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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마을이야기 vol.12 새로운 시작, 자치구 마을생태계 지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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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마을이야기 vol.12 새로운 시작, 자치구 마을생태계 지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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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을 이야기 Vol.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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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자치구 마을생태계 지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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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6일(목)~7일(금) 열린 2014년 자치구 마을생태계조성 지원사업 실무자 워크숍에 참석한 사람들.
18개 자치구에서 참석한 37명의 마을활동가를 비롯, 서울시/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등
약 50여 명의 사람들이 마을 생태계의 실행 방법에 대해 함께 고민했다.

 



그야말로 봇물 터지듯 ‘생태계’가 쏟아진다. ‘문화생태계’, ‘복지생태계’, ‘IT생태계’, ‘사회적경제생태계’, 특정전문분야를 막론하고 학계, 정부, 시민사회 모두가 생태계라는 용어를 흔하게 사용하고 있다. 마을에까지 생태계를 붙이니 ‘마을의 주제가 이제는 환경운동으로 가는 거예요?’ 농담을 걸어주는 분들도 있고, 아무 데나 ‘생태계’를 붙인다고 핀잔을 주는 분도 있다.

‘생태계’라는 것은 그간 생물학에서 많이 사용되어 왔다. ‘일정 환경 안에 거주하는 분리된 객체간의 상호의존성에 대한 것’, ‘생존의 수단으로써 서로 돕고 의지하는 것’이 그 의미인데, 다른 영역에서도 이같이 분리된 객체간의 연관성과 필연적 상호의존성을 이야기할 때 주로 도입해 사용하는 듯싶다. 생태계의 핵심이 그런 것이라면 마을도 사회적 흐름에 맞춰 생태계라는 말에 한 숟갈 얹어야 하지 않을까?

생태계 내의 필연적인 상호의존성, 이것을 마을의 언어로 전환하면 ‘이웃 주민간의 호혜적 관계망, 그것으로 일상의 채워지지 않는 필요를 채워나가는 것’ 정도로 설명될 수 있을 것 같다. 호혜적 관계망은 사람의 일상이 다양한 만큼 육아, 먹거리, 주거, 의료, 문화, 안전 등 다양한 주제로 다채롭게 나타날 것이고, 그 관계망은 일상이 복합적인 만큼 복합된 필요에 따라 그 관계망이 복잡하게 얽히고 다양화될 것이다. 그것이 마을인 것이고, 생태계라는 말로 더욱 잘 표현되는 듯하다.



서울시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이 3년차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 2년간 5만여 명 이상의 시민이 마을공동체라는 단어와 함께 교육도 받고, 공모사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리고 크고 작은 사업을 펼쳐 이웃들과 협동해 왔다. 텃밭을 가꾸기도 하고, 재능품앗이를 하기도 하고, 놀이터에서 함께 놀아보기도 하고, 공부를 같이 해보기도 하고, 함께 우쿨렐레를 배워보기도 하는 등 정말 다양한 일상의 필요를 이웃들과 함께해 왔다. 우리는 이것을 주민이 마을로 그리고 이웃 사이로 ‘등장’한 것이라 칭하고, 필요에 따른 관계망이 만들어졌다 정의한다.

이제부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들을 지지하고 지원하여 지속적인 주민주도형 마을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필요에 따라 관계망을 새롭게 만들어야 하며, 필요에 따라 재조합되는 관계망을 돕기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작은 관계망끼리의 관계 만들기를 지원하기도 하여, 실제 상호부조적인 인적, 물적 자원이 교환될 수 있게 마당을 깔아주어야 한다. 이것이 네트워크 활동일 수 있고, 이러한 전체 형상이 마을의 생태계일 것이다.

마을에는 등장한 주민/등장하지 않은 주민, 마을활동에 적극적인 주민/아닌 주민, 특별한 재능을 가진 주민/힘만 센 주민, 요리를 잘하는 주민/그림을 그리는 주민, 아이들/청년들/어르신들 등 몇 가지 범주로 구분조차 할 수 없는 다양하고 각양각색인 주민이 있다. 이들이 일상의 필요를 채워갈 수 있도록 이웃관계를 연결해주고, 필요가 해소되면 잠시 해체하기도 하고, 다시 다른 필요로 서로 협동하고 다시 해체되고, 이러한 유기적이고, 다양하고, 복잡한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형식적이지 않고, 필요에 의해 뭉치고, 흩어지고, 상호 의존하며 관계망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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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치구 마을생태계 지원단 사례 발표 현장 (좌) 성북구 마을만들기 지원센터 (우) 은평 마을생태계구축사업

