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0. 10. 16:33ㆍ강과 하천/강, 하천, 도랑살리기
우리나라 하천관리를 위한 소하천 관리의 필요성
글_서동일(충남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듀크대학교 환경대학원 겸임교수)
Ⅰ. 서론
우리나라는 지속적으로 확충된 하수처리장과 하수관 및 우수관 증설 사업으로 빗물이 유입되지 않는 소하천은 물은 마르고 하수, 우수 그리고 처리장 방류수가 유입되는 하천은 수질이 악화되는 기형적인 하천환경이 형성되었다. 정부는 4대강 또는 국가하천과 같은 대규모 하천에 우선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국가하천에 대해 치수사업을 주로 수행하며 하도를 확보하고 제방을 보완하는 사업을 수행한다.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중규모의 하천을 대상으로 자연형 하천 사업들을 시행하면서 둔치를 정비하고 식생을 식재하는 사업을 수행한다. 그러나 대형하천 내부에서 벌이는 사업으로 수량관리와 수질관리를 시행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대형하천의 수량과 수질은 수많은 지천들을 통하여 유입되며 또한 이들은 다시 실핏줄 처럼 분산되어 있는 소하천들과 연결되어 있다. 하천이 시작되는 곳은 빗물이 떨어지는 유역 전체이지마니 빗물들이 모여 처음으로 하천의 형태를 나타내는 곳이 바로 소하천이다. 소하천은 실제로 사람들이 거주하는 지역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으므로 유역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소하천의 관리는 바로 유역의 관리와 직결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소하천은 환경의 차원에서는 전혀 보호 받지 못하면서 콘크리트로 덮이거나 아예 복개되어 하천으로서의 모습을 읽어 버린 곳들도 허다한다. 우리나라의 소하천을 성공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Ⅱ. 소하천의 건천화
Ⅱ-1. 하수관과 우수관
하수관은 유역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을 하수처리장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하수도 보급률은 하수처리장의 처리 가능 하수량을 나타내는 것이며 하수관망 보급륭은 하수관이 설치된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서 실질적인 의미에서의 하수도 보급률을 뜻한다. 환경부는 2007년 우리나라의 기준 하수도 보급률과 하수관망 보급률이 각각 87.1%와 73.6%를 달성하였음을 보고한 바 있다.
하수관은 하수만을 분리하여 처리장으로 이송하는 분류식 시스템과 하수와 빗물을 함께 운반하는 합류식관 시스템으로 대별된다. 합류식 하수관을 평상시에 발생하는 하수를 전량 하수처리장으로 보내며 빗물에 의해 유량이 증가되는 경우 잉여 유량을 하천으로 방류하는 시스템을 취한다. 그러나 합류식 하수관은 평상시에 하수뿐만 아니라 산지 등에서 흘러 나온는 계곡수나 지하수를 하수 처리장으로 보냄으로써 상류 하천의 건천화에 중요한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한편 우수관은 유역의 빗물을 하천으로 배제하는 역할을 하는 관이다. 빗물이 제때 배수되지 않으면 침수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적절한 설계는 안전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유역에 아파트, 주차장 및 도로가 들어서면서 증가된 포장 면적으로 인해 빗물은 지하로 스며들 수 있는 공간적 여유가 현저하게 줄어든 상태이다. 반면 우수관은 자연 상태에 비하여 빗물을 너무 빠르게 하천으로 이송하면서 빗물이 유역에 머무는 시간을 더욱 단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빗물이 유역의 토양에 침투될 수 있는 시간이 감소됨으로 지하수위를 저하시키고 이는 소하천의 유지유량의 저하로 연결되면서 하천 건천화의 또 다른 심각한 요인이 되고 있다.
Ⅱ-2. 하수처리장과 방류수 수질
우리나라에서 법이 정하느 하수처리장의 방류수 기준 오염물질 농도는 BOD, 총인 및 총질소가 각각 10mg/L, 2mg/L 그리고 20mg/L이다. 우리나라의 하천수 수질 기준으로 보았을 때, BOD로는 5급수(또는 나쁨)수중이며 호소수질 기준으로 보아서 총인과 총질소는 각각 6급소(또는 매우 나쁨)기준이 0.15mg/L와 1.5mg/L보다 10배도 넘는 수질이다. 대형 하수처리장 위주의 정책을 사용해온 우리나다 도시의 대부분에는 하수처리장 방류수가 하천의 가장 중요한 오염원이 될 뿐만아니라 실제로 하천의 수질을 좌우하는 현상을 나타낸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하수처리장 방류수를 상류로 양수하여 하천의 유지용수로 사용하려던 계획이 추진력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은 처리장 방류수의 수질이 현재의 수준으로는 하천용수로 적합하지 못하다는 것을 반증해 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크고 작은 하천들은 유역에 거미줄처럼 뻗어 있는 하수관 시스템과 하수처리장에 의해 양적으로 질적으로 극심한 혼란에 빠져있다.
