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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일 주교 "하느님 계획 어긋나는 징표는 거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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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나무맨 2014. 3. 16.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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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일 주교 "하느님 계획 어긋나는 징표는 거부해야"

교황 선출 1주년 기념 심포지엄 경향신문 | 김종목 기자 | 입력 2014.03.16 22:12 | 수정 2014.03.16 22:27
15일 '프란치스코 교황 선출 1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열린 서강대 다산관 101호엔 1000명이 넘는 청중이 몰렸다.

기조강연을 위해 연단에 오른 강우일 주교(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사진)는 "심포지엄은 파리가 날리는 게 상식인데 오늘은 예외적인 것 같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교종(교황)의 인기가 폭발적이라 불안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분이라도 (우상화나 신비화는) 그분의 본질과 진실을 왜곡하기 쉽습니다."





그는 교황(敎皇)이 임금이나 황제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교종(敎宗)이라는 칭호를 사용한다.

강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11월 펴낸 교서 < 복음의 기쁨 > 에 나타난 진실과 본질을 중심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특히 자본주의와 불평등 문제에 대한 교황의 사회적 가르침을 강조했다. "교종께서는 '하느님의 계획에 어긋나는 징표에 대해서는 결연히 "노"라며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구체적인 사례가 현대 자본주의 자유시장 경제입니다. 사람을 쫓아내고 소모품처럼 버리고 죽이는 경제, 이런 배척과 불평등의 경제는 안된다고 말해야 한다고 교종께서 강하게 선언했습니다."

강 주교는 " '돈이 뭇사람들이 숭배하는 금송아지가 되고, 사람들이 그 밑에서 노예처럼 시달리고 억압당할 수밖에 없는 체제'라는 교종의 말씀은 우리나라 상황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 같다"면서 "자동차나 전자제품 같은 제조업만 아니라 유통업도 재벌 자본에 다 넘어갔다. 유통업체의 노예가 되다시피 한 24시간 편의점 점주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상황까지 전개됐다"고 지적했다.

강 주교는 노동자의 권익을 강조한 레오 13세 교황의 노동헌장 회칙 '새로운 사태'(1891) 등 사회 문제에 대한 공식적 가르침을 제시한 역대 교황의 발자취도 짚었다.

역대 교황들의 사회적 가르침의 맥락에 < 복음의 기쁨 > 이 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는 라틴아메리카 주교회의 결과물인 메데인 문헌(1968), 푸에블라 문헌(1979)을 언급하며 "(인간의) 노예적 상황이 전개되는 사악한 구조에서 교회가 백성들을 해방하고 인간 존엄을 되찾도록 적극 참여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리를 가르치고 세례를 주는 것만 복음화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는 게 남미 주교단의 생각이라고 했다.

강 주교는 "교종 프란치스코도 불평등을 없애는 일에 (교회가) 나서지 않으면, 복음화하는 삶일 수 없다는 말씀을 하시는 게 아닐까 싶다. 이 세상에 불평등을 없앨 수 있는 작은 무엇인가라도 행동할 수 있는 예수님의 제자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 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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