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에게 3만 장의 편지를 쓴 CEO
2013. 5. 28. 22:34ㆍ시민, 그리고 마을/시민사회운동과 사회혁신
직원에게 3만 장의 편지를 쓴 CEO
종종 언론에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들과 등산하는 사진이 소개된다. 사진 밑에는 `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해서`라는 설명이 붙곤 한다. 필자 역시 기업 취재를 담당했을 때 이런 류의 보도자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 해당 기업 홍보 담당자로부터 "신문에 사진을 게재할 때 직원들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설명을 꼭 넣어달라"는 부탁도 받았다.
CEO와 직원들 간에 소통은 정말 중요하다. 인간은 `마인드 리더`(mind reader)가 아니다. 타인의 마음을 읽을 수가 없다. 소통을 통해서만, 상대편의 마음을 읽고 이해할 수 있다. 그래야 신뢰가 쌓인다. 그러나 1년에 한두 차례 직원들과 등산을 한다고 소통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어려운 얘기지만, CEO는 직원들과 만나는 모든 접점을 소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CEO와 직원들 간에 소통은 정말 중요하다. 인간은 `마인드 리더`(mind reader)가 아니다. 타인의 마음을 읽을 수가 없다. 소통을 통해서만, 상대편의 마음을 읽고 이해할 수 있다. 그래야 신뢰가 쌓인다. 그러나 1년에 한두 차례 직원들과 등산을 한다고 소통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어려운 얘기지만, CEO는 직원들과 만나는 모든 접점을 소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더글러스 코넌트 전 캠벨(Campbell Soup Company) CEO는 직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추락하던 회사를 살린 대표적인 경영자다. 그가 캠벨의 CEO로 취임하던 2001년 1월 당시의 회사 상황은 최악이었다. 1998년 63달러에 이르렀던 주가는 2001년 1월에는 31 달러까지 빠졌다. 1869년 설립돼 오랫동안 미국인의 사랑을 받았던 거대 식품기업은 경쟁자에 밀려 시장에서 도태되고 있었다.
당시 경영진과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는 엉망이었다. 그 결과는 낮은 업무 몰입도로 나타났다. 2001년 갤럽이 캠벨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를 조사한 결과, 직원 3명 중 한 명은 게으름을 피운 채 딴 직장을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만약 6명으로 태스크포스팀을 꾸린다면, 그 중 2명은 이직 활동중인 셈이었다. 포춘 500대 기업 중 최악이었다.
코넌트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신뢰 회복이 필수라고 생각했다. `회사와 CEO를 신뢰하지 않는데, 어떻게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열심히 일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소통을 위해 코넌트는 직원들에게 편지를 썼다. 단체가 아니라 직원 개인 개인에게 하루에 10~20개씩 썼다. 그가 켐벨 CEO로 재직하던 10년 동안 쓴 편지가 무려 3만 개에 이른다. 캠벨의 총 직원이 2만 명이니까, 평균을 내면 1인당 1장 이상은 받은 셈이다.
코넌트의 편지에는 두 가지 원칙이 있었다. 첫째는 자필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메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자필 편지는 직원에게 훨씬 더 큰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 넣기 때문이다. CEO로부터 받은 자필 편지를 보물처럼 보관하는 직원들도 있었다. 젊은 시절 코넌트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둘째 원칙은 내용이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편지를 받는 직원 개인과 구체적으로 관련된 내용을 담았다. 수신인 이름만 바꾸면 다른 사람에게 보내도 상관없는 편지로는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코넌트가 쓴 편지는 회사를 위해 공헌한 직원을 칭찬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이를 위해 날마다 비서와 함께 메일함과 사내 웹사이트를 뒤져 직원들을 칭찬할 거리를 찾았다. 신입 직원에게도 편지를 썼다. 캠벨에 입사해줘 고맙고 앞으로 많은 공헌을 기대한다는 내용이었다.
직원들은 조금씩 감동을 받기 시작했다. CEO가 자신의 노력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큰 인상을 받았다. 호주에 새로 채용된 관리직 직원은 미국 뉴저지 본사에 있는 CEO가 자신의 입사 사실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전 세계 어디를 가든, 캠벨 사무소에는 코넌트가 보낸 자필 편지를 볼 수 있다고 한다. 편지를 받은 직원이 자랑스럽게 자신의 책상이나 벽 앞에 붙여 놓고 있기 때문이다. 코넌트가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상하이를 가든, 프랑스를 가든, 독일을 가든, 캠벨 사무소에는 내가 보낸 자필 편지가 벽에 붙어 있더라"고 말할 정도였다.
