감싸주어야 하는 것으로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 경청 역시 ‘듣는 것이 수용을 의미한다’는 잘못된 기대를
상대방에게 심어줄 수 있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 실행의 관점에서 배려와 경청의 의미와 범위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배려와
경청이 ‘일을 만들어 가는 과정’과 연계될 필요도 있다. 배려와 경청은 잘 이루어지고 있는데 일은 제자리에서 맴도는 경우가 있다. 리더가 사람
사이의 원만한 관계 형성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배려와 경청을 통해 이슈를 명확하게 정의하는 한편, 문제 해결의 방법 및 역할 분담 등의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변화 추구형 리더,
‘변화, 변화, 변화!’
최근 가장 각광받는 리더십 유형 중의 하나가 변화 추구형 리더십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끊임없는 변화 모색을 통해 시장과 경쟁사의 빠른 변화, 기술의 급진전에 적시 대응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다만, 구성원들의
참여와 동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지속적인 변화 추구는 조직에 피로감을 줄 수도 있고 개인의 독단적인 행동처럼 보여질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
◆ 리더십의 덫 6: 조직의 피로도를 경계하라
질레트의
CEO였던 제임스 킬츠는 “우리는 성공의 반대되는 개념은 실패가 아니라 아무런 변화도 추구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변화와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시대 기업에게 있어 ‘변화’ 만큼 중요한 키워드도 드물다. 최근 몇몇 IT 기업들이 경제 불황 및 시장, 고객 니즈 변화에
대응하는데 실패해 경쟁 우위를 상실하고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변화 추구형 리더는 조직이 창의적으로
움직이고 외부 시장 변화에 깨어 있도록 만드는 장점이 있다. 변화가 중요한 것이지만, 리더가 구성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할 정도로 지나치게
오랫동안 변화를 추구할 경우 부작용을 겪을 수도 있다. ‘보고를 위한 보고’가 구성원들의 창의와 의욕을 꺾는 것처럼 ‘변화를 위한 변화’도
조직의 피로도를 높일 수 있다. 팽팽하게 당겨진 활에 약간의 충격만 주어지더라도 쉽게 부러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닛산을
위기에서 구한 인물로 평가 받는 카를로스 곤 회장도 지속적인 변화 추구로 조직 피로도를 경험하게 된다. 취임 후 ‘닛산 리바이벌 플랜’, ‘닛산
180(판매대수 100만대 증가, 영업이익률 8%, 부채 0% 달성)’, ‘닛산 밸류업’ 등의 경영 혁신을 추구했으나 2007년경 과도한 수치
경영 및 공격 경영의 부작용으로 안팎으로부터 ‘사원들이 피로 증후군에 시달린다’는 지적을 받기에 이른다.
발 빠른 변화도 좋지만
때로는 조직의 역량, 자원을 고려한 템포 조절이 필요하다. 해야 할 일들은 가득한데 역량 있는 인재가 충분하지 못하거나 역할 분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오히려 조직에 불만이 쌓일 수도 있다. 더불어, 리더가 주도하는 혁신 못지 않게 구성원들이 혁신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이끌어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IBM의 혁신을 이끌었던 루 거스너 전임 CEO도 “변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회사
임직원들의 공감대가 선행되어야 하고 이들이 변화를 선도해야 한다”고 했다.
◆ 리더십의 덫
7: 변화를 주도하기 위한 카리스마가 독단으로 비춰질 수 있다
아이폰(iPhone), 아이패드(iPad)의 연이은
히트로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스티브 잡스. 그는 자사의 신제품을 발표하는 WWDC (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 세계 개발자 회의)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프리젠테이션으로 전세계 IT 매니아들을 매료시키곤 한다. 조직 운영에 있어서도
제품의 디자인과 사양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개발을 주도하는 등 강한 카리스마를 발휘한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개인의 독단에 의한 ‘원맨
경영’이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는 경우도 있다.
카리스마는 변화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확신 속에서 발현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지나칠 경우 조직 내에서 독단으로 비춰지곤 한다. 이런 리더에게 구성원들은 “항상 ‘자신이 옳다’는 태도로 상대를 무시하고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듣는 것이 1이라면 말하는 것이 9이다”, “리더가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카리스마가 자칫 독단으로 이어지면, 조직 내에 집단 지성이 발휘되기 어렵고 ‘리더는 존재하나 리더십은 존재하지 않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같은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무리 리더라 할지라도 타인의 평가와 자극이 필요하다. 이것은 타인의 관점에서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반추해 볼 수 있는 진단과 학습의 도구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런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리더들은 자기
만족적인 독선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리더십 강점 뒤에 숨은 함정도 경계할
필요
리더십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있다. 리더가 리더십의 여러 가지 면모를 발휘하고 있음에도 하나의
유형으로 분류하는 것은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고, 이것 저것 잘해야 한다고 논하는 것은 전지전능한 리더를 이야기 하는 것과도
같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사의 리더십으로 어려움을 겪는 부하 직원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리더의
모습’에 대해 논하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역할 모델로 존경 받아야 할 리더가 미움의 대상이 되는 것은 방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리더에게 완벽한 리더십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기대이며 자칫 이기적인 행동으로 비춰질 수 있다. 리더가 자신의 강점을 살리되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자각하고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스스로 만들어 놓았을지도 모르는 덫에 빠지지 않는 길이다.
