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광고기업 (2) 한국퀵서비스협동조합--믿을 수 있는 퀵서비스 찾으세요?

2013. 12. 31. 15:13경제/대안사회경제, 협동조합

 

 

믿을 수 있는 퀵서비스 찾으세요?

희망광고기업 (2) 한국퀵서비스협동조합

시민기자 이현정 | 2013.11.25

기업과 상품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한 투자, 바로 '광고'다. 그러나 영세한 기업에서 광고 비용까지 집행하며 운영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닐 터. 서울시는 이렇게 경제적 여건으로 광고를 하기 어려운 비영리단체나 사회적기업 등을 위해 시가 보유한 홍보매체를 무료로 개방하여 광고를 지원하는 <희망광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 대표 온라인 뉴스 <서울톡톡>도 이들의 희망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취재수첩을 들었다. <희망광고> 기업 이야기, 이현정 시민기자와 함께 한국퀵서비스협동조합(협동조합)를 만나보자.

[서울톡톡] 한겨울 날 선 추위를, 한여름 아스팔트 열기를 온몸으로 이겨내며,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어떤 위험을 감수하고도 질주해야 하는 퀵기사들, 그들은 왜 아슬아슬한 곡예운전을 하며 쉬지 않고 서울과 수도권 곳곳을 누비고 다녀도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일당을 가져갈 수밖에 없는 것일까? 한국퀵서비스협동조합에서 위기에 몰린 퀵기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리고 이들이 십시일반 모여 협동조합을 차릴 수밖에 없었던 면면도 살펴보았다.

`365일 24시간 출동대기` 한국퀵서비스협동조합, 사진 왼쪽이 김영대 이사장이다

위기의 퀵서비스 기사들, 협동조합 운영으로 변화를 모색하다

지난해 이미 국내 퀵서비스 업체는 대략 3,000~4,000여 곳, 퀵서비스 기사는 17만 명이 넘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 10년간 물가상승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퀵요금은 오히려 20% 정도 낮아졌다. 반면 15% 이하였던 업체 수수료는 23%로 올랐다. 이러한 현실은 퀵기사들의 생활뿐 아니라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더 많은 일을 해야 하루 벌이를 채울 수 있다 보니 더 빨리, 쉴 틈 없이 거리로 내몰리게 된 것이다.

퀵서비스 업체들의 살인적인 수수료 관행과 어려운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결국 퀵기사들이 직접 나섰다. 십시일반 힘을 모아 협동조합을 설립한 것. 2008년경부터 협동조합 방식으로 퀵서비스업체를 설립․운영해오다, 협동조합기본법 시행에 맞춰 지난 1월 '한국퀵서비스협동조합'으로 정식 설립하게 된 것이다.

한국퀵서비스협동조합 창립총회

이 협동조합에서는 현행 23%의 살인적인 수수료 대신 15%의 수수료를 받고, 대다수 퀵서비스업체에서 챙겨주지 않는 산재보험, 각종 애경사도 챙기고 있다. 조합원이 되려는 퀵기사들은 일단 예비조합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6개월 정도 함께 일하며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충분히 가진 후, 조합원 가입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방식이다.

한국퀵서비스협동조합 조합원들

"무작위로 조합원을 모집했다면 벌써 사오백 명은 되었겠죠. 저흰 서비스업체입니다. 무엇보다 진심 어린 서비스 정신이 중요하죠. 서비스 마인드가 없는 경우 이미지만 나빠질까 싶어 까다롭게 조합원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한국 퀵서비스 협동조합 김영대 이사장의 설명이다. 현재 한국퀵서비스 협동조합의 정조합원은 30명. 출자금 10만 원을 내면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으며, 매달 3만 원의 조합비를 내야 한다. 출자금, 조합비, 수수료 등은 협동조합 운영에 사용된다. 일반 업체에 비해 낮은 수수료를 받고, 소속 퀵기사 조합원들의 복지에도 신경쓰다보니, 협동조합 살림은 늘 빠듯하다. 무엇보다 적정요금 이하로 부르며 퀵기사들의 고혈을 짜내는 몇몇 업체들 탓에 갈수록 신규고객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고객서비스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일이천 원 더 저렴한 업체로 눈 돌리는 고객들이 더 많기 때문.

적정 요금의 협동조합 이용은 건강한 사회로 가는 지름길

최근 보이스피싱 현금카드 유통원으로, 위조명품가방 전달책으로 마약운반책으로 전락한 퀵기사들에 대한 뉴스를 종종 접할 수 있다. 퀵서비스 질 향상과 퀵서비스를 이용한 사회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퀵서비스업을 현행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꾸는 등의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조금 더 값싼 것을 찾으려는 소비심리 이면엔 누군가의 희생이 따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공정무역, 공정거래, 윤리적 소비를 얘기하며 혹시 퀵서비스만큼은 눈에 불을 켜고 저렴한 업체를 찾으려 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해보게 된다. 이제부터라도 퀵서비스기사에 대한 배려 없이 저렴한 가격만 제시하는 얼굴 없는 중간업자 대신, 퀵서비스 기사들이 주인인 협동조합을 이용해보는 건 어떨까?

퀵서비스 문의 전화를 받는 조합원

"한국퀵서비스협동조합은 기사님들이 무척 친절하세요. 아무래도 자신들이 만든 회사라 책임감을 갖고 일을 하시니 당연한 것이겠죠."

회계사 이종제 씨도 이젠 값싼 얼굴 없는 퀵업체를 찾는 대신, 보다 믿음직한 '한국퀵서비스협동조합'의 단골고객이 되었다고 한다. 가끔 만나는 퀵기사들과도 이젠 반가이 인사도 나누고 덤으로 정도 나누는 관계가 되었다고 한다.

한국퀵서비스협동조합이 영등포동사무소를 통해 기부한 독거노인을 위한 생활용품

절벽으로 내몰린 사회적 약자들이 자신의 생활을 개선하고자 모여 만든 이와 같은 협동조합을 이용하는 일은, 그 어떤 직접적인 복지보다 효율적이며 건실한 복지 정책이 될 수 있다. 사회적인 가치를 실현하려는 자치단체나 기업들도 이와 같은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을 이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듯싶다.

■ 한국퀵서비스협동조합 1588-5251
 - 365일 24시간 약속
 - 심야, 야간, 악천 후에 강한 퀵서비스
 - http://1588-5251.com
 - 팩스 02-832-05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