Ⅲ. 소하천의 관리의 요건
Ⅲ-1. 주민의 참여
유역의 농경지나, 대지, 운동장, 공원, 도로 또는 우수 등에 대해서 우리들의 무관심과 부주의는 자원으로 사용 가능한 빗물을 쉽게 오염시킬 수 있다. 소하천 관리의 관건은 유량의양적 균형과 오염물질의 차단을 통한 자정작용의 회복이며 이는 하천의 주민들이 반길 수 있도록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러한 의미에서는 소유역에서의 유역의 내부에 자연스럽게 흘러야 하는 빗물의 양적 및 질적 관리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또한 각 가정에 화장실이 존재하듯 유역 별로 처리시설이 없을 수는 없다. 우리의 하천 관리를 위해서 오염물질은 발생된 지역에서 제거되는 것이 이상적이다. 가정의 상수와 산업의 용수는 외부의 취수원에서 유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상수의 사용으로 새성되는 하수가 버려지는 곳은 다를 수 있다. 또한 모든 소유역 마다 하수처리장과 쓰레기 매립장과 같은 시설을 둘 수는 없을 것이며 하수는 처리장으로 이송하여 처리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형재와 같이 비대한 대형하수처리장 시스템은 장대한 하수관과 우수관시스템을 요구하게 되므로 앞으로는 지양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향후에는 다수의 중소형 하수처리시설이 신설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주민의 참여 없는 환경관리 사업은 지속성을 가지기가 매우 어렵다. 기존의 많은 하천관련 환경운동이 실효를 거두지 못한 근본적인 이유는 주민의 참여가 현저하게 부족하였기 때문이다. 소하천은 유역과 가장 가까운 하천이며 따라서 주민참여가 가장 의미있게 이루어 질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주민의 참여는 일방적인 양심에 호소하는 수준으로서는 현실성이 부족하며 적절한 수준의 동기가 부여되는 것이 필요하다. 주민이 유역에서 자발적으로 오염물질을 관리하고 동참함으로써 소하천이 즐길 수 있는 수준이 되어 동네의 자랑거리가 되는 동시에 소하천 유역의 경제사회적 가치가 제고되는 경우 소하천 가꾸기 운동은 자연스럽게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
Ⅲ-2. 첨단환경기술의 적용
그러나 주민의 참여만으로 소하천의 환경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루어 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현대의 소하천 관리는 기존에서 사용하던 방법과는 달리 보다 구체적이고 지속 가능한 첨단 환경공학기술을 투입하여 이루어 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민이 생활하는 곳에 밀접한 곳에 건설되는 처리시설은 주변의 생활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최첨단 시설이어야 하며 해당 지역의 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하여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에를 들어 최첨단 환경시설을 지하에 설치하고 지상에 주민편의시설을 설치하는 등의 주민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여기서 적용되는 기술은 단순히 기존의 환경공학 교과서에 나열되어 있는 기술을 떠나서 IT(정보통신기술), BT(생명과학기술), NT(나노공학기술), CT(문화기술) 및 ST(운송기술) 등이 ET(환경기술)와 결합된 소위 첨단융합환경공학이 적용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인공위성 사진이나 전자지도가 GIS 및 IT 기술을 통하여 보급됨으로써 우리 주변의 오염상태나 오염원을 신속하게 파악하여 효율적인 오염제어 대책을 수립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발달된 무선통신 및 Uboquitous 기술은 자료를 실시간으로 전송하거나 효율적으로 수집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 실시간 요염 관리를 위한 시설의 운영을 조정할 수 있는 원격제어기술, 실제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로보틱스 기술 등을 융합한 환경기술이 필요하다. 도시의 유역과 하천에서 생물공학적인 기술을 활용하여 식생 또는 자연의 힘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오염물질의 관리가 가능할 것이며 아울러 도시 열섬 현상과 CO2를 저감하는 부대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유역 및 하천의 수통합정보관리 및 의사결정 시스템은 지형, 기상, 토양, 식생, 토지이용자료를 이용한 수문 예측기술과 복잡한 관망, 시설물 및 하천의 흐름을 고려할 수 있는 수리학적 예측 기술, 오염물질의 물리, 화학, 생물 및 미생물학적인 변화 및 처리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수질 공학적 기술이 고도의 수치해설 기술 및 컴퓨터 기술과 결합되어야만 의미 있게 사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소하천을 관리하기 위한 첨단환경기술은 아직은 실질적인 투자와 함께 더욱 발전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 상태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환경산업 분야는 주로 외국의 제품을 들여와서 대리로 영업을 하는 수준으로 전락하였으며, 현재 환경시장이 활성화 된다고 하여도 주요 환경시설 및 재료의 공급은 외국 기업이 들어와서 차지해 버리고 말 우려가 크다. 첨단융합환경 기술은 우리의 환경을 살리는 일이 되어야 한다. 본격적인 하천관리의 수요에 따라 침체된 환경산업이 갈피를 잡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를 나아가서 소하천 환경관리 기술이라는 첨단 기술을 수출하는 국가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Ⅲ-3. 행정력의 뒷받침
하천은 국가의 자산이다. 따라서 주민의 발의하고 전문가가 제안하여도 정작 사업화를 통해 실제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주체는 행정관청이다. 공무원의 입장에서는 사전 계획과 검토를 통해 결정된 방식대로 예산을 집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하천환경 문제에 대한 해법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결정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여타 지자체 또는 기업에서 성공적이었다고 홍보만 잘 된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 효과가 불분명하여 예산이 낭비되는 사례가 다수 관찰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수처리수의 역펌핑, 수질관리를 위한 준설, 역간접촉산화시설 등 경제성이 떨어지너나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수질제어시설 같은 것들이 예에 해당한다.