<끝>
리더십 유형마다 강점이 있다. 동전의 양면처럼
리더십에도 ‘빛과 그림자’가 존재한다. 리더가 지나치게 강점만을 강조할 경우 어두운 그림자가 구성원들을 그늘지게 만들 수 있다. 스스로의 덫에
빠지지 않도록 리더가 유념해야 할 리더십 포인트들을 짚어본다.
한국 여자 축구가 세계를 제패하던 순간, SK
와이번스 야구팀이 세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결정짓던 순간에 선수들 못지않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사람이 있다. 바로 팀을 이끌었던 감독들이다.
선수 개개인들이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발휘하면서도 진흙 같이 끈끈한 팀웍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두 감독의 리더십이기 때문이다. 물론
리더십의 스타일은 달랐다. 어떤 리더는 자식을 다독이는 아버지 같은 리더십으로, 어떤 리더는 전문성과 치밀함으로 다져진 리더십으로 팀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스포츠 세계에서와 마찬가지로 기업 현장에서도 리더십은 여전히 중요한 키워드이다. 기업에서 말하는 리더십은 ‘구성원들의
일하는 방식’이나 ‘조직 운영 방식’ 등에 영향을 미쳐 조직의 성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중요성 때문에 수년간 다양한 유형
연구와 사례 분석이 이루어졌으며, 한 때는 특정 리더십 유형이 어느 조직에나 통하는 모범답안처럼 여겨질 때도 있었다.
그러나,
조직을 지속적으로 성공시킬 것만 같았던 리더도 제반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실패를 겪기도 하고, 한 조직에서 성공한 리더가 다른 조직에서는
실패를 맛보기도 한다.
‘과연 리더십에 정답이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품게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저명한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도 “성공한 리더의 유일무이한 모델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성공을 담보하는 리더십 모델은 없다고 주장한다.
리더십은
유형마다 나름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동전의 양면처럼 ‘빛과 그림자’가 존재할 뿐이다. 리더가 지나치게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을 확신하다
보면 그 부작용 때문에 조직에 드리워질 ‘그림자’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이 성공하는 리더의 발목을 잡는 ‘덫’이 되기도 한다. ‘나의
리더십 때문에 구성원들이 상처 받거나 힘들어 하는 것은 아닌지?’ 리더 스스로 반문해 볼 필요가 있다. 리더십 유형별로 리더들이 빠지기 쉬운
‘리더십의 덫’에 대해 살펴 보자(<그림> 참조).
일 몰입형
리더, ‘성과, 목표 달성만이 살 길!’
일 몰입형 리더는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리더들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유형으로 소위 ‘일벌레’, ‘회사형 인간’으로 통한다. 야근, 휴일 근무를 마다하지 않고 목표 달성, 성과에 전념하기 때문에
조직에서 ‘초고속 승진’은 당연한 결과일지 모르겠다. 경영자 입장에서 볼 때 싫어할 이유가 하나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주도적이고 추진력이
강한 만큼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 몰입형 리더는 높은 기대 수준을 가지고 엄하게 몰아부쳐 부하직원들의 기를 꺾어 놓기도
한다.
◆ 리더십의 덫 1: 쥐어짜기식 성과 압박? 가혹한 리더로만 낙인되는 것을
경계해야
HP의 전임 CEO였던 칼리 피오리나는 ‘워크홀릭(Workaholic)’이라 불릴 만큼 자기 일에 몰입하고
그 성과를 인정받아 글로벌 기업의 수장이 되었다. “나에게는 일과 삶의 구분이 없었다. 삶이 곧 일이었고, 일이 곧 삶이었다”라는 인터뷰
내용에서도 그녀의 성공 요인을 알 수 있다. 그런 그녀도 일과 성과에 대한 지나친 몰입으로 어떤 이들에게는 ‘인정 사정도 없는’ 가혹한 리더로
기억되곤 한다.
전문성과 탁월한 성과 창출로 조직에서 인정받는 리더 중에 간혹 부하 직원들로부터 혹독한 평가를 받는 사람들이
있다. 성과를 위해 부하 직원들을 쥐어짜듯 몰아치거나, 실수나 잘못에 대해서는 상대방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경우도 있다. 이런 리더의 경우,
“부하 직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인간 존중의 의미에 대해 배울 필요가 있다” 등의 평가를 면하기 어렵다.
조직의 성과를
위해서는 강하게 부하직원들을 독려하는 리더십도 필요하다. 다만, 부하 직원들을 다그치더라도 인간의 본성을 고려하고 육성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부하 직원을 꾸짖을 때는 상대의 수용 능력을 고려해야 한다. 채근담에 ‘攻人之惡(공인지악), 毋太嚴(무태엄),
要思其堪受(요사기감수)’라는 말이 있다. 남의 잘못을 꾸짖을 때는 너무 엄격해서는 안 되며, 상대방이 감당해 낼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특히, 요즘 젊은 세대는 상대적으로 스트레스 내성이 낮은 반면 자존감은 높은 편이다. 이런 특징을 리더가 이해하지 못하고 강하게
구성원을 압박하면 부하 직원들은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받게 되고 리더에 대해 심한 반감을 갖게 될 수 있다.
