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川)에는 어떤 물(水)이 흘러야하는가(?) -stopco2

2013. 10. 23. 16:49강과 하천/강, 하천, 도랑살리기

천(川)에는 어떤 물(水)이 흘러야하는가(?)


stopco2



  “올해 들어 광주천 수질이 향상되면서 일부구간에서는 물놀이가 가능해졌으며, 2013년 여름부터는 물놀이시설까지 갖춰져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거듭날 전망이다.”라는 보도자료가 나왔다. 지난 4월부터 1급수인 주암호 물이 공급되고 있는 광주천의 수질이 크게 향상됨에 따라 상류 일부구간에서는 물놀이가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는 뒷받침에서다.


  여기서 먼저 의문은 ‘물놀이를 어디까지로 정하는가?’이다.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부유 물질량(SS),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이런 어려운 용어 써가면서 전년도 보다 좋아졌고 ‘총인, 총질소 등의 수질조사 항목 대부분의 수치가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는 것으로 물놀이 가능을 주장한다. 최근 광주천에 낚시를 하는 강태공(?)들이 많이 늘었다. 씨알도 굵단다. 그러면 먹을 거냐고 했더니 고개를 흔든다. 손맛을 느끼기 위해서란다. 일부는 판매행위도 한다는 말에 놀랐으나 여기까지가 목격되는 물놀이다. 수영복입고 보트타고 바지 걷고 들어가 물고기 잡고....... 상상속의 그림이다. 하지만 주암댐 원수 방류지점인 지원동 동산아파트 앞과 증심사 하천과 광주천 합류지점인 학동 원지교 주변 등 2곳에 길이50∼70m, 폭10m 규모의 소아 및 유아들이 물놀이를 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와 휴식계단 등이 설치된다는 구체적인 안까지 나온 상태다. 이곳은 굳이 주암호 물이 아니어도 잘만 관리하면 이런 시설 없이도 물놀이가 가능한 지역이다. 증심사천, 용산천, 소태천 등 광주천의 상류지천만 잘 관리하고 살리면 된다는 뜻이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면 그만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에도 예산이 들어간다는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주암호 물은 식수원이다. 광주광역시를 비롯한 전남일부지역의 먹을 물이다.


  대한민국은 ‘물부족국가’이다. 이미 ‘물부족국가’ 중에서도 ‘스트레스국가’에 진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면이 바다고 4대강 사업이 끝나 물이 철철 넘쳐난다고 하지만 먹을 수는 없다. 공업용수, 농업용수 정도로 쓸 수는 있다. 생태적인 관점에서 하천을 고민한다면 건들이면 안 된다고 본다. 보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하천 제방을 넘어서는 토목사업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이 그들끼리의 질서를 정해 정화하고 살아가도록 편히 놓아둘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인간의 간섭이 끊임없이 있다 보니 ‘자연하천’을 ‘자연형하천’으로 어물 쩡 글자한자 바꿔서 굽이쳐 흐르는 모래톱을 파헤쳐 직선으로 펴고 물이 고이게 하려고 보를 만들고 자전거, 보행자도로 만들고 체육시설에다가 꽃밭까지 조성하였으니 그를 기반으로 살아가는 식물과 동물들에게는 생존권 침해가 따로 없을 지경이다. 다들 보기 좋지 않으냐하지만 인간의 보기 좋음을 위하여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하면서까지, 때론 질서를 파괴하면서까지 해야 되는가?를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유지용수확보를 위하여 영산강물을 끌어올리고 이를 위해 관개수로공사며 막대한 에너지비용을 써 가면서 10여 킬로미터를 돌아간다고 살아있는 하천이라고 봐야하는가? 예전의 광주천 사진들을 찾아보면 목욕, 빨래를 비롯하여 상류의 막걸리 제조공장이 있을 정도이던데 깨끗함을 보장하는 물의 대안은 있는가?