코넌트는 만보계를 찬 CEO로도 유명하다. 그는 만보계를 차고 운동화를 신은 채 하루에 딱 만보씩 회사 이곳 저곳을 걷는다. 어떤 날은 퇴근 무렵에, 어떤 날은 점심 시간 직후에 걷는다. 코넌트는 회사를 걸으면서 직원들을 만난다. 그리고는 직원들이 회사에 얼마나 공헌하고 있는지 격려한다. 날마다 걸으면서 직원들과 소통하는 것이다.
코넌트의 재임 중에 CEO와 회사에 대한 캠벨 직원들의 신뢰도는 크게 높아졌다. 이는 곧 업무 몰입도의 상승으로 나타났다. 2010년 갤럽의 업무 몰입도 조사에서 캠벨은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직원 18명 중 1명 만이 다른 회사로 옮길 생각을 하고 있고, 나머지 17명은 적극적으로 열심히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회사 매출과 순이익도 크게 증가한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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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경영진과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는 엉망이었다. 그 결과는 낮은 업무 몰입도로 나타났다. 2001년 갤럽이 캠벨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를 조사한 결과, 직원 3명 중 한 명은 게으름을 피운 채 딴 직장을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만약 6명으로 태스크포스팀을 꾸린다면, 그 중 2명은 이직 활동중인 셈이었다. 포춘 500대 기업 중 최악이었다.
코넌트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신뢰 회복이 필수라고 생각했다. `회사와 CEO를 신뢰하지 않는데, 어떻게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열심히 일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소통을 위해 코넌트는 직원들에게 편지를 썼다. 단체가 아니라 직원 개인 개인에게 하루에 10~20개씩 썼다. 그가 켐벨 CEO로 재직하던 10년 동안 쓴 편지가 무려 3만 개에 이른다. 캠벨의 총 직원이 2만 명이니까, 평균을 내면 1인당 1장 이상은 받은 셈이다.
코넌트의 편지에는 두 가지 원칙이 있었다. 첫째는 자필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메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자필 편지는 직원에게 훨씬 더 큰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 넣기 때문이다. CEO로부터 받은 자필 편지를 보물처럼 보관하는 직원들도 있었다. 젊은 시절 코넌트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둘째 원칙은 내용이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편지를 받는 직원 개인과 구체적으로 관련된 내용을 담았다. 수신인 이름만 바꾸면 다른 사람에게 보내도 상관없는 편지로는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코넌트가 쓴 편지는 회사를 위해 공헌한 직원을 칭찬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이를 위해 날마다 비서와 함께 메일함과 사내 웹사이트를 뒤져 직원들을 칭찬할 거리를 찾았다. 신입 직원에게도 편지를 썼다. 캠벨에 입사해줘 고맙고 앞으로 많은 공헌을 기대한다는 내용이었다.
직원들은 조금씩 감동을 받기 시작했다. CEO가 자신의 노력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큰 인상을 받았다. 호주에 새로 채용된 관리직 직원은 미국 뉴저지 본사에 있는 CEO가 자신의 입사 사실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전 세계 어디를 가든, 캠벨 사무소에는 코넌트가 보낸 자필 편지를 볼 수 있다고 한다. 편지를 받은 직원이 자랑스럽게 자신의 책상이나 벽 앞에 붙여 놓고 있기 때문이다. 코넌트가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상하이를 가든, 프랑스를 가든, 독일을 가든, 캠벨 사무소에는 내가 보낸 자필 편지가 벽에 붙어 있더라"고 말할 정도였다.
코넌트는 만보계를 찬 CEO로도 유명하다. 그는 만보계를 차고 운동화를 신은 채 하루에 딱 만보씩 회사 이곳 저곳을 걷는다. 어떤 날은 퇴근 무렵에, 어떤 날은 점심 시간 직후에 걷는다. 코넌트는 회사를 걸으면서 직원들을 만난다. 그리고는 직원들이 회사에 얼마나 공헌하고 있는지 격려한다. 날마다 걸으면서 직원들과 소통하는 것이다.
코넌트의 재임 중에 CEO와 회사에 대한 캠벨 직원들의 신뢰도는 크게 높아졌다. 이는 곧 업무 몰입도의 상승으로 나타났다. 2010년 갤럽의 업무 몰입도 조사에서 캠벨은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직원 18명 중 1명 만이 다른 회사로 옮길 생각을 하고 있고, 나머지 17명은 적극적으로 열심히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회사 매출과 순이익도 크게 증가한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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