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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소, 구식? No, It’s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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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발소, 구식? No, It’s 클래식 ====================================

 

 

사라져 가는 이발소 VS 생겨나는 미용실

대한민국 하늘 아래 수두룩 빽빽 차지하고 있는 미용실을 보고 있으면, 아무리 불황이라고 해도 미용실을 찾는 사람들은 줄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이발소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인듯하다. 미용 산업의 전성기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발소는 사라지고 있다. 이발소가 사라지는 그 자리는 곧 미용실이 꿰찬다. 이발소와 미용실, 머리를 하는 곳임에는 다름이 없는데 이 둘은 격차는 너무나 크다. 미용실은 가졌고 이발소는 가지지 못한 것은 과연 무엇인가?

 

이발소, 진정 낡아 버린 것인가?

누군가 이발소는 구식(舊式)이라 하였다. 일리가 있는 것이 미용실과 이발소, 똑같이 머리를 한다고 해도 이발소는 촌스럽다는 인식이 있다. 유행에 민감한 미용실에 비해 상대적 보수적인 이발소가 낳은 결과라 할 수 있다.

에 대응하지 못해 낡아 버린 것은 후퇴한다. 이러한 통념 하에 한국 이발소 역시 ’구식’으로 낙인되었다. 지금의 이발소라면 몇 년 후 사라진다 해도 이상할 게 없다. 그만큼 한국의 이발소는 케케묵고 낡은 것이 되어버렸다.

안타까운 건 이발소가 좋은 비즈니스가 될 수 있음에도 그저 구식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과는 달리 외국에서는 대통령, 유명배우, 정치가들이 살롱이 아닌 이발소(Barbershop)을 즐겨 찾는다. 우리가 구식이라 여겼던 이발소가 외국에서는 클래식 그리고 프리미엄으로 칭송받고 있다. 그렇다면 바버샵은 가졌고 이발소는 가지지 못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Barbershop으로 보는 ‘한국 이발소 생존전략’

1. 이발소, 클래식함으로 승부하라. 

가죽띠에 오소리 솔로 거품을 바르고 간 면도칼로 면도를 한다. 그리고 39파운드를 기꺼이 낸다. 전기제품은 쓰지 않는다. 이발사의 섬세한 손길을 믿을 뿐이다. 이발사의 손길은 고품격 서비스로 승화된다. 고객은 이발소에서 ‘존중받는 느낌’을 받고 만족스럽게 돌아간다. 이들에게 있어 이발소는 품격을 대변한다. 마치 맞춤 수트를 입는 듯한 그런 느낌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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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5년 세계 최초의 이발소로 시작해, 207년이 지난 지금까지 기네스북에 오른 ‘가장 오래된 이발소’로서 명성을 잇고 있다. 역대 영국 수상은 물론, 원스턴 처칠과 필립 공이 즐겨 찾는 이발소인 ‘트루핏 & 힐’. 앨프리드 히치콕, 로렌스 올리비에, 프랭크 시나트라, 대니 케이 등 유명 인사들의 단골 이발소로 꼽힐 만큼 명성이 자자하다.

트루핏 & 힐이 207년간 지속 가능한 요인은 클래식함이다. 트루핏 & 힐은 지금도 200년 전 방식 그대로 서비스한다. 여전히 사람들은 가죽띠에 오소리 솔로 거품을 바르고 간 면도칼로 면도를 한다. 트루피트 앤 힐의 이발사 미셸 크놀은 이렇게 말한다. “손님들은 면도나 하려고 오는 게 아니다. 이발사가 수십 년간 연마한 기술로 존중받는다는 기분을 느끼기 위해서다.” 트루핏 & 힐만의 클래식하고 정중한 서비스는 39파운드라는 다소 비싼 비용까지도 낭만적으로 포장한다.

