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14 08:48
기업이 끊임없이 성장하고 존속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요?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기 위한 자본력? 훌륭한 제품을 만드는 기술력? 미래를 내다보는 탁월한 경영능력? 모두가 중요한 요소임에 분명하지만, 세계적인 기업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요소는 바로 ‘인재’입니다. 결국 기업은 사람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공동체이고, 기술력이나 경영능력 역시 사람이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기업과 사람을 이끌어 갈 리더십 있는 인재를 키우는 것은, 세계적으로 성장하려는 기업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과제입니다.
GE가 1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성장을 거듭해온 비결 역시 ‘인재’였습니다. 오랜 시간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리더십 있는 인재를 양성해온 덕분에 ‘인재사관학교’라는 별명까지 얻은 GE는, 인재 양성에 있어 다른 기업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 기업의 인재 교육을 담당하는 최고교육책임자(Chief Learning Officer, CLO)라는 직책을 가장 먼저 만든 회사도 바로 GE입니다. 1990년대 중반 잭 웰치 전 회장이 직원 교육을 총괄하는 책임자를 선임하면서 처음으로 도입한 개념이었지요.
▲ KMA리더스모닝포럼에서 강연하는 GE 최고교육책임자(CLO) 라구 크리쉬나무르티 부사장
기업의 핵심 과제인 인재 양성을 주도하는 GE 최고교육책임자(CLO) 라구 크리쉬나무르티 부사장이 지난주에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라구 부사장은 1994년에 GE 캐피털에 입사한 이래 20년 동안 GE의 HR 리더로 일하면서 인재 양성에 대한 오랜 경험과 통찰력을 쌓아왔습니다. 지난 2월 7일, 한국능률협회가 주최하는 리더십 모닝 포럼에서 글로벌 리더 육성에 대한 라구 부사장의 강연이 있었는데요, 국내 유수 기업들의 인사 및 교육 담당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GE의 인재 개발 철학을 듣는 것뿐 아니라 서로의 생각과 고충을 나누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는 GE의 기업문화
앞에서 이끄는 사람이 있다면 뒤에서 따라가는 사람도 있게 마련입니다. 누군가 리더가 되면 다른 누군가는 팔로워가 될 수밖에 없지요. 하지만 GE에는 모든 직원이 리더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각자 자기가 맡은 일의 리더가 되어 주도적이고 책임감 있게 일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믿음의 바탕에는 3가지 축으로 이루어진 GE의 기업 문화가 있습니다.
▲GE 인재 양성을 위한 리더들의 핵심 행동가치
첫 번째로 GE는 협력을 중시합니다(We are collaborative). 각자 다른 분야의 사업부들이 긴밀하게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하지요. 그리고 경험을 중시합니다(We are experiential). 이론에서 끝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직접 시도해보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성과를 중시합니다(We are meritocracy). 직원이나 성별이나 인종, 피부색이 아닌 성과를 바탕으로 평가합니다. 그렇다면 GE는 이러한 문화를 어떻게 실행해 나갈까요?
Tell people what’s expected – 명확한 목표와 구체적인 달성 방안 모색
아무리 강한 추진력을 지닌 배가 있어도 목적지가 없다면 바다를 항해하는 의미가 없겠지요. GE는 회사가 직원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알려주고,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합니다. 먼저 기업 내 전사 조직, 분야 및 국가별 사업부, 개인이 각각 ‘무엇을(WHAT)’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려준 다음 그 목표를 ‘어떻게(HOW)’ 달성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이 방법론은 GE 직원이 업무 수행에서 중시해야 하는 성장가치인 외부지향(External Focus), 명확한 사고(Clear Thinker), 창의와 용기(Imagination & Courage), 포용력(Inclusiveness), 전문성(Expertise)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성장가치는 GE의 채용과 교육, 평가, 승진을 비롯한 모든 의사결정에 반영됩니다.
Help people get there – 조직 내 리더 양성
GE는 조직 안에서 현재의 리더가 다음 세대의 리더를 양성하는 학습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리더가 될 수 있도록 끌어주는 것이지요. 학습의 80%는 업무 현장에서 이루어집니다. 도전적인 업무 과제를 끊임없이 부여하고, 3~5년 단위로 새로운 임무를 부여하여 언제나 초심을 유지하고 새로운 전문성을 기를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줍니다.
학습의 나머지 20%가 이루어지는 곳은 크로톤빌입니다. 이곳은 GE의 직원들이 기업 문화를 배우면서 미래의 리더가 되기 위한 자질을 키우는 곳인데요, 올 한 해에도 5만 5천여 명의 직원이 크로톤빌에서 교육과정을 이수할 예정입니다. 크로톤빌의 특징은 리더가 직접 직원을 교육한다는 것입니다. 최고위급 임원진이 1주일 동안 크로톤빌에 머물면서 교육에 참여하고 참가한 직원들을 지도하며 이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줍니다. 제프 이멜트 회장을 비롯한 GE의 고위급 임원들은 인재를 발굴하고 리더를 키우는 일에 업무 시간의 30%를 투자할 만큼 인재 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자신이 그 자리에 오기까지 축적해온 지혜와 식견을 통해 다음 세대를 책임질 리더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기업의 존속에 꼭 필요한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Hold people accountable – 결과를 도출하고 평가한다
직원들에게 목표를 점검하고 성과를 평가하는 과정 또한 중요합니다. GE에는 성과와 가치를 어느 정도 달성했는지 9개의 항목으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평가합니다. 그에 따라 타의 모범이 되는 사람, 탁월한 성과를 보여준 사람, 회사에 크게 기여한 사람, 발전이 필요한 사람,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주지 못한 사람으로 분류됩니다. GE는 이러한 분류를 바탕으로 직원들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기업문화에 변화를 도입합니다. 그렇다면 GE는 현재 어떤 변화를 모색하고 있을까요?
Fast Works – GE의 새로운 기업문화
GE는 160여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며 30만 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거대한 기업입니다. 이러한 규모는 GE의 경쟁력이지만, 복잡한 절차로 인해 속도와 효율성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절차보다 ‘관리’하기 위한 절차들이 많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GE는 Fast Works라는 새로운 업무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FastWorks는 GE가 스타트업 기업처럼 내부 기업가 정신을 발전시키고, 고객 가치를 실현하고 성과를 내는 일에 집중하도록 지원합니다.
품질혁신을 추구했던 식스시그마의 뒤를 이어 변화된 세상에 발맞추는 GE의 새로운 경영 전략이지요. Fast Works는 일의 속도를 높이고,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책임을 강조하는 문화입니다. GE의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리고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한국과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처럼 민첩하게 움직이는 기업으로의 변모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직원들이 두려움 없이 도전할 수 있도록, 실패에 대한 정의도 바꾸었습니다. 이제 GE에서 실패는 곧 중요한 ‘학습의 기회’를 의미합니다.
강연이 끝난 뒤에는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는데요, 국내 유수 기업들의 인재 교육 및 인사 담당자들이 참석한 만큼, GE의 현장 학습을 통한 액션러닝 등 인재 육성 및 관리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에 대한 질문이 많았습니다. 라구 부사장은 액션러닝에 있어 업무에 관련된 전문기술과 정부의 정책 등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고객과 사용자가 있는 현장에 직접 들어가서 문화를 경험하고 고객과의 공감대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라구 부사장은 GE의 유산을 잘 계승하고 좋은 부분을 보존함과 동시에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GE의 모습을 계속해서 다듬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새로운 미래의 목표를 향한 GE의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이 날의 강연과 질의응답은 한국능률협회 홈페이지(http://old.kma.or.kr/contents/readers_forum/70/launch.htm)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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