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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시작하라' 연재 마친 송준호 교수"연애하듯 쓰다 보면 어렵지 않을 거예요"

정치, 정책/복지정책, 문화 기획

by 소나무맨 2013. 9. 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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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글쓰기, 당신도 시작하라' 연재 마친 송준호 교수"연애하듯 쓰다 보면 어렵지 않을 거예요"

이화정  |  hereandnow81@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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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8.15  22:4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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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준호 우석대 교수는 어머니가 자기 글을 읽고 글이 쓰고 싶다고 하신 게 제일 기억에 남는단다.
 

스팸메일로 가득한 이메일함에 갑작스레 초대장이 전달됐다. 초대의 변(?)은 본보에 '송준호 교수의 글쓰기, 당신도 시작하라' 연재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고맙다는 것.

얼떨결에 겸상(?)을 받기로 한 기자는 12일 점심시간에 맞춰 완주군 우석대 예술대로 향했다. 그러나 4층 연구실에 도착했을 때 반바지 차림의 문예창작학과 교수들이 삼삼오오 도시락을 들고 모이는 기이한 풍경이 펼쳐졌다. 집합 장소는 안도현 교수의 연구실. 글쓰기 만큼이나 요리를 즐기는 송준호 교수와 안도현·곽병창 교수, 종종 '공돌이'로 놀림을 받는 정동철 교수의 도시락 정담(情談)은 인터뷰를 위한 맛깔스런 에피타이저가 됐다.

다음은 송 교수의 연구실로 자리를 옮겨 진행된 본격적인 인터뷰. 캔맥주를 홀짝이며 편안하게 이야기를 이어간 그는 신문 연재의 감회와 못다 전한 책'이제 당신도 시작하라 - 나를 바꾸는 글쓰기'(살림) 출간 소회를 술술 풀어나갔다. "글쓰기 안내서인 줄로만 알았으나 교양서 같았다"는 호평과 "책이 일찍 출간 돼 연재하는데 김이 빠졌다"는 아쉬움이 공존했으나, 일면식 한 번 없는 독자들의 전화를 때때로 받았을 만큼 생애 첫 연재는 의미 있는 경험이 된 듯 했다.

"어머니가 제 글을 읽고 "글이 쓰고 싶다"고 하신 게 제일 기억에 남네요. 연재물을 스크랩해서 나눠주는 분들을 만나는 것도 즐거웠고요. 글쓰는 사람들에겐 즉각적인 피드백이 큰 힘이 되는데,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스스로도 인정했듯 글 전반에 관통하는 주제는 "연애하듯 글을 쓰라". "'연애'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갖는 이들이 없지 않느냐"고 고개를 끄덕인 송 교수는 "연애하는 것처럼 보고 싶어하고 정성스레 대하면 세상이 살만한 곳이 될 것"이라고 했다.

숱한 글쓰기 입문서와 달리 생활 속 소재를 끌어들여 창의적 글쓰기로 인도한 방식에도 굳이 겸사를 빌리지 않았다. 4년 전 펴낸 '좋은 문장 나쁜 문장'(살림) 집필을 토대로 평소 강의 때 주창하던 내용을 잘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 지난 1월 장수연수원에 홀로 칩거하면서 열흘 만에 쓴 초고에 안도현 교수의 조언을 참고해 작정하고 쓰다 보니 두둑한 분량이 나왔고 10번도 넘게 퇴고했다는 설명이 곁들여졌다.

아이러니하게도 본래 그는 백일장 한 번 나가본 일 없을 만큼 글과는 인연이 없었다. 대학 영문과 진학을 계기로 어울려 다니던 부류가 글 깨나 쓴다는 쪽이어서 얼떨결에 문청(文靑)으로 둔갑된 것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책 속에 등장한 글쓰기 훈련을 위해 열심히 소설을 베껴 쓴 주인공이 실은 자신이었다고 고백한 그는 그러나 소설가라는 호칭 보다는 교수라는 직함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고 했다. 책을 잘 읽지 않는 시대에 재야의 글쓰기 고수는 차고 넘치는 데다 자조적 글쓰기로는 도저히 만족될 것 같지 않다는 것.

인생이 그렇듯, 글쓰기에도 '숙련'은 없다. 매일매일 쓸 때마다 힘이 들지만, 계속 쓸 수밖에 없는 게 삶. 방황하는 청춘들을 위한 글쓰기를 다룬 책은 내년에나 선보인다. 그의 작법서를 '뮤즈' 삼는 이야기꾼이 탄생될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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