  조그마한 지천에서부터 뒤엎어 공사판을 쳐서 거대한 강까지 언제쯤 우리 국토의 천(川)들은 쉴 수 있을까? 그 안에 살아가는 종(種)들은 언제쯤 눈치 안보고 살까? 지방정부의 하천을 복원하고 살리기 위한 노력들은 여전하다. ‘자연형’하천정화사업이라는 이름으로 하천을 복원해 왔으며 꾸준하다. 그러나 ‘자연형’하천사업 과정에 자연보다는 인공적인 것을 설치하고 편리를 포기하지 않은 결과 여전히 하천은 맞지 않는 옷을 입은 어정쩡함이다. 지역의 환경단체가 강살리기네트워크에 참여하여 함께 ‘지역도심하천자연도평가’를 위한 조사활동을 벌여 발표한 결과 명품신도시를 중앙에서 가로지르는 풍영정천1)의 경우 여전히 오염된 생활하수가 일부 유입되고 있으며, 부분악취가 있다는 것이다. 종합점수 63점(전체적으로 건강성을 보이고 있으나 제한 요인이 많음), 건강성 상태는 ‘보통’으로 조사구간 중 상류는 둔치가 자연식생이 살아 있으나 하류로 갈수록 산책로 등 친수공간기능에 중점을 두어 전형적인 ‘자연형하천’을 띄며, 유량은 비교적 풍부하나 수질이 좋지 못하고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담고 있다.


  답을 쉽게 찾아보자. 살아있는 하천의 정의를 무엇으로 할 것인가부터 결론지어야한다. 현재의 방식인지 아님 앞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간섭 없이 자기들끼리 살아가도록 할 것인지 후자라면 유지용수를 위한 주암호와 영산강의 펌핑(pumping)부터 끊어라! 상류의 빗물을 모을 수 있는 시설공간을 찾아보고 지류하천을 살리고 우수와 오수관을 정비해야한다. 다 아는 내용들이다. 하지만 실천을 하지 못한다. 이미 했으니, 손을 댔으니 보완하면서 최소비용을 들여 현재처럼 가자는 설득에 넘어들 가고 있다. 언제까지 관리와 유지비용을 매년 써가는 곳에 목을 메일 것인가.


  냄새나는 광주천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물 낭비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성인남녀의 1회 샤워 물 사용량은 170리터이다. 하루 물 사용량은 333리터이다. 전 세계는 깨끗한 물을 먹지 못해 3초에 한명이 죽어가고 있으며, 10억이 넘는 인도는 물을 확보하기 위해 평균 3시간이 걸린다는 발표를 하고 있다. 아끼고 줄여야 한다. 물을 먹기 위해 깨끗하게 만드는 과정과 다 쓰고 버린 물을 강으로 흘려보내기 위해서 처리하는 과정에서 전기에너지의 40%가 소모된다고 한다. 물 자체로도 아껴야 하지만 에너지 또한 낭비가 뒤 따르니 잘만 절약하면 1석2조는 거뜬하다. 물 부족(water-stressed) 국가란 1인당 물 공급량이 연간 1000∼2000톤인 국가나 지역을 말하며, 물 공급량이 연간 1000톤 이하로 떨어지면 물 기근 국가로 분류된다.


NO

국가

수(水)자원량

1

덴마크

1,128 

2

남아프리카

1,154 

3

레바논

1,261 

4

 체코

1,280 

5

한국

1,491

6

소말리아

1,538 

7

짐바브웨

1,584 

8

폴란드

1,596 

9

독일

1,878   

10

인도

1,880

※ 국가별 1인당 연간 재생 가능 수(水)자원량 (㎥/인)



 

1) 영산강지류 소하천(지방2급)으로 전라남도 장성군 진원면 율곡리 북쪽 골짜기에서 발원해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마을에서 영산강 본류와 합류되는 총 20km 길이의 하천이다. 전형적인 도심하천이며, 수완지구택지개발과 함께 광주구간 하천정비 사업을 진행하여으며, 상류 인근 장성댐 용수를 기존 저수지 도수관을 활용 유지용수로 공급하고 있다.

 

_chun.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