트루핏 & 힐은 이발소 고유 특성을 클래식함으로 잘 표현한 사례다. 고전적인 기구와 섬세한 서비스가 만나 프리미엄한 이미지 또한 잡았다. 이발소 고유의 특징에 섬세한 서비스를 덧붙인다면 한국 이발소 역시 승산 있다. 단, 주의해야 할 점은 고유한 특성이 구식이 되어선 안 된다는 점이다. 고유 특성은 갖추되, 프리미엄에 맞는 정돈된 모습이 필요하겠다. 깔끔한 인테리어를 구상할 필요가 있다. 굳이 리모델링이 아니라도 깔끔히 정돈된 내부 환경 그리고 정중한 옷차림의 이발사가 대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구식과 클래식은 한 끗 차이다. 이발소 고유 특성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구식과 클래식의 당락을 결정한다. 정돈된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해보자. 촌스러워 보이는 기구도 자글자글한 주름도 손님들에겐 낭만적으로 다가갈 것이다. 

2. 이발소, 니치 마켓을 노리다.

손님이 “조니 할리데이 수염처럼 해주세요”라며 문을 열고 들어온다. ‘제모(除毛)’ 서비스가 뛰어난 이발소에 걸맞은 제대로 된 아이덴티티다. 해외에서는 수염 스타일링을 위해 이발소를 찾는 경우가 많다. 수염에 대한 니즈가 증가함에 따라 이발소를 찾는 사람들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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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5년에 문을 연 파리에서 가장 수염을 잘 다듬는 이발소라 한다. 메트르 바르비에의 이발사, 알랭 블랙은 ‘조니 할리데이식 수염’을 만든 당사자로 유명하다. 많은 사람이 “조니 할리데이 수염처럼 해주세요”라며 메트르 바르비에를 찾는다. 조니 뎁도 파리에 오면 이곳을 찾을 만큼 메트르 바르비에의 수염 다듬기는 명망이 높다.

이발사 알랭 블랙은 이렇게 말한다. “프랑스에서 이발사(Barbier)는 수염을 깎는 사람을 말한다. 그만큼 이발소에선 헤어보다 수염이 더 중요하다. 진짜 남자라면 남녀 공용 헤어 숍이 아닌 이발소에 가야 한다.” 수염에 대한 알랭 블랙의 자부심에서 알 수 있듯 수염은 메트르 바르비에 이발소를 이끄는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한국도 남성의 ‘수염 스타일링’에 대한 니즈가 급증하고 있다. 수염이 스타일의 한 축이 되면서, ’면도’가 아닌 ‘스타일링’에 주목하고 있다. 수염 정보 공유 커뮤니티가 생겨나는가 하면, 수염 스타일링에 관한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제모(除毛)’에 기반을 둔 이발소가 ‘수염 스타일링’을 노린다면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이발소에 ‘수염 스타일링’이란 포지션을 부여해보자. 수염에 대한 폭발적 수요가 있음에도 한국에는 마땅한 장소가 없다는 점 그리고 미용실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이발소만의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라는 점에서 침체되어 있는 한국 이발소에 좋은 기회를 줄 것이다. 이발소하면 왠지 수염을 잘 다듬을 것 같지 않은가? 머지않아 뭇 남성들이 수염을 위해 이발소에 찾아갈 것이다. ’차승원 수염처럼 해주세요’하며 이발소에 들어올 고객들을 기대해보자.

3. 이발소, 문화 & 예술과 콜라보레이션하다. 

이발사에게 있어 이발 행위 자체가 예술이다. 이러한 신념에 따라 패션과 예술을 접목한 이발소가 있다. 이발소 안에 갤러리를 설치하는가 하면, 다양한 예술가와 함께 정기적으로 전시회를 열기도 한다. 고리타분한 것이라 여겨왔던 이발소의 화려한 변신이다.

