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규슈에서는] '보행자 천국' 텐진, 자전거 끌고가는 진풍경이
2013. 6. 12. 14:17ㆍ교통, 자전거, 보행
지금 규슈에서는] '보행자 천국' 텐진, 자전거 끌고가는 진풍경
▲ 지난 1일 일본 후쿠오카 시가 전국 최초로 시행에 들어간 자전거 조례에 따라 텐진 중심가에서 자전거 이용자들이 자전거를 밀면서 걸어가고 있다. 서일본신문사 제공. |
지난 1일부터 일본 후쿠오카 현 후쿠오카 시 도심에서 기묘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중앙구 텐진의 한 거리.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지 않고 끌면서 지나간다. 이따금 자전거를 타고 달리던 사람도 경찰과 지도원들이 "자전거에서 내려 걸어주세요"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그 자리에 멈춰선다. 후쿠오카 시가 전국 최초로 '자전거의 안전이용에 관한 조례' 시행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후쿠오카는 도시 대부분이 평지라 자전거 이용자가 많다. 그만큼 자전거 관련 교통사고 발생 건수도 높다. 지난 2011년 후쿠오카 시의 연간 자전거 사고 건수는 3천279건으로 시 전체 교통사고의 25.8%를 차지했을 정도다.
후쿠오카시 '자전거 안전 이용 조례'
시민·관광객 많은 장소서 주행 금지
걷기 즐겁고 쾌적한 환경 조성 노력
후쿠오카 시 생활안전과의 마츠다 기미코 과장은 "특히 시민·관광객 등 보행자 수가 많은 텐진 와타나베거리 서측 보도 약 400m를 '자전거 끌고 걷기 추진 구간'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자전거 조례는 이외에도 운행 중 전화·이어폰·우산 사용 금지, 야간 라이트 점등, 자전거 사고 보험 가입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건강한 교통수단 자전거와 보행자의 공존을 위해 자전거 조례를 제정하기까지는 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었지만 특히 텐진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한 단체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지역 매니지먼트 단체인 '위 러브 텐진 협의회(이하 위러브텐진)'가 바로 그곳이다.
위러브텐진은 2006년 단체 설립 이후 텐진 지구의 자전거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자전거 끌기'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또 자전거 불법주차 막기, 안전운행 교육 등 자전거 관련 사업 이외에도 '걸으면서 흡연 제로' 운동, 화단 가꾸기 등 도시경관조성사업, 유모차 무료 대여 등을 통해 쾌적한 보행 환경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하카다역 주변지역이 재정비되면서 텐진이 여러 부도심과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걷기 좋은 거리를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이 텐진을 찾게 하고 싶었습니다."
위러브텐진 거리만들기 대표 후쿠다 타다키 씨는 보행자 천국으로의 변신을 통한 텐진 '제2의 부흥기'를 꿈꾸고 있다.
'자전거를 끌고 가세요' 텐진 아와타야백화점 옆 보행자 전용도로 표지판 |
위러브텐진은 보행자전용도로 시행과 함께 주변 지역 교통량 변화도 조사했다. 총 114명의 조사원이 투입된 조사 결과에 시민 설문 결과를 합해 보행자전용도로제 완전 시행을 다양한 창구를 통해 사회적으로 논의해 볼 예정이다.
후쿠다 씨는 "쉽지는 않겠지만 최종적인 목표는 텐진이 '걸어서 즐겁고 쾌적한 삶이 있고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거리'로 거듭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텐진 중심가 건물 대부분이 건축된 지 50년이 넘었기 때문에 앞으로 10년 내에 대대적인 재건축이 진행될 것으로 보여 걷기 좋은 거리 만들기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늘 축제같은 활기가 넘치지만 어린이나 노인들에게도 편안한 거리. 텐진의 거리가 이런 미래를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다.
글·사진 후쿠오카=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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