조직 입장에서 보면
‘일 몰입형 리더’가 일 잘하고 높은 성과를 내기 때문에 이상적인 리더로 보일 수는 있다. 그러나 이들의 리더십이 지나치게 가혹한 나머지
구성원들의 ‘하고 싶다는 열망’과 ‘자발적인 창의력’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지속적인 성과 창출은 요원한 일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 리더십의 덫 2: 비현실적 기대 수준이부하의 기(氣)를 꺾을 수
있다
자동차 회사 포드(Ford)의 창업자인 헨리 포드는 뛰어난 발명가이자 자동차 분야의 최고 기술자로 알려져 있다.
헨리 포드는 자신의 뛰어난 능력 탓인지, 부하 직원들에게 항상 높은 기대 수준을 요구했다고 한다. 심지어 조직 책임자들에게 “부하 직원들이
지금까지의 방식에 안주하게 놔두지 마라. 그들이 예상치 못한 것을 지적하고, 항상 기대 수준을 높게 가져라”고 조언했다.
업무
능력이나 지적 능력이 우수한 리더들은 간혹 자신의 잣대에만 맞춰 부하 직원들을 평가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평가를 지나치게 좋게 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가혹하리만큼 박하게 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리더가 이런 오류에 빠지면 부하 직원이 창출한 성과를 평가절하해서 기를 꺾어
놓기 십상이다. “본인이 뛰어나서인지, 웬만한 일에는 칭찬을 하지 않는다. 부하 입장에서는 인정을 받지 못하니 일할 의욕이 사라진다”는 말을
듣는 것도 이 때문일 수 있다.
이런 리더에게는 ‘눈높이 경영’이 필요하다. 부모가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허리를 굽히고
아이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듯, 리더 역시 자신과 부하 직원의 기대 수준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의미이다. 목표 설정을 하거나 평가 피드백을 할
때, 리더는 부하 직원에게 기대하는 사항, 요구 수준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서로 협의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작은 성과라도
칭찬하는 습관을 가질 필요가 있다. 리더 입장에서는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다. ‘왜 이렇게 밖에 못할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로 다스리기 보다는 칭찬으로 다스리는 것이 육성의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을 리더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관리형 리더, ‘꼼꼼! 치밀!
주도면밀!’
관리 중심형 리더는 내실을 충실히 다지면서 실수 없이 안정적인 조직 운영에 능하다.
‘집사’와도 같아서 모든 일들을 원리와 원칙에 입각하여 주도 면밀하게 관리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다만, 이런 유형의 리더들은 지나치게
세심한 부분까지 챙기다 보면 일의 분담, 권한 부여 등을 통한 부하 직원 육성에 자칫 소홀해 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 리더십의 덫 3: 하나부터 열까지 챙기면 부하육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진나라 시황제는 중국 역사상 최초의 통일 국가를 건설한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그는 황제로서 무소불위의 절대
권력을 휘둘렀지만 도량형과 달력, 화폐, 문자 등을 통일하는 등 관리형 리더로서의 강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십팔사략’에도 ‘시황제는 무엇이든
남에게 맡기지 않고 모든 것을 자기가 직접 결재하려고 했다. 일의 양이 늘자 저울로 매일 일의 양을 달아서 정하기에 이르렀다’고 기술되어 있다.
관리형 리더는 업무의 세세한 부분과 조직의 구석구석을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강점을 가진다. 그러나 세세한 부분을 아는 것에
비해 본인이 직접 그 모든 것을 실행하려고 하는 것은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챙기는 리더는 부하직원을 육성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권한을 위임하는 것을 마치 ‘장수가 칼을 놓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과감하게 부하 직원에게 맡기면 좋을 텐데, 본인이 A부터 Z까지 다하려 한다. 아랫 사람 입장에서는 일할 맛이 나지 않는다”는
부하 직원들의 평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런 리더는 ‘분명한 역할 분담’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리더와 부하 직원 각자가
서로 잘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해야 하는 일은 분명히 구분된다. 이 선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하루 아침에 일상적인 업무에서 손을
놓으려면 리더 입장에서도 불안할 수 있다. 점진적으로 구성원들에게 하나씩 업무를 부여하고 책임을 지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 실무적인 일은 부하
직원들에게 맡기고 리더는 반드시 점검해야 할 것들만 챙기거나 본질적인 이슈, 미래 준비에 전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적인
업무에서 발생하는 문제보다는 미래 준비에 소홀해서 생기는 문제가 조직에 더 큰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점을 리더가 인지할 필요가 있다.
관계 중심형 리더, ‘소통과 조화가
짱!’
덕장에 흔히 비유되는 관계 중심형 리더는 구성원들과의 조화와 친화를 중시한다. 조직 내에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윤활유 역할을 자처하며, 부하 직원들이 조직 생활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할 줄 아는 리더십을
발휘한다.
그러나, 자칫 관계 중심형 리더가 남에게 비춰질 자신의 좋은 이미지만을 생각하게 되면 갈등을 외면하거나 주도적인 실행에
약점을 보일 수도 있다.
