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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데이터, 모두의 예술이 되다. “Real time Data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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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나무맨 2014. 1. 29.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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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데이터, 모두의 예술이 되다. “Real time Data Art”

Posted: 26 Jan 2014 06:00 PM PST

빅 트렌드, 빅 데이터 

근래 자주 거두되는 트렌드에서 ‘빅데이터’를 빼놓을 수 없다. 60억 인구의 일상이 만들어낸 수많은 정보가 차곡차곡 쌓여 거대한 정보의 은하수를 창조하고 있다.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케터는 앞으로 어떤 물건을 만들어야 할 지 결정하고 학자는 지금의 사회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산업과 학계에 이어 예술의 영역에서도 빅데이터가 화두로 등장했다. 본 아티클에서 소개할 두 가지 사례는 이를 여실히 드러낸다. 거대한 숫자(데이터)들이 예술가의 영감과 만났을 때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빅데이터, 산업과 학계에 이어 예술과 조우하다.

소치 동계올림픽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전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된만큼 지구촌의 겨울 축제에 임하는 기업들의 행보도 심상치 않다. 러시아의 통신사업자인 메가폰(Megafon)이 준비한 거대한 예술작품, 메가페이스 (Megaface) 역시 그 일환이다. 

이 거대한 예술 작품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모든 사람이 소치 동계올림픽의 얼굴이 될 기회를 갖는다.” 이 메시지를 표현하기 위해 메가폰은 3D 스캔을 통해 수집되는 사람들의 얼굴 데이터를 활용했다. 올림픽 기간 중에 메가폰의 대리점에 3D 사진 부스가 설치되고 누구나 그 부스에서 본인의 얼굴 데이터를 스캔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데이터는 다음과 같이 표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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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는 올림픽 공원 입구 근처에 설치된 파빌리온 건물 측면에서 ‘표현’된다. 물론, 얼굴 사진이 전광판에 비춰지는 단순한 방식이 아니다. 거대한 건물의 벽면에 얼굴이 마치 조각처럼 튀어나오게끔 연출된다. 벽에 설치된 수많은 핀의 높낮이를 조절해서 얼굴의 음영을 표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올림픽이 개최되는 기간동안 17만 명 이상이 20초 간 거대한 예술 작품의 주인공이 될 예정이다. 영국 건축가 아시프 칸(Asif Khan)의 작품으로 얼굴의 음영이 표현되는 신기한 과정을 아래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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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물 로비 천장에서 반짝이는 상들리에는 낯선 광경이 아니다. 하지만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미국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본부의 상들리에는 낯설다 못해 신기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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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개에 이르는 LED 전구가 세계 지도 형태로 정렬되어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글로벌 데이터 상들리에’란 이름이 암시하듯 425개의 전구는 ‘이것’에 의해 선택적으로 불을 밝힌다. ‘이것’은 전세계의 에너지 소비량이나 GDP 성장율과 같은 ‘데이터’이며 오픈프레임워크를 활용한 자동화 시스템으로 제어된다. 이 상들리에가 설치된 곳이 국제전략문제연구소라는 점에서 기관의 메시지가 예술과 기술의 결합을 통해 표현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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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가 예술가에 의해 디자인되는, 그야말로 문화와 기술의 접점에 자리한 이 상들리에는 전문 스튜디오 소소리미티드(Soso Limited)의 작품이다. 아래는 상들리에가 작동하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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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와 예술의 만남, 실시간 그리고 우리 모두의 참여

이러한 움직임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우선 거대한 숫자, 빅데이터가 예술과 만났다는 것 자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몇 해 전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과학과 기술의 만남이 ‘빅데이터’라고 하는 아주 훌륭한 소재를 통해 본격적으로 발현되기 시작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기존 예술은 예술가가 본인의 메시지를 결정하고 이를 고정된 형태로 만들어 대중에게 선보이는 것이 주를 이뤄왔다. 하지만 위의 두 사례를 통해 본 <리얼타임 데이터 아트>는 작품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소재 자체가 ‘데이터’이다 보니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정보에 의해 작품 자체가 살아있게 되는 것이다. 이를테면 서울 종로구에서 스캔한 내 얼굴 데이터가 1분 뒤 러시아 파빌리온 벽면에 표현될 수 있다. 싸이의 신곡 발매로 인한 한반도 유튜브 접속량 증가가 미국 CSIS의 글로벌 데이터 상들리에 불빛으로 실시간 반영된다.

우리 모두가 그 작품의 일부가 된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한 점이다. 빅데이터 자체가 수많은 ‘우리’들의 일상이 만들어낸 아웃풋아닌가. 예전 예술이 예술가의 창조와 일반인의 관람으로 구성되었다면 <리얼타임 데이터 아트>에선 우리 자체가 창작의 소재가 된다.

 

리얼타임 데이터 아트, 마케팅 툴로 진화하다.

<리얼타임 데이터 아트>는 무궁무진한 확장/활용성을 가지고 있다. 이 중 가장 명확하게 그림이 그려지는 영역은 역시 ‘소비자에게 어필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영역이다. 이를테면 “관객의 표정이 실시간으로 표현되는 리얼타임 포스터”는 어떨까.

이제까지 영화사/배급사들이 관객에게 어필해왔던 수단은 매체 광고, 전문가 리뷰, 이른바 별점 알바를 포함한 바이럴 등이 대부분이었다. 만약 여기에 리얼타임 데이터 아트가 끼어든다면? 예를 들어보자.

a란 영화가 개봉했다. 상영 첫날. 영화 선택의 핵심은 뭐니뭐니해도 이미 그 영화를 본 사람들의 평가와 반응이다. 이에 착안한 배급사는 영화관 자리마다 얼굴 스캔 센서를 설치했다. 영화를 보는 동안 관객들의 표정이 스캔된다. 특히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직전, 관객은 영화에 대한 만족 정도를 가감없이 표정으로 표현하게 된다. 그리고 그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수집된다. 상영이 끝나기 무섭게 그 영화관 외부에 있는 입체 포스터에 따끈따끈한 관객들의 ‘표정 데이터’가 반영된다. 영화관에 와서 어떤 영화를 볼까 고민하던 이들에게 알바생이 동원되었을지 모른다고 의심되는 별점에 비할 수 없는 훌륭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물론 이로 인해 영화사/배급사는 돈을 번다.)

다들 빅데이터, 빅데이터 노래를 하지만 뭔가 어렵고, 왠지 뿔테 안경 낀 박사님들의 영역인 것만 같다. 하지만 그 데이터는 우리의 일상과 맞닿아 있다. 우리 모두의 생활 패턴이 데이터를 만들었고, 그 데이터가 예술과 만나 다시 우리에게 호소력있게 다가온다. 그게 바로 <리얼타임 데이터 아트>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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