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광고기업 (9) 두루두루배움터--마을 청소년들이 마음놓고 갈 수 있는 곳--

2013. 12. 31. 14:59경제/대안사회경제, 협동조합

 

 

마을 청소년들이 마음놓고 갈 수 있는 곳

희망광고기업 (9) 두루두루배움터

시민기자 김영옥 | 2013.12.10

 

청소년휴카페 [두루두루배움터]

[서울톡톡] 강북구 삼양동 수유초등학교 인근 주택가 골목. 단층 주택들이 오밀조밀 어깨를 맞댄 골목길 속에서 살림집이 아닌 좀 특별한 공간을 발견했다. 파란색 대문에 파란색 지붕, 파란 창틀은 물론 집의 한쪽 벽을 장식하고 있는 커다란 나무 조형물 등은 이곳이 의미심장한 공간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활짝 열린 파란색 대문 위엔 <공간 두루(대표 우성구)>란 나무 명패가 붙어 있고, 그 옆 기둥엔 <청소년 휴카페 두루두루 배움터>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대문을 들어서자 벽에 무지개와 나비, 만발한 꽃 그림이 낯선 방문자를 무장 해제시켰다. 공간의 출입구 옆엔 두 개의 큼직한 소파와 직접 만들었음직한 테이블이 놓여 있다. <청소년휴카페 두루두루배움터>는 지난 4월 개관한 청소년들의 휴식공간이자 마을주민들의 사랑방이다.

[두루두루배움터] 박수진 사무국장, 그녀는 복지관 하나 없이 가정집이 제일 많은 이곳에 [두루두루배움터]가 들어 온 것은 마을의 든든한 공간이 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마을 청소년들이 마음놓고 갈 곳이 필요했다

수년 전, 아파트 지하 대피소 공간에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었던 때가 있었다. 2006년 삼양동 북한산 SK시티아파트 임대아파트 지하 대피소에 공간 활용의 이유로 주민들은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 공간이 만들어지고 운영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 당시 돌산아동청소년센터 사무국장을 맡고 있던 우성구 대표가 나섰다. 하지만 지하 대피소는 아동시설로 부적합하다는 지침 아래, 우 대표와 아이들 10여 명은 2011년 그 공간에서 나오게 됐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이 공간에서 공부를 하던 아이들은 중학생이 됐고, 공부방 시설이 아닌 청소년들을 위한 휴식공간 겸 배움터가 필요하게 됐다. 그러던 중 2010년 문을 연 인근 <만만한카페>의 공간을 빌려 쓰게 됐다. 협동조합 형식으로 생긴 어른들의 아지트였던 <만만한카페>는 청소년들이 오게 되면서 청소년휴카페가 되어 버렸고, 이렇게 <두루두루배움터>가 시작됐다.

마을 엄마들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 꾸미기에 나서다

아이들만을 위한 공간 마련이 시급해지면서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으로 삼양동 주택가에 자그마한 공간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사를 한 <두루두루배움터>에 마을 엄마들이 초대되었다. 6~7명의 주부들이 모이다 보니 자연스레 공간 인테리어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갔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너무 썰렁해. 뭘 좀 꾸며야겠어."

두루두루배움터 곳곳에서 엄마들의 알뜰한 손길을 느낄 수 있었다

의기투합한 엄마들은 매일 모여 작은 소품에서부터 커튼과 쿠션, 방석을 만드는 재봉틀 작업과 벽화 작업에 이르기까지 엄마들만의 알뜰한 손길은 공간 구석구석에 그대로 베어 들었다. 3개월간의 손작업 끝에 올해 4월 <두루두루배움터가> 문을 열었다. 청소년들의 휴식공간이 만들어진 것이다. <두루두루배움터>는 지난해 1년간의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쳐, 평생교육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하고 올해 9월 공간 운영비용이 지원되는 청소년 휴카페로 선정됐다.

얘들아, 이젠 맘 놓고 와서 쉬어도 된단다

"이 지역은 잠깐이라도 쉬고 싶은 아이들이 올 수 있는 공간이 꼭 필요했던 곳입니다. 가정과 학교, 마을에서 내놓은 아이들에게도 아지트가 될 수 있는 그런 공간 말입니다. 지역의 어떤 단체든 공간을 열어두는 것만으로 큰 의미가 있어요."(박수진 사무국장)

공간이 생기자 문턱 넘기를 주저하던 아이들이 하나둘씩 이곳을 찾아왔다. 초등학생에서 고등학생들까지 다양한 아이들이 왔다. 오픈 8개월째를 맞고 있는 이곳은 마을의 청소년들은 물론 마을 사람 아무나 들어와도 되는 문턱 낮은 쉼터가 됐다. 편안하게 쉬고 싶으면 와서 쉬고, 배우고 싶은 것이 있으면 배움이 제공되는 그런 곳이었다.

그동안 <두루두루배움터>에서는 초등생과 중고등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기획되어 진행됐다. 청소년들을 위한 단편소설 읽기와 인문학 강의, 요리수업, 청소년 진로탐색 프로그램과 공동육아, 지역 주민들을 위한 커피교육 등이 실시됐다.

두루두루배움터 프로그램(시계 방향으로 초등생 단편소설 읽기, 초등생 인문학, 청소년 진로 프로그램, 청소년 인문학)

또한 현재 마을학교 <놀자학교>도 진행 중이다. 내년 1월 4일까지 9차시에 걸쳐 매주 토요일 2시 다양한 테마별 공개 특강이 열리는데 마을 청소년 누구나 와서 무료로 들을 수 있다. 대안적 마을 학교의 시범적 시도를 위해 세 단체가 뭉쳤다. 작은도서관 <책이랑 놀자>, 마을예술창작소 <마을엔 동네씨>, 두루두루배움터 공간 <두루>에서 진행되는 <놀자학교>는 각각의 공간에서 공개 특강 이후 평가를 통해 선정된 6개 강좌를 겨울 방학 동안 다시 2주에 걸쳐 집중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마을에서 자란 아이들 마을을 지키는 청년이 되다

'마을의 사랑으로 자란 아이가 마을의 자랑이 되고, 마을이 필요했던 아이가 마을에 필요한 사람이 된다'는 두루두루배움터의 기본적인 생각은 <청소년기획단>을 탄생시켰다. 고등학생 이상 23세 청년으로 구성된 청소년기획단 1기가 활동 중이다. 청소년들이 직접 운영하는 청소년휴카페를 표방하며 공부 중이다. 6명의 기획단들은 두 달의 집중 교육 후 격주로 모여 커피교육과 회계관리, 서류정리 등을 익히고 있다. 3년 안에 청소년기획단이 직접 청소년휴카페를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마을 청소년들을 보듬고 키워 가는 <두루두루배움터>의 마을 속 행보가 무척 희망적이다.

문의 : 02-981-1881 / 20-945-0239 / 후원계좌 1005-902-015946(두루두루배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