◆ 리더십의 덫 4: 갈등이 나의 이미지를 해친다? Good
man 콤플렉스 주의해야
관계 중심형 리더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이해도 높다. 타인의
감정을 많이 의식하고 행동하기도 한다. 대인 관계에서 좀처럼 갈등이 발생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이런 유형의
리더는 ‘옆집 아저씨’ 같은 편안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중시하고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사고 탓에 갈등 해결이 필요한 순간 오히려 그 자체를
감추거나 ‘모른 척’ 넘기려는 성향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언제나 웃는 얼굴로 무조건 좋은 사람, 착한 사람으로 보이려고
하는 ‘Good man’ 콤플렉스에 빠질 수 있다. “사람은 좋은데 일은 빨리 해결되지 않는다”, “싫으면 싫다고 이야기해야 하는데 도통 의중을
잘 모르겠다”는 평가를 받는 리더들이 이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조직 생활에서 긍정적 의미의 갈등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서로의 협업이 필요한 순간 서로의 업무를 핑계로 또는 책임 회피를 위해 의사결정을 안 하고 ‘핑퐁 게임’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때 리더가 갈등이 두려워서 또는 자신의 이미지가 실추될 것을 우려한 나머지 양쪽의 입장만을 옹호하기 시작하면 문제 해결은 요원한 일이 되고
만다. 직접 나서서 서로의 의견을 두고 논쟁하게 만들고 갈등을 일으켜 의사결정을 하도록 만들 필요도 있다.
◆ 리더십의 덫 5: 배려, 경청이 우유부단함이나 실행력 저하로 이어져서는 곤란
삼국지에
등장하는 유비는 조조에 비해 상대적으로 덕장에 비유되지만 우유부단한 장수로 묘사되곤 한다. ‘이 사람을 위해서라면 충성을 다 할 수 있겠다’라는
느낌을 갖도록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인간적인 매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순간 의사결정을 실기(失期)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대화를 통한 배려와 경청은 조직에서도 부하 직원들의 마음을 열게 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리더에게 꼭 필요한 덕목 중에
하나이다. 독일의 시인 괴테도 “황금보다 더 밝은 것은 불빛이며, 불빛보다 더 찬란한 것은 대화”라고 말했다.
다만, 리더의
배려와 경청도 실행의 관점에서 다소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배려가 노력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기대 이하의 성과를 창출하는 부하 직원을
허용하거나 부주의에서 오는 실수도 감싸주어야 하는 것으로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 경청 역시 ‘듣는 것이 수용을 의미한다’는 잘못된 기대를
상대방에게 심어줄 수 있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 실행의 관점에서 배려와 경청의 의미와 범위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배려와
경청이 ‘일을 만들어 가는 과정’과 연계될 필요도 있다. 배려와 경청은 잘 이루어지고 있는데 일은 제자리에서 맴도는 경우가 있다. 리더가 사람
사이의 원만한 관계 형성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배려와 경청을 통해 이슈를 명확하게 정의하는 한편, 문제 해결의 방법 및 역할 분담 등의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변화 추구형 리더,
‘변화, 변화, 변화!’
최근 가장 각광받는 리더십 유형 중의 하나가 변화 추구형 리더십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끊임없는 변화 모색을 통해 시장과 경쟁사의 빠른 변화, 기술의 급진전에 적시 대응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다만, 구성원들의
참여와 동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지속적인 변화 추구는 조직에 피로감을 줄 수도 있고 개인의 독단적인 행동처럼 보여질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
◆ 리더십의 덫 6: 조직의 피로도를 경계하라
질레트의
CEO였던 제임스 킬츠는 “우리는 성공의 반대되는 개념은 실패가 아니라 아무런 변화도 추구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변화와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시대 기업에게 있어 ‘변화’ 만큼 중요한 키워드도 드물다. 최근 몇몇 IT 기업들이 경제 불황 및 시장, 고객 니즈 변화에
대응하는데 실패해 경쟁 우위를 상실하고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변화 추구형 리더는 조직이 창의적으로
움직이고 외부 시장 변화에 깨어 있도록 만드는 장점이 있다. 변화가 중요한 것이지만, 리더가 구성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할 정도로 지나치게
오랫동안 변화를 추구할 경우 부작용을 겪을 수도 있다. ‘보고를 위한 보고’가 구성원들의 창의와 의욕을 꺾는 것처럼 ‘변화를 위한 변화’도
조직의 피로도를 높일 수 있다. 팽팽하게 당겨진 활에 약간의 충격만 주어지더라도 쉽게 부러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닛산을
위기에서 구한 인물로 평가 받는 카를로스 곤 회장도 지속적인 변화 추구로 조직 피로도를 경험하게 된다. 취임 후 ‘닛산 리바이벌 플랜’, ‘닛산
180(판매대수 100만대 증가, 영업이익률 8%, 부채 0% 달성)’, ‘닛산 밸류업’ 등의 경영 혁신을 추구했으나 2007년경 과도한 수치
경영 및 공격 경영의 부작용으로 안팎으로부터 ‘사원들이 피로 증후군에 시달린다’는 지적을 받기에 이른다.
