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1.22 03:02
리처드 부시 동아시아센터 소장
부시 소장은 "통일과 통합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영역에 걸쳐 도전이 요구되는 과정"이라며 "경제적 측면에 대해서는 차라리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정치적 통합은 정말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60년 넘게 전체주의 국가에서 살아온 북한 주민 2500만명이 민주주의 사회에 통합돼야 한다"며 "한국의 민주주의 경험도 25년으로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정말 많은 연구를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부시 소장은 이어 "여러 세대에 걸쳐 사회심리적 상처를 받은 북한 주민들을 치유하는 데도 몇 세대가 걸릴 것"이라며 "공포정치와 계급사회 속에서 감시받으며 살아온 사람들이 상호 신뢰와 공감,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시민사회'에 적응하기 쉽겠느냐"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부시 소장은 "한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다이내믹한 성공을 거둔 국가"라며 "북한 주민들도 그 성공을 함께 누릴 자격이 있다"고 했다. 또 "통일 과정에서 많은 희생과 비용이 요구되겠지만 그 후 통일 한국은 더 많은 성취를 거둘 것"이라고도 했다.
부시 소장은 "통일이 빨리 올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오지 않는다면 허망할 것이고, 늦게 올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문득 와버리면 어리석게 느껴질 것"이라며 "1988년에 '소련이 붕괴할 것'이라고 말하면 모두 웃었지만 그렇게 됐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라"고 했다. 그는 "미국은 한국이 분단 상태에 머물러 있는 데서 어떤 이익도 찾지 못한다"며 "국제사회가 통일을 돕겠지만, 한국이 통일에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점은 명백하다"고 했다.
☞브루킹스연구소
미국 진보 진영의 대표적 정치·사회·안보 분야 연구소다. 보수 성향의 헤리티지재단과 함께 미 정부의 정책 입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딜 정책과 마셜 플랜, 유엔, G20까지 수많은 정책 아이디어를 생산해 냈다. 1927년 세인트 루이스의 기업가인 로버트 브루킹스(Brookings)의 이름을 따 설립됐다. 본부는 워싱턴DC에 있고, 연구원은 100명 안팎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