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약
이번 연구는 시민사회의 요구를 수렴하고 표출해 온 시민사회단체의 정책 생산 과정을 시민과 소통하는 과정과 결부시키기 위한 시도의 일환이고, 이것을 시민정치의 한 유형으로 포착하기 위함이다. 사실 시민사회단체 또한 새롭게 성장하고 있는 각성된 시민들에 의해 견제받기 시작하고 있고, 이는 시민사회단체의 자기 정체성에 대한 본질적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결정적으로는 정당의 위기로부터 찾아왔다. 정당이 제 역할을 못하자 시민들의 스스로 행동에 나선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행동들은 소셜네트워크라는 새로운 매체 수단의 개발과 결부되어 ‘시민정치’라는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는 데에 이르렀다.
여기서 ‘시민정치’가 만들고 있는 변화는 크게 두 개의 흐름으로 형성되고 있다. 하나는 시민사회단체와 정당 간 결합의 수준이 질적으로 고양되는 과정이다. 시민사회단체는 2010년 6.2지방선거를 앞두고 ‘희망과 대안’을 결성하고 ‘연합정치’를 담론으로 던지면서 정당과의 가치연대를 형성하고자 하였다. 또 하나의 길은 소셜네트워크를 타고 성장해 온 시민들의 자발적 결집이 정치형성 과정을 새롭게 설계하고 정치구조를 바꾸는 압력으로 등장하는 흐름이다. 정치 형성 과정을 변화시켰다는 의미는 ‘희망버스’나 ‘나는 꼼수다’와 같은 문제제기와 행동의 선도성이 엄청난 파괴력으로 성장, 정치에 인입된다는 의미로, 이 과정은 결정적으로는 시민후보로서 박원순 변호사가 민주당과의 경선에서 승리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이러한 과정은 정치구조까지 바꾸어갔다. 그 대표적 사례는 2012년 민주통합당 지도부 경선과정에 참가한 시민들의 행동이다. 정당 대표성의 표현방식이 바뀐 일종의 정치구조 변화이다.
이 두 가지 변화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시민이 정치에 참가하는 플랫폼은 정당인가? 시민사회단체인가? 아니면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는 각성된 시민집단인가?
여기서 이번 연구는 시민사회단체의 활동방식 변화에 중점을 둔다. 그것은 변화하는 시민정치의 현상을 시민사회단체 거부로까지 읽지 않는 균형감을 만들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 시민사회단체는 이러한 시민정치 흐름과 어떻게 만나야 하는가?
여기서는 한미FTA와 같은 의제연대체가 정치와 만나는 과정도 살피고 ‘연합정치’를 표방한 야권연대의 질적 발전도 살피지만 관심영역은 오히려 정책이다.
여기서 정책의 의미는 의제의 전문성에서 표현되는 언어가 아니다. 그것은 시민사회에 배태되어 있는 갈등의 실체이며 표출되는 행위의 바탕이다. 그래서 그것은 그 자체로 현장성이고 구체성이다. 결국 이 현장성과 구체성을 구현하는 방식이 시대적 흐름을 타는 것이고, 시민정치는 이런 욕구를 표출하는 틈새 출구를 만들어 대로를 형성하게끔 하는 역사적 맥락을 보여준다고 해석되는 것이다.
정책은 또한, 그것이 지방자치단체이건 중앙정부이건 실제적 운영에서는 시민들에게 가장 직접적인 생활을 구성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과연 여성들에게 있어 성차별 문제를 해결해 내지 못하면서 평화를 얘기할 수 있을까? 성차별이 또한 우리 사회의 양극화의 핵심지점인 비정규직 문제를 확산시킨 주범 중 하나라면 이 문제 해결 없이 여성을 행복으로 인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러한 정책의 의미는 4대강 사업같이 각각의 의제에서 드러난다. 정책은 이토록 구체적이기에 각 의제들로 사람들의 이해가 형성되고 모인다.
이번 연구는 시민사회단체들의 새로운 정책 생산 프로세스를 보여주지는 못한다. 여기서 다룬 여성과 환경, 평화의 정책생산 프로세스는 아직 새롭게 형성되는 시민정치의 흐름과 충분히 접목되어 있지 않다. 그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그 공간을 채우는 하나의 사업제안으로 마무리된다. 그것이 이 연구의 4장을 구성하고 있는 시민참여 정책 플랫폼 만들기 프로젝트, “Change 2013”(가칭)이다.
이 제안은 단지 하나의 형식이다. 그렇지만 이 프로젝트는 시민사회단체를 주체로 세워 ‘시민에 의한. 시민의 정책’ 을 생산하고자 한다. 여기서 시민사회단체는 의제 발의, 조직홍보행정, 정책 조정, 결과기록을 책임지게 된다.
그렇다면 왜 시민사회단체인가? 그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이다.
IT기술의 발달에 의해 새롭게 형성된 소셜네트워크와 이를 통한 시민참여 틀은 시민사회단체와 이미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팝캐스트 “나는 꼼수다” 지지자의 경우, 조직되지 않은 개인들이 상당수지만 시민사회단체에서 회원으로 참여해 온 사람들이 역시 대거 참여하고 있다. 원래 그러한 공간에 참여하는 계층은 적극적인 성향이라 볼 수 있는데, 그 점은 시민사회단체 회원과 동일한 특성을 지닌다. 문제는 현대 사회의 속성에 맞게 빠르게 생성되는 의제, 정보, 소통 구조 등에서 시민사회단체는 상대적으로 느리게 운용된다는 점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의 대다수가 새로운 참여공간에 대거 인입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은 시민사회단체에게 큰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잠재력이 가장 큰 집단이기에 지금 시기 필요로 하는 소프트웨어를 갖추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판단이 이런 기획을 제안하는 이유이다.
‘체인지 2013’은 국가 정책 수준의 정책 생산 능력을 구비하기 위한 시민사회단체의 자기 갱신 과정이다. 이 과정을 통해 전국적인 정책컨퍼런스 박람회 - 300개 컨퍼런스이다 - 가 드러나고, 이는 정당으로 하여금 정책정당으로 변신하는 모델을 제공할 것이다. 바로 이런 점으로 인해 이 프로젝트는 정당과 함께 진행하려고 한다. 이 프로젝트는 개방형 프로젝트이다. 자발적 시민의 참여를 보장하면서 새로운 의제 공간을 배려하려 한다. 이를 위해 이 프로젝트가 운영되는 공간은 온라인을 주축으로 설계되게 된다.
이 프로젝트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일종의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누구나 자기 얘기를 올릴 수 있는 개방적인 공간이며 집단 지성의 총합이 축적되는 정책창고이기도 한 국가개혁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젝트는 직접민주주의 현장이다. 시민사회단체가 제안하고 정당이 호응하는 정책컨퍼런스. 300개 수준의 의제를 다루며, 이해관계자가 참여하여 실행 수준의 정책을 점검할 수 있는 소통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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