발 빠른 변화도 좋지만
때로는 조직의 역량, 자원을 고려한 템포 조절이 필요하다. 해야 할 일들은 가득한데 역량 있는 인재가 충분하지 못하거나 역할 분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오히려 조직에 불만이 쌓일 수도 있다. 더불어, 리더가 주도하는 혁신 못지 않게 구성원들이 혁신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이끌어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IBM의 혁신을 이끌었던 루 거스너 전임 CEO도 “변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회사
임직원들의 공감대가 선행되어야 하고 이들이 변화를 선도해야 한다”고 했다.
◆ 리더십의 덫
7: 변화를 주도하기 위한 카리스마가 독단으로 비춰질 수 있다
아이폰(iPhone), 아이패드(iPad)의 연이은
히트로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스티브 잡스. 그는 자사의 신제품을 발표하는 WWDC (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 세계 개발자 회의)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프리젠테이션으로 전세계 IT 매니아들을 매료시키곤 한다. 조직 운영에 있어서도
제품의 디자인과 사양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개발을 주도하는 등 강한 카리스마를 발휘한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개인의 독단에 의한 ‘원맨
경영’이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는 경우도 있다.
카리스마는 변화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확신 속에서 발현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지나칠 경우 조직 내에서 독단으로 비춰지곤 한다. 이런 리더에게 구성원들은 “항상 ‘자신이 옳다’는 태도로 상대를 무시하고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듣는 것이 1이라면 말하는 것이 9이다”, “리더가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카리스마가 자칫 독단으로 이어지면, 조직 내에 집단 지성이 발휘되기 어렵고 ‘리더는 존재하나 리더십은 존재하지 않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같은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무리 리더라 할지라도 타인의 평가와 자극이 필요하다. 이것은 타인의 관점에서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반추해 볼 수 있는 진단과 학습의 도구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런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리더들은 자기
만족적인 독선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리더십 강점 뒤에 숨은 함정도 경계할
필요
리더십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있다. 리더가 리더십의 여러 가지 면모를 발휘하고 있음에도 하나의
유형으로 분류하는 것은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고, 이것 저것 잘해야 한다고 논하는 것은 전지전능한 리더를 이야기 하는 것과도
같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사의 리더십으로 어려움을 겪는 부하 직원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리더의
모습’에 대해 논하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역할 모델로 존경 받아야 할 리더가 미움의 대상이 되는 것은 방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리더에게 완벽한 리더십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기대이며 자칫 이기적인 행동으로 비춰질 수 있다. 리더가 자신의 강점을 살리되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자각하고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스스로 만들어 놓았을지도 모르는 덫에 빠지지 않는 길이다.
<끝>
리더십 유형마다 강점이 있다. 동전의 양면처럼
리더십에도 ‘빛과 그림자’가 존재한다. 리더가 지나치게 강점만을 강조할 경우 어두운 그림자가 구성원들을 그늘지게 만들 수 있다. 스스로의 덫에
빠지지 않도록 리더가 유념해야 할 리더십 포인트들을 짚어본다.
한국 여자 축구가 세계를 제패하던 순간, SK
와이번스 야구팀이 세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결정짓던 순간에 선수들 못지않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사람이 있다. 바로 팀을 이끌었던 감독들이다.
선수 개개인들이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발휘하면서도 진흙 같이 끈끈한 팀웍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두 감독의 리더십이기 때문이다. 물론
리더십의 스타일은 달랐다. 어떤 리더는 자식을 다독이는 아버지 같은 리더십으로, 어떤 리더는 전문성과 치밀함으로 다져진 리더십으로 팀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스포츠 세계에서와 마찬가지로 기업 현장에서도 리더십은 여전히 중요한 키워드이다. 기업에서 말하는 리더십은 ‘구성원들의
일하는 방식’이나 ‘조직 운영 방식’ 등에 영향을 미쳐 조직의 성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중요성 때문에 수년간 다양한 유형
연구와 사례 분석이 이루어졌으며, 한 때는 특정 리더십 유형이 어느 조직에나 통하는 모범답안처럼 여겨질 때도 있었다.
그러나,
조직을 지속적으로 성공시킬 것만 같았던 리더도 제반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실패를 겪기도 하고, 한 조직에서 성공한 리더가 다른 조직에서는
실패를 맛보기도 한다.
‘과연 리더십에 정답이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품게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저명한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도 “성공한 리더의 유일무이한 모델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성공을 담보하는 리더십 모델은 없다고 주장한다.
리더십은
유형마다 나름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동전의 양면처럼 ‘빛과 그림자’가 존재할 뿐이다. 리더가 지나치게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을 확신하다
보면 그 부작용 때문에 조직에 드리워질 ‘그림자’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이 성공하는 리더의 발목을 잡는 ‘덫’이 되기도 한다. ‘나의
리더십 때문에 구성원들이 상처 받거나 힘들어 하는 것은 아닌지?’ 리더 스스로 반문해 볼 필요가 있다. 리더십 유형별로 리더들이 빠지기 쉬운
‘리더십의 덫’에 대해 살펴 보자(<그림> 참조).