 



이같이 유기적인 마을의 생태계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태계라는 것이 인간 생존의 필수요소이니 기다리면 될까? “아니다!” 환경생태계가 파괴되면 10년, 20년 복원 프로젝트를 수행하듯이, 이웃 관계망의 형성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자연스런 인간의 활동인 상호의존적 관계가 더 이상 자연스럽지 않기에, 관계를 지원하고, 등장한 주민을 지지해줄 수 있는, 마을관계의 선경험자들을 중심으로 한 관계 연결의 촉진그룹을 만들고자 한다. 이것이 공식적 체계로 전환되면 바로 자치구 조례에 근거한 ‘00구 마을지원센터’의 설립이라고 할 수 있다.

성북, 금천, 도봉구는 이미 자치구마을지원센터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향후 많은 서울시 자치구에서도 설치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러한 전망을 실현가능한 희망으로 만드는 것에는 2가지의 준비가 필요하다. 하나는 마을생태계 지원조직을 운영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을생태계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기다릴 줄 알고, 주민주도를 위해 동반자로 함께 할 수 있는 민간역량은 마을생태계 지원조직에서 필수 요소이다. 두 번째는 자치구민, 즉 이들을 대변하는 행정조직과 시의회를 상대로 지원조직의 필요를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늘 부족한 공적자금은 필요와 실현가능성에 대한 판단을 기준으로 지원된다. 우리가 하려는 마을의 주민주도적 호혜적 관계망 만들기는 정답을 가진 경험적 사례가 많지 않고, 행정, 민간 모두에게 낯선 일이다. 이것을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공적인 지원조직, 즉 자치구지원센터를 설립해야 한다.

이런 2가지 조건을 만들어가기 위해 올해 ‘자치구 마을생태계 지원단’을 구성하여 운영하고자 한다. 자치구 민간 네트워크 중심으로 운영하고, 자치구마을지원센터의 역할을 일정 정도 수행하는 경과적 프로젝트를 운영해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민간에게는 마을생태계 지원조직의 운영경험을 남기고, 프로젝트의 성과를 통해 지원조직의 설득력 높은 근거를 확보해 가고자 한다. 이것이 3년차를 맞이하는 마을공동체사업이 향후 10년, 20년을 내다보며 지금 해나가야 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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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구 마을생태계 지원단’, 올해 서울시 정책과 함께 생태계라는 이름을 걸고 사업을 펼치고자 첫 단추를 꿰맸다. 6개의 자치구지원센터와 12개의 ‘자치구 마을생태계 지원단’, 자치구 단위의 마을생태계 조성이라는 목적을 두고 18개 자치구에 생태계 조성을 위한 지원조직을 만드는 체계 구성을 마쳐가고 있다. 주민의 등장을 지원하고, 등장한 주민간의 정보를 소통시키고, 서로의 인적, 물적 자원을 실질적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윤활유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교환을 통해 복잡하고 어지러운 생태계가 실제 만들어져 가는지 증명하는 일을 하게 될 것이다.

뜬금없지만 다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본다. 우리는 마을생태계를 왜 만들려고 하는 것인가? 그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유와 해석이 가능하지만, 최근에 등장한 몇 가지 단어를 통해 이해해보는 것이 의미 있을 듯싶다. 근래에 통합, 융합, 복잡계 등의 용어가 등장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현상을 설명하고 이해하는 데 있어 관계성과 상호성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다. 융합이라는 단어가 쓰이는 학과, 연구소 등이 생기고, 복잡계와 관련한 다양한 강의가 열리기도 하고, 인문학에서는 통섭이라는 단어가 흔히 들려온다. 왜일까? 생산력 증가의 한계와 산업사회의 재편, 사회구조의 변화, 환경의 문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여러 한계상황에 직면하면서, 이런 한계적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하기 위한 새로운 관점이 절실했던 것은 아닐까. 관점이 절실했다면, 실천은 어디에 있어야 할까? ‘미래세계의 희망은 자발적인 협력으로 이뤄지는 작고 평화롭고 협력적인 마을에 있다’는 간디의 말처럼 우리가 마을을 이야기하고 마을생태계 조성을 위해 고민하는 것은 꼼짝꼼짝 마을일을 통해 우리가 겪고 있는 많은 한계적 상황을 극복하고 개개인이 행복해지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실천을 해나가는 것에 있지 않을까 싶다.




글과 사진 _ 하경환(서울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 마을생태계 지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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