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대교가 27일 47년 만에 다시 일어선다. 1966년 잃었던 도개 기능을 회복, 이날 새로 개통한다.
1934년 11월 탄생한 영도대교는 부산 중구와 영도를 잇는 연륙교. 특히 한쪽 다리를 들어올려 배를 지나게 하는 동양 최초의 도개식 다리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 뒤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치면서 이산과 실향의 애환을 고스란히 간직한 추억의 장소이자 근대사의 중요한 자산이 됐다. 영도대교는 처음 개통 뒤 하루 7번 다리를 들어올렸지만, 교통량 증가와 상수도관 연결로 1966년 9월 도개 기능을 멈췄다.
부산광역시는 지난 2011년 기존 4차로 영도대교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도개 기능을 갖춘 6차로 새 다리를 놓았다. 영도대교 옆 옛 부산시청사 땅에 부산롯데타운 신축공사를 벌이고 있는 롯데그룹이 총 사업비 1천100억원 전액을 투자했다. 한층 더 넓고 튼튼한 다리로 다시 태어난 영도대교는 매일 낮 12시부터 15분간 다리를 들어 올리는 도개 모습을 선보인다.
부산시는 새 영도대교 개통식을 27일 오후 2시부터 중구 남포동 자갈치 매립지에서 온 시민과 함께하는 축제로 연다. 먼저 식전 행사로 오후 1시20분부터 타악 퍼포먼스를 비롯한 각종 문화공연을 선보이고, 영도다리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하는 영상을 상영한다. 이어 47년 만에 다리를 힘차게 들어 올리는 도개식을 선보인다. 그 밑에서 항만소방서 소속 소방정 2대가 오색 물대포 쇼를 펼친다. 다리를 내리면 중구와 영도구 양쪽에서 남녀 최고령 어르신 2명이 어린이 15명씩과 함께 다리에 첫발을 내딛는다. 그리고 다리 중간에서 만나, 두 지역의 연결, 과거와 미래의 만남을 연출한다.
영도대교 개통과 도개를 축하하는 축하공연을 유명 가수들이 펼치고, 7천여 발의 불꽃이 영도다리를 수놓을 예정이다.
영도대교 옆 롯데백화점 광복점 일대에서도 ‘추억의 먹거리 장터’를 열고, 금순이 선발대회, 수영야류 공연 등을 선보인다. 특히 롯데자이언츠 출신으로 일본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대호 선수 팬 사인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영도다리로 연결되는 중구와 영도구에서도 역사적인 개통식에 맞춰 특별한 행사를 연다. 중구 광복동 일원에서는 '제5회 부산 크리스마스트리 문화축제'의 크리스마스트리가 이날 일제히 불을 켠다. 영도구 대교동 일원에서는 영도경찰서 방향 영도대교 난간에서 추억의 영도다리 전시행사를 연다.
한편, 새 영도대교가 개통하는 27일 영도를 드나드는 차량은 부산대교나 남항대교로 우회해야 한다. 개통식과 시민축제 등으로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영도대교를 전면 통제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