일 몰입형
리더, ‘성과, 목표 달성만이 살 길!’
일 몰입형 리더는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리더들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유형으로 소위 ‘일벌레’, ‘회사형 인간’으로 통한다. 야근, 휴일 근무를 마다하지 않고 목표 달성, 성과에 전념하기 때문에
조직에서 ‘초고속 승진’은 당연한 결과일지 모르겠다. 경영자 입장에서 볼 때 싫어할 이유가 하나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주도적이고 추진력이
강한 만큼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 몰입형 리더는 높은 기대 수준을 가지고 엄하게 몰아부쳐 부하직원들의 기를 꺾어 놓기도
한다.
◆ 리더십의 덫 1: 쥐어짜기식 성과 압박? 가혹한 리더로만 낙인되는 것을
경계해야
HP의 전임 CEO였던 칼리 피오리나는 ‘워크홀릭(Workaholic)’이라 불릴 만큼 자기 일에 몰입하고
그 성과를 인정받아 글로벌 기업의 수장이 되었다. “나에게는 일과 삶의 구분이 없었다. 삶이 곧 일이었고, 일이 곧 삶이었다”라는 인터뷰
내용에서도 그녀의 성공 요인을 알 수 있다. 그런 그녀도 일과 성과에 대한 지나친 몰입으로 어떤 이들에게는 ‘인정 사정도 없는’ 가혹한 리더로
기억되곤 한다.
전문성과 탁월한 성과 창출로 조직에서 인정받는 리더 중에 간혹 부하 직원들로부터 혹독한 평가를 받는 사람들이
있다. 성과를 위해 부하 직원들을 쥐어짜듯 몰아치거나, 실수나 잘못에 대해서는 상대방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경우도 있다. 이런 리더의 경우,
“부하 직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인간 존중의 의미에 대해 배울 필요가 있다” 등의 평가를 면하기 어렵다.
조직의 성과를
위해서는 강하게 부하직원들을 독려하는 리더십도 필요하다. 다만, 부하 직원들을 다그치더라도 인간의 본성을 고려하고 육성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부하 직원을 꾸짖을 때는 상대의 수용 능력을 고려해야 한다. 채근담에 ‘攻人之惡(공인지악), 毋太嚴(무태엄),
要思其堪受(요사기감수)’라는 말이 있다. 남의 잘못을 꾸짖을 때는 너무 엄격해서는 안 되며, 상대방이 감당해 낼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특히, 요즘 젊은 세대는 상대적으로 스트레스 내성이 낮은 반면 자존감은 높은 편이다. 이런 특징을 리더가 이해하지 못하고 강하게
구성원을 압박하면 부하 직원들은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받게 되고 리더에 대해 심한 반감을 갖게 될 수 있다.
조직 입장에서 보면
‘일 몰입형 리더’가 일 잘하고 높은 성과를 내기 때문에 이상적인 리더로 보일 수는 있다. 그러나 이들의 리더십이 지나치게 가혹한 나머지
구성원들의 ‘하고 싶다는 열망’과 ‘자발적인 창의력’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지속적인 성과 창출은 요원한 일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 리더십의 덫 2: 비현실적 기대 수준이부하의 기(氣)를 꺾을 수
있다
자동차 회사 포드(Ford)의 창업자인 헨리 포드는 뛰어난 발명가이자 자동차 분야의 최고 기술자로 알려져 있다.
헨리 포드는 자신의 뛰어난 능력 탓인지, 부하 직원들에게 항상 높은 기대 수준을 요구했다고 한다. 심지어 조직 책임자들에게 “부하 직원들이
지금까지의 방식에 안주하게 놔두지 마라. 그들이 예상치 못한 것을 지적하고, 항상 기대 수준을 높게 가져라”고 조언했다.
업무
능력이나 지적 능력이 우수한 리더들은 간혹 자신의 잣대에만 맞춰 부하 직원들을 평가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평가를 지나치게 좋게 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가혹하리만큼 박하게 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리더가 이런 오류에 빠지면 부하 직원이 창출한 성과를 평가절하해서 기를 꺾어
놓기 십상이다. “본인이 뛰어나서인지, 웬만한 일에는 칭찬을 하지 않는다. 부하 입장에서는 인정을 받지 못하니 일할 의욕이 사라진다”는 말을
듣는 것도 이 때문일 수 있다.
이런 리더에게는 ‘눈높이 경영’이 필요하다. 부모가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허리를 굽히고
아이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듯, 리더 역시 자신과 부하 직원의 기대 수준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의미이다. 목표 설정을 하거나 평가 피드백을 할
때, 리더는 부하 직원에게 기대하는 사항, 요구 수준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서로 협의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작은 성과라도
칭찬하는 습관을 가질 필요가 있다. 리더 입장에서는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다. ‘왜 이렇게 밖에 못할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로 다스리기 보다는 칭찬으로 다스리는 것이 육성의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을 리더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관리형 리더, ‘꼼꼼! 치밀!
주도면밀!’
관리 중심형 리더는 내실을 충실히 다지면서 실수 없이 안정적인 조직 운영에 능하다.
‘집사’와도 같아서 모든 일들을 원리와 원칙에 입각하여 주도 면밀하게 관리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다만, 이런 유형의 리더들은 지나치게
세심한 부분까지 챙기다 보면 일의 분담, 권한 부여 등을 통한 부하 직원 육성에 자칫 소홀해 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 리더십의 덫 3: 하나부터 열까지 챙기면 부하육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진나라 시황제는 중국 역사상 최초의 통일 국가를 건설한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그는 황제로서 무소불위의 절대
권력을 휘둘렀지만 도량형과 달력, 화폐, 문자 등을 통일하는 등 관리형 리더로서의 강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십팔사략’에도 ‘시황제는 무엇이든
남에게 맡기지 않고 모든 것을 자기가 직접 결재하려고 했다. 일의 양이 늘자 저울로 매일 일의 양을 달아서 정하기에 이르렀다’고 기술되어 있다.
관리형 리더는 업무의 세세한 부분과 조직의 구석구석을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강점을 가진다. 그러나 세세한 부분을 아는 것에
비해 본인이 직접 그 모든 것을 실행하려고 하는 것은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챙기는 리더는 부하직원을 육성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권한을 위임하는 것을 마치 ‘장수가 칼을 놓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과감하게 부하 직원에게 맡기면 좋을 텐데, 본인이 A부터 Z까지 다하려 한다. 아랫 사람 입장에서는 일할 맛이 나지 않는다”는
부하 직원들의 평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런 리더는 ‘분명한 역할 분담’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리더와 부하 직원 각자가
서로 잘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해야 하는 일은 분명히 구분된다. 이 선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하루 아침에 일상적인 업무에서 손을
놓으려면 리더 입장에서도 불안할 수 있다. 점진적으로 구성원들에게 하나씩 업무를 부여하고 책임을 지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 실무적인 일은 부하
직원들에게 맡기고 리더는 반드시 점검해야 할 것들만 챙기거나 본질적인 이슈, 미래 준비에 전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적인
업무에서 발생하는 문제보다는 미래 준비에 소홀해서 생기는 문제가 조직에 더 큰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점을 리더가 인지할 필요가 있다.
관계 중심형 리더, ‘소통과 조화가
짱!’
덕장에 흔히 비유되는 관계 중심형 리더는 구성원들과의 조화와 친화를 중시한다. 조직 내에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윤활유 역할을 자처하며, 부하 직원들이 조직 생활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할 줄 아는 리더십을
발휘한다.
그러나, 자칫 관계 중심형 리더가 남에게 비춰질 자신의 좋은 이미지만을 생각하게 되면 갈등을 외면하거나 주도적인 실행에
약점을 보일 수도 있다.
◆ 리더십의 덫 4: 갈등이 나의 이미지를 해친다? Good
man 콤플렉스 주의해야
관계 중심형 리더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이해도 높다. 타인의
감정을 많이 의식하고 행동하기도 한다. 대인 관계에서 좀처럼 갈등이 발생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이런 유형의
리더는 ‘옆집 아저씨’ 같은 편안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중시하고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사고 탓에 갈등 해결이 필요한 순간 오히려 그 자체를
감추거나 ‘모른 척’ 넘기려는 성향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언제나 웃는 얼굴로 무조건 좋은 사람, 착한 사람으로 보이려고
하는 ‘Good man’ 콤플렉스에 빠질 수 있다. “사람은 좋은데 일은 빨리 해결되지 않는다”, “싫으면 싫다고 이야기해야 하는데 도통 의중을
잘 모르겠다”는 평가를 받는 리더들이 이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조직 생활에서 긍정적 의미의 갈등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서로의 협업이 필요한 순간 서로의 업무를 핑계로 또는 책임 회피를 위해 의사결정을 안 하고 ‘핑퐁 게임’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때 리더가 갈등이 두려워서 또는 자신의 이미지가 실추될 것을 우려한 나머지 양쪽의 입장만을 옹호하기 시작하면 문제 해결은 요원한 일이 되고
만다. 직접 나서서 서로의 의견을 두고 논쟁하게 만들고 갈등을 일으켜 의사결정을 하도록 만들 필요도 있다.
◆ 리더십의 덫 5: 배려, 경청이 우유부단함이나 실행력 저하로 이어져서는 곤란
삼국지에
등장하는 유비는 조조에 비해 상대적으로 덕장에 비유되지만 우유부단한 장수로 묘사되곤 한다. ‘이 사람을 위해서라면 충성을 다 할 수 있겠다’라는
느낌을 갖도록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인간적인 매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순간 의사결정을 실기(失期)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대화를 통한 배려와 경청은 조직에서도 부하 직원들의 마음을 열게 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리더에게 꼭 필요한 덕목 중에
하나이다. 독일의 시인 괴테도 “황금보다 더 밝은 것은 불빛이며, 불빛보다 더 찬란한 것은 대화”라고 말했다.
