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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 敵 CO₂[인류의 골칫거리, 널리 이롭게 쓰라… 이산화탄소 저장·재활용 추진하는 보령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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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도망가? 잡았다 이놈 공공의 敵 CO₂[인류의 골칫거리, 널리 이롭게 쓰라… 이산화탄소 저장·재활용 추진하는 보령발전소] 석탄 화력발전, 비용은 덜 들지만 환경 오염시키는 CO₂ 많이 배출 한국, CO₂ 모으는 단계까지 성공… 내년부턴 정밀 용접 등에 재활용 조선비즈 | 보령 | 입력 2013.09.30 03:11 | 수정 2013.09.30 11:20

지난 27일 국내 최대 화력발전단지인 충남 보령의 한국중부발전 보령화력본부. 안으로 들어서자 1호기부터 나란히 서 있는 석탄화력발전기 8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바다 반대편 맨 끝에 있는 8호기 굴뚝 옆으로 탑 2개가 삐죽 솟은 5층 높이의 상자 모양 건물이 보였다. 이 건물엔 'CO₂포집 설비'란 간판이 걸려 있다. 석탄화력발전소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CO₂(이산화탄소)를 모으는 설비다.

 

↑ 그래픽=김성규 기자<br>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석탄화력발전은 국내 대기업이 군침을 흘리는 신사업이다. 발전 단가가 LNG(액화천연가스) 등 경쟁 발전소보다 싼 덕에 가동률이 100%에 달하기 때문이다. 다만 CO₂ 배출이 많아 환경에 나쁘다는 점이 확산을 막는 걸림돌이다. 그런데 보령화력본부에선 이 CO₂를 모으는 설비를 시험 가동하는 것이다. 현재 설비 용량은 50만㎾(킬로와트)급 발전소에서 나오는 배기가스의 50분의 1가량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1만㎾급).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설비다.

◇배기가스에서 흡수제로 CO₂ 분리

지난 5월 24일 준공식을 연 포집(捕執)설비는 넉 달째 성공적으로 가동 중이다. 가로세로 31m, 높이 48m인 이 설비는 8호기 굴뚝에서 나오는 배기가스에서 CO₂를 흡수·제거한다. 화합물의 일종인 아민(amine)을 이용한다. 이 시설엔 운용업체인 포스코엔지니어링 직원이 2명씩 4조 3교대로 24시간 근무 중이다.

CO₂를 모으는 원리는 이랬다. 우선 굴뚝에 연결된 배관을 통해 배기가스를 포집, 설비 흡수탑으로 보낸다. 흡수탑 아래로 배기가스가 들어오면, 흡수탑 위에선 아민 성분 흡수제를 스프레이 형태로 뿌려 배기가스 중 CO₂만 골라잡는다. 다음 단계에선 CO₂와 섞인 액체가 바로 옆 재생탑으로 이동한다. CO₂ 외에 황과 질소, 먼지 등은 다시 굴뚝으로 이동해 탈황(脫黃)·탈질(脫窒)설비, 집진기(集塵機) 등을 거치게 된다.

재생탑에선 이름 그대로 CO₂와 흡수제가 섞인 액체를 끓여 순도 99.9% CO₂는 위쪽으로 모으고, 흡수제 성분은 다시 아래로 보낸다. 이 과정에서 리보일러(reboiler)는 발전소에서 공급되는 스팀(steam·증기)으로 재생탑의 액체를 끓인다.

아직은 이렇게 모은 CO₂를 굴뚝으로 다시 보내 배출하고 있다. 마땅한 사용처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부턴 정밀 용접, 음료용 탄산가스, 농작물 재배 등의 분야에 쓰일 계획이다. 국내 CO₂업체인 선도화학과 지난 7월 2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협약을 체결했다. 보령화력본부 이정열 기술지원실 환경관리팀장은 "현재 설비로만 따져도 온실가스를 한 해 5만t 줄이고, 32억5000만원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석탄화력발전소 환경문제 해결 기대

원전(原電) 안전성에 대한 우려 등으로 최근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발전 용량이 50만~100만㎾ 수준으로 크고, 상대적으로 싼 가격 때문이다. 하지만 석탄화력발전소의 확대를 막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온실가스다.

하지만 필요성이 큰 만큼 향후 성장성이 큰 분야이기도 하다. IEA(국제에너지기구)는 CO₂를 모으고 저장하는 CCS 설비가 2020년엔 100개, 2030년엔 850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보령화력본부에 설치된 설비는 중부발전과 한국전력·대림산업·포스코건설 등이 참여, 모두 463억원을 투자해 만든 것이다. 정부는 시험 설비 운용을 통해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9월까지 30만㎾급 상용 설비 설계를 마치고, 2020년 안에 상용 설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중부발전 최평락 사장은 "이번 포집 설비 준공으로 온실가스가 없는 화력발전소의 가능성이 커졌다"며 "향후 10만~30만㎾급 상용 설비에도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50만㎾급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투자비가 7000억~1조원 드는데, 현재로선 포집 설비에만 5000억원 이상이 필요해 보급이 늦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CCS (Carbon Capture and Storage) 기술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저장하는 기술. 공장이나 발전소 같은 곳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모은 후 땅속 또는 해저에 저장하거나 유용한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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