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12 Mar 2014 07:00 PM PDT 환풍구의 바람과 열을 전기 에너지로? 2008년 서울메트로에서 지하철 환풍구의 바람을 풍력 발전에 이용하겠다는 사업 계획을 발표한 적이 있다 . 지하철 주행풍과 내부 공기를 바깥으로 배출하는 환풍구에 소형 발전기를 설치해 전기 에너지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발표가 난지 얼마 되지 않아, 거센 비난에 부딪혔다 . 환풍구의 바람으로 발전기를 돌리는 과정에서 전기를 변환하기 위해 소비되는 에너지가 풍력으로 얻어지는 에너지보다 오히려 더 크다는 단점이 불거진 것이다 . 또 풍력발전기가 환풍구 공기 흐름에 방해가 되어 환풍 능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의견들이 제시가 되었다. 하지만, 분명 환풍구에서 배출되는 바람과 열은 아깝게 버려지는 에너지임은 분명하다. 서울메트로의 사업은 환풍구의 바람과 열을 전기 에너지로 바꾸려 해, 문제가 되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바람과 열을 그대로 활용하는 것은 어떨까? 전기 에너지로 전환하지 않고 말이다.
환풍구의 바람과 열을 그대로 활용하다. 바람과 열은 굳이 전기 에너지로 전환되지 않더라도 충분히 가치 있는 에너지다. 그 자체로도 우리에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 환풍구에서 배출되는 바람과 열을 그대로 활용해 노숙자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신선한 아이디어가 있다. paraSITE는 Michael Rakowitz라는 미국의 아티스트가 고안한 노숙자용 간이 휴식처다. 추운 겨울 노숙자들에게 있어 따뜻한 안식처를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 일이다. 지하철 안으로 들어가 종이박스를 깔고 어디선가 구해온 천으로 아무리 몸을 덮어도, 빈틈으로 들어오는 바람 한 줄기 앞에 당해낼 장사가 없다. 그래서 매해 겨울마다 수많은 노숙자들이 거리에서 죽어간다. 그런 노숙자들을 위해 paraSITE는 그야말로 노숙자 적정기술이 아닌가 싶다. 평소에는 가벼운 폴리에틸렌 재질의 튜브를 들고 다니다가, 잠을 청할 때는 길거리의 환풍구에 공기 주입구를 연결하면 그들만의 안식처가 완성된다. 튜브로 만들어진 그들만의 집에서 환풍구의 따듯한 바람에 몸을 녹이며 외부의 시선도 차단할 수 있다. Michael은 실제로 활용 가능하도록 법적인 문제까지 고려해 튜브형 하우스의 높이를 조절했다고 한다. 환풍구에서 버려지는 열과 바람을 전기 에너지로 굳이 바꾸지 않고 그대로 활용해 , 노숙자들의 안식처를 만들어 준 것이다.
환풍구와 튜브의 의미있는 만남 서울메트로의 지하철 환풍구 프로젝트는 열과 바람을 전기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전기 에너지 소비와 환풍 통로 방해라는 점이 그것이다 . 하지만 위의 사례처럼 환풍구와 튜브가 만나면, 열과 바람을 굳이 전기로 바꾸지 않았기 때문에 전기 에너지 소비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또, 튜브를 채운 공기는 다시 빠져나가거나, 튜브 안에 공기가 다 차면 환풍구와 분리시켜 환풍 통로 방해에 대한 문제도 없다. 굳이 지하철 환풍구처럼 거대한 공간에 쓰일 필요도 없다. 길거리의 어느 환풍구든 활용 가능하다. 엄청나게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거나, 생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버려지는 열과 바람을 어느정도 주워 담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 즐거운 만남, 또 어디에서 의미있을까? paraSITE는 환풍구와 튜브의 만남을 통해 노숙자들에게 의미있게 쓰인다. 거창한 안식처를 만들어 준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필요는 충족시켜준다. 그렇다면, 또 어디에서 의미있는 만남이 가능할 수 있을까? 요즘같이 추운 겨울 날, 맛집이나 클럽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시 뒤의 즐거움에 줄을 서는 사람도 많지만, 도저히 견디지 못하고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도 많다. 이는 가게 입장에서도 큰 손해가 될 수 있다. 그런데, paraSITE같은 튜브가 대기줄 위를 덮어준다면 어떨까? 손님들에게는 따뜻하고 재미있게 기다릴 수 있어 도움이 되고, 가게는 버려지는 환풍구 바람과 열을 활용하기 때문에 비용 소비도 적을 것이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체나 상점에는 모두 환풍구가 있다. 그런 환풍구에
튜브를 붙여, 튜브 겉면을 광고로 활용할 수도 있다. 길거리 수많은 간판이나 광고판은 아무리 화려하게 색을 넣어도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환풍구와 튜브가 만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신선하기 때문에 광고판으로서 시선을 끄는 역할도 톡톡히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위와 같은 맥락에서 환풍구와 튜브의 만남은 조형물로 활용될 수도 있다. 튜브는 얼마든지 원하는 모양이나 색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신선한 하나의 예술작품이 될 수 있다 . 특히 관공서나 기업체의 건물에 이를 활용해 예쁜 조형물로 활용한다면, 딱딱한 그들의 이미지를 친근하고 신선하게 만들어 줄 수도 있다. 이렇게 환풍구와 튜브의 만남은 굳이 전기로 전환되지는 않아도, 쓰이는 곳에 따라 재미, 가치, 광고, 신선함 등으로 전환될 수 있다. 다소 현실성이 부족할 수 있고, 컨셉에 그칠 수 있지만, 이러한 상상에서 또 다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 어떤 곳에서 환풍구의 버려지는 열과 바람이 새로운 신선한 아이디어로 전환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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