정부의 사업에도 일정 사업의 시행에 대한 사후 평가를 진지하게 거치는 것이 중요하. 이를 위해서는 전문적인 인력과 장비를 갖춘 기업과 함께 해당 지역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존의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수행하던 연구를 기업에서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러한 경우 기업과 대학/연구소 및 정부와의 협력이 더욱 실질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Ⅳ. 앞으로 소하천 가꾸기
Ⅳ-1. 성공사례의 구축
위에서 언급한 3대 요소는 상당한 시행착오를 통해야만 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에서 각 지역의 구체적인 문제 및 해법을 파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주민들의 문제의 원인과 해법에 대해 정부에게 제안함으로써 정부의 계획 수립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주민의 발의하고 전문가가 동의하고 행정력이 지원하는 우리나라의 소하천 구꾸기 문화가 형성되는 경우 우리나라의 하천 문제는 매우 빠른 속도로 개선될 것으로 생각된다.
소하천 가꾸기가 성공적으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환경분야의 전문가들이 주민의 의견과 정부의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전무가의 참여는 소하천 가꾸기를 과학적으로 시행하여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소하천 가구기 운동의 정책을 위해서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성공사례를 구성하고 이를 참고하여 확대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대전의 경우 각종 주요 기업연구소 국가 연구소, 주거단지 및 상업단지, 국립중앙과학관 등이 복합적으로 위치한 탄동천이 중요 시범사업지역으로 추천된다. 또한 대전의 대덕테크노밸리를 통과하는 관평천은 도시와 농촌이 조합된 형태로서 도시형 자연하천 환경관리 대상으로서 좋은 예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기존에 많은 노력이 투여된 서울의 양재천, 안양천, 도림천 그리고 울산의 태화강 등 하천 관리의 모범으로 손꼽히는 지역들이 대상이 될 수도 있다.
Ⅳ-2. 첨단환경 산업의 발전
우리나라의 기술은 70,80년대의 공학도들에 의해서 급속한 발전을 누려왔으나 기술보다는 자본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근자에는 공학자들의 위상과 평가는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저평가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우수한 두뇌들이 대부분 의약부문을 선호하는 현상이 이러한 경향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앞으로 다가올 냉정한 국제경쟁에서 기술발전이 정체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미래는 매우 걱정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 세계 제일이라고 자랑하는 이동전화의 제조에 필요한 핵심부품이 엄청난 로열티를 지불하는 미국의 한 업체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거나 우리나라가 또한 세계 최강이라고 생각하는 반도체 제품 생산을 위한 첨단장비를 고스란히 외국에서 들여오고 있다는 사실 등은 우리나라의 기술이 자칫 껍데기만 강조된 채 외국의 기업들에게 알맹이를 고스란히 내줄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환경의 문제를 우리의 의지와 기술로 회복시키고 환경산업을 통하여 기술적으로 국가 경쟁력을 증가시키는 것은 우리나라의 미래로 보아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Ⅴ. 결론
우리나라의 소하천은 양적으로 질적으로 매우 심각한 상태에 놓여있다. 전국에서 급속하게 진행된 도시화 또는 현대화는 빗물이 유역에 머무르는 시간을 현저하게 감소시켜 놓았다. 아파트와 같은 대형 건물들은 지하수맥을 차단하여 지하수의 공급을 차단시키고 있다. 소하천에 무수하게 축조되어 있는 보는 소하천의 양적 질적 균형을 또한 어렵게 하는 또 다른 요소이다. 적절한 관리가 되지 않은 도로의 폐기물은 비가 오면 소하천으로 유입될 수 밖에 없다. 운전 중에 던지는 담배꽁초는 비가 오면 고스란히 우수거로 이동을 해서 하천으로 쓸려 들어온다. 그러나 우리는 소하천들에 대해 너무도 알지 못하며 그 존재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소하천은 양적으로 질적으로 매우 취약한 상태이기 때문에 주변의 변화에 민감할 밖에 없다. 이는 우리의 작은 관심으로도 소하천의 환경은 쉽게 회복될 수있다는 것을 또한 의미한다. 따라서 소하천 가꾸기는 경제적으로 매우 타당성을 지닌 사업이다.
소하천 가꾸기 사업이 유역과 하천의 건강성을 회복하고 나아가 국민의 건강성을 회복하는 환경운동이 되어주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첨단환경기술이 획기적인 성공을 거두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고 국가 경쟁력을 튼튼히 해 주기를 희망한다. 무엇보다도 존대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던 우리 주변의 하천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우리의 자랑거리가 되고 또 우리의 생활에 활력소가 되어주기를 희망한다.
※ 이 글은 ‘한국수자원학회지(2009.5) Special Issue 01’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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