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동안 너무나도 당연하게 형광등을 켜고, 수도를 틀어 물을 마시고, 식당에서 음식을 사먹으며 살아온 것이 아닐까? 자신의 생활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레스토랑이 있다는 소식에, 서울시 마포구 공덕역 근처 경의선 폐선부지에 열리는 상설시장 '늘장'을 찾았다. 고층빌딩이 즐비한 서울 한복판의 작은 시장 안에 스스로 몸을 움직여 생산하고 수확하는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자연의 부엌 '마음먹기'가 있다.
이곳을 운영하는 유알아트는 자연에너지로 작동하는 생활시스템과 요리, 건축, 교육, 놀이 등의 통합된 삶을 위한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교육하는 단체다. 이들이 말하는 삶의 기술이란, 스스로 삶을 일구고 경작하는 ■적정기술을 의미한다. 마음먹기 역시 삶의 기술을 활용하여 운영되는데, 햇빛온풍기로 난방하고 흙오븐과 가마솥 화덕, 깡통 화덕으로 요리한 음식을 제공한다. 내년부터는 빗물을 받아 정수해서 마실 수 있는 물로 사용하고, 햇볕 음식물 쓰레기 건조기 '말리'도 활용할 계획이다.
마음먹기라는 이름에는 손님에게 단순한 재료가 아니라 마음과 정성을 대접하고, 삶의 태도를 바꾸어나가기로 마음먹을 것을 제안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마음먹기 사업단 김지나 소장은 "단순히 자연에너지를 이용하고 효율을 높인다고 해서 삶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재료의 생산에서부터 요리되어 나오기까지의 당연한 과정을 이해하고 교감할 수 있도록 통합적인 경험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러한 생각을 담아 마음먹기에서는 삶의 기술을 공유하는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과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스스로 자신의 환경을 보는 눈과 문제를 인식하는 힘을 기르고, 그것을 해결하는 지혜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진다.
마음먹기의 부엌 여는 시간은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 낮 12시부터 밤 9시까지다. 식사는 오후 6시부터 9시까지만 운영한다. 자본 집약적인 도시 안에서 자립하는 삶과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짓기 위해 고민하는 이들의 착한 레스토랑. 이곳에서의 담백한 저녁 식사는 사람의 손과 마음으로 전해지는 온기를 나누고, 삶의 기술에 관해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기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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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기술이 집약된 현장인 '마음먹기'의 정경
■ 적정기술(適正技術, Appropriate technology) 사회 공동체의 정치적, 문화적, 환경적 조건을 고려하여 해당 지역에서 지속적인 생산과 소비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기술로, 인간의 삶의 질을 궁극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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