  • 예술로 다가가다, 더 바버 라운지(THE BARBER LOU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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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샌프란시스코 소마에 문을 열었다. 앞서 언급한 이발소와 비교했을 때 역사가 깊진 않다. 그러나 더 바버 라운지는 패션, 예술을 아우르는 멀티플렉스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더 바버 라운지만의 아이덴티티를 가진다. 더 바버 라운지는 지역 예술가, 패션 디자이너와 함께 전시회를 정기적으로 연다. 힙하다는 소문이 나면서 영화배우 제프 갈린, 영화 <소셜 네트워크>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은 가수 트렌트 레즈너, <아메리칸 아이돌 5>의 우승자 테일러 힉스 등 단골이 꽤 늘었다.

한국 이발소하면 고리타분함과 폐쇄적이란 인식이 강렬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아, 기존의 고정관념을 깰 수 있는 문화 마케팅은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문화 그리고 예술과의 콜라보를 통해 낡은 이미지를 벗고 예술적인 이발소로 거듭나보자. 이발 퍼포먼스를 준비하기도 하고, 아트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이다. 인디밴드를 초청해 이발소 안에서 공연을 열어보고, 더 바버 라운지처럼 지역 예술가와 정기 전시회를 열어보기도 하자. 누가 이발소를 케케묵은 것이라 여길 것인가. 

4. 이발소, 남심을 자극하다.

이발소의 메인 타겟은 남성(男性)이다. 남성이라는 점을 노려 원초적인 본능을 자극한 이발소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쾨쾨하고 낡은 이발소가 긴장감 넘치는 이발소로 변모했다.

  • 섹시한 이발소의 등장, 비키니 바버스(BIKINI MARB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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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미국 뉴저지주에서 오픈한 비키니 바버스는 화제의 중심이다. 예쁜 여자 헤어디자이너를 고용하고, 비키니를 유니폼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고리타분함의 대명사인 이발소의 변신은 가히 획기적인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발소 인테리어도 비치 분위기로 꾸며 신선함을 더했다.

비키니 바버스의 설립자 월컨은 자신이 이발소에 가기 싫었던 이유에서 착안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탄생한 비키니 바버스의 요금은 미국내 2100여 가맹점을 가진 ‘슈퍼컷(Supercut)’보다 2달러 정도 비싼 수준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뭇 남성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있다. 남성의 원초적인 본능을 자극한 셈이다.

섹시한 이발소, 비키니 바버스는 고리타분하고 재미없는 이발소를 긴장감 넘치는 장소로 바꿔놓았다. 다소 보수적 성향을 가진 한국에 있어 유니폼을 비키니로 채택하는 건 자칫 위험할 수 있으나, 이발소의 타깃이 남성인 점을 고려하여 그들의 원초적 본능을 파고든다면 분명 괜찮은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한국적인 정서를 고려하여 어느정도 수위를 조절해야 퇴폐업소로 낙인 찍히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젊은 여성들이 운영하는 이발소 컨셉이라면 어떨까? 기존의 쾨쾨한 이미지 탈피는 물론 단골까지 확보할 수 있는 강력한 이발소로 거듭날 것이다.

 

포화상태의 미용실, 이발소 ‘미용 시장의 블루칩’으로

‘미용실 호황’, ‘이발소 쇠퇴’라고 한다. 그리고 ‘미용실 포화’, ‘이발소 감소’라고 한다. 이미 미용실 업종은 포화상태를 넘어 과열된 상황이다. 반면에 이발소는 빠른 속도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얼핏 한국 이발소의 암울한 상황을 대변한 것 같지만, 사실상 이발소의 기회이다. 포화상태의 미용실과 자취를 감추는 이발소. 이러한 상황 속 똑똑한 컨설팅으로 재탄생한 이발소가 등장한다면, 미용 시장 속 새로운 블루칩으로 떠오를 수 있다. 이제는 익숙해져 버린 수 많은 미용실 속 구색 갖춘 이발소의 등장은 대중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설 것이다. 미용실에 밀려 침체되어 있는 한국 이발소. 구식이라며 외면당한 이발소의 화려한 반란이 기대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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