다만, 리더의
배려와 경청도 실행의 관점에서 다소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배려가 노력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기대 이하의 성과를 창출하는 부하 직원을
허용하거나 부주의에서 오는 실수도 감싸주어야 하는 것으로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 경청 역시 ‘듣는 것이 수용을 의미한다’는 잘못된 기대를
상대방에게 심어줄 수 있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 실행의 관점에서 배려와 경청의 의미와 범위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배려와
경청이 ‘일을 만들어 가는 과정’과 연계될 필요도 있다. 배려와 경청은 잘 이루어지고 있는데 일은 제자리에서 맴도는 경우가 있다. 리더가 사람
사이의 원만한 관계 형성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배려와 경청을 통해 이슈를 명확하게 정의하는 한편, 문제 해결의 방법 및 역할 분담 등의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변화 추구형 리더,
‘변화, 변화, 변화!’
최근 가장 각광받는 리더십 유형 중의 하나가 변화 추구형 리더십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끊임없는 변화 모색을 통해 시장과 경쟁사의 빠른 변화, 기술의 급진전에 적시 대응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다만, 구성원들의
참여와 동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지속적인 변화 추구는 조직에 피로감을 줄 수도 있고 개인의 독단적인 행동처럼 보여질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
◆ 리더십의 덫 6: 조직의 피로도를 경계하라
질레트의
CEO였던 제임스 킬츠는 “우리는 성공의 반대되는 개념은 실패가 아니라 아무런 변화도 추구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변화와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시대 기업에게 있어 ‘변화’ 만큼 중요한 키워드도 드물다. 최근 몇몇 IT 기업들이 경제 불황 및 시장, 고객 니즈 변화에
대응하는데 실패해 경쟁 우위를 상실하고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변화 추구형 리더는 조직이 창의적으로
움직이고 외부 시장 변화에 깨어 있도록 만드는 장점이 있다. 변화가 중요한 것이지만, 리더가 구성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할 정도로 지나치게
오랫동안 변화를 추구할 경우 부작용을 겪을 수도 있다. ‘보고를 위한 보고’가 구성원들의 창의와 의욕을 꺾는 것처럼 ‘변화를 위한 변화’도
조직의 피로도를 높일 수 있다. 팽팽하게 당겨진 활에 약간의 충격만 주어지더라도 쉽게 부러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닛산을
위기에서 구한 인물로 평가 받는 카를로스 곤 회장도 지속적인 변화 추구로 조직 피로도를 경험하게 된다. 취임 후 ‘닛산 리바이벌 플랜’, ‘닛산
180(판매대수 100만대 증가, 영업이익률 8%, 부채 0% 달성)’, ‘닛산 밸류업’ 등의 경영 혁신을 추구했으나 2007년경 과도한 수치
경영 및 공격 경영의 부작용으로 안팎으로부터 ‘사원들이 피로 증후군에 시달린다’는 지적을 받기에 이른다.
발 빠른 변화도 좋지만
때로는 조직의 역량, 자원을 고려한 템포 조절이 필요하다. 해야 할 일들은 가득한데 역량 있는 인재가 충분하지 못하거나 역할 분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오히려 조직에 불만이 쌓일 수도 있다. 더불어, 리더가 주도하는 혁신 못지 않게 구성원들이 혁신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이끌어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IBM의 혁신을 이끌었던 루 거스너 전임 CEO도 “변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회사
임직원들의 공감대가 선행되어야 하고 이들이 변화를 선도해야 한다”고 했다.
◆ 리더십의 덫
7: 변화를 주도하기 위한 카리스마가 독단으로 비춰질 수 있다
아이폰(iPhone), 아이패드(iPad)의 연이은
히트로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스티브 잡스. 그는 자사의 신제품을 발표하는 WWDC (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 세계 개발자 회의)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프리젠테이션으로 전세계 IT 매니아들을 매료시키곤 한다. 조직 운영에 있어서도
제품의 디자인과 사양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개발을 주도하는 등 강한 카리스마를 발휘한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개인의 독단에 의한 ‘원맨
경영’이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는 경우도 있다.
카리스마는 변화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확신 속에서 발현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지나칠 경우 조직 내에서 독단으로 비춰지곤 한다. 이런 리더에게 구성원들은 “항상 ‘자신이 옳다’는 태도로 상대를 무시하고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듣는 것이 1이라면 말하는 것이 9이다”, “리더가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카리스마가 자칫 독단으로 이어지면, 조직 내에 집단 지성이 발휘되기 어렵고 ‘리더는 존재하나 리더십은 존재하지 않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같은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무리 리더라 할지라도 타인의 평가와 자극이 필요하다. 이것은 타인의 관점에서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반추해 볼 수 있는 진단과 학습의 도구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런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리더들은 자기
만족적인 독선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리더십 강점 뒤에 숨은 함정도 경계할
필요
리더십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있다. 리더가 리더십의 여러 가지 면모를 발휘하고 있음에도 하나의
유형으로 분류하는 것은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고, 이것 저것 잘해야 한다고 논하는 것은 전지전능한 리더를 이야기 하는 것과도
같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사의 리더십으로 어려움을 겪는 부하 직원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리더의
모습’에 대해 논하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역할 모델로 존경 받아야 할 리더가 미움의 대상이 되는 것은 방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리더에게 완벽한 리더십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기대이며 자칫 이기적인 행동으로 비춰질 수 있다. 리더가 자신의 강점을 살리되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자각하고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스스로 만들어 놓았을지도 모르는 덫에 빠지지 않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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