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비용 줄이는 '좋은 회사 만들기' 3大 비결]
① 존댓말을 사용하라
② 목표보다 의미를 강조하라
③ 성과에
따라 보상하라
조조처럼 앞에서 이끌기보다 유비처럼 뒤에서 지지해줘야
이직(離職) 비용이란 말이 있다. 잘 다니던 직원이
회사를 그만둬서 회사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다. 일반적으로 이직 비용은 기존 직원 연봉의 최소 2배라는 게 정설이다. 5000만원을 받던 직원이
그만두면 최소 1억원이 든다는 얘기다. 여기에는 직접비(결원 채용 비용), 간접비(경쟁력 감소), 기회비용(생산성 감소) 등이 포함돼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직 비용을 줄일 것인가? 바꿔 말해 어떻게 직원들이 머물고 싶은 회사를 만들 것인가?
답은 직원들에게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인간의 욕구 중에 식욕, 성욕, 물욕만큼이나 강력한 욕구가 '존중받고 싶은 욕구'라고.
여기서 말하는 존중이란 세 가지 측면의 존중이다. 우선 '인간관계' 속의 존중이다. 상사가 직급이 높다는 이유로 부하를 조직의 부품처럼 대한다면
어떨까? 유능한 직원일수록 회사에 '붙어 있을' 이유가 없다. 그래서 요즘 선진 기업들이 도입하는 게 '경어(敬語·존댓말) 문화'다. 때로는
표현이 본질을 지배한다. '감사하다'는 말을 자주 하다 보면 감사한 마음이 생기는 것과 같은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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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러스트=송윤혜 기자
존중은 리더십에서도 중요한 요소다. 삼국지 전문가인 중국의
자오위핑 교수는 삼국지 등장인물 중에 누가 최고 리더냐고 묻자 이렇게 답한다. "과거에는 조조형 리더다. 하지만 지금은 유비형 리더가 성공한다.
시장 상황은 더 복잡해지고 변화는 빨라지고 있다. 이제는 리더가 이끌기보다는 전문가(부하)들이 능력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는 게
중요하다." 인간적 존중은 리더가 부하에게 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지지다.
존중감을 높이는 둘째 방법은 리더가 '일의
목표'보다는 '일의 의미'를 강조하는 것이다. 당신이 제약 회사의 영업 직원이라고 가정하자. "목표 매출을 채우기 위해서 병원을 방문하자"고
말하는 리더와 "의사들이 좋은 의약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병원을 방문하자"고 말하는 리더. 둘 중 누구랑 일할 때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들겠는가?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를 알 때 스스로를 존중하게 된다. 자존감은 외부로부터 받는 존중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마지막
방법은 공정한 경제적 보상을 통한 존중이다. 인간의 능력은 다르다. 회사에서 이루는 성과도 다르다. 그런데 같은 직급, 같은 연차라는 이유만으로
똑같이 공평하게 보상한다면? 그 자체가 공평하지 않은 일이다. 연말에 승진 연차가 꽉 찬 선배들에게 좋은 인사고과를 양보하고, 자신은 형편없는
고과를 받는 유능한 후배가 넘치는 조직, 이런 회사는 직원들을 존중하지 않는 곳이다. 직원을 존중한다는 의미는 정확하게 성과를 측정하고 평가한
후, 거기에 맞는 합당한 경제적 대우를 해 준다는 뜻이다.
18세기 말, 영국 정부는 호주를 범죄자 유형지로 삼았다. 식민지 개척을
위해 죄수들을 싣고 호주로 가던 길에 문제가 발생했다. 긴 여정을 견디지 못하고 수많은 죄수가 배 안에서 죽어나간 것이다. 정부는 이송(移送)을
책임진 선장들에게 죄수들의 건강에 신경 쓰는 '착한 선장'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허사였다. 해결책은 간단했다. 선장에게 주는 죄수
호송비 기준을 바꿨다. 이전에는 죄수 한 명을 배에 실을 때마다 돈을 줬는데, 앞으로는 죄수 한 명이 살아서 호주에 도착할 때마다 약속된 운임을
주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선장들은 죄수들의 건강에 각별히 신경 썼고, 배에서 죽는 죄수 숫자는 급감했다. 결국 선장의 이타심이 아닌 이기심이
죄수를 살린 셈이다. 존중도 마찬가지다. 직원들을 위해 이타심을 발휘하라는 말이 아니다. 리더인 나의 성공을 위해 